“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 이웃에게 전하라”는 메시지 전해
동티모르에서 제주에 와 있는 이주 노동자들이 든든한 ‘지원세력’을 얻게 됐다.
29일 오후 2시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좌 성당인 제주중앙성당에서 16명의 동티모르 이주 노동자들이 견진성사를 받게 된 것이다.
이날 견진행사는 여러모로 뜻깊은 자리였다.
우선 지난 8월 15일 부교구장 주교 서품을 받은 문창우 주교가 서품 이후 처음 견진성사를 집전한 신자들이 이주 노동자들이었다는 점이다. 견진성사를 줄 수 있는 권한은 주교에게만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인접 국가인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동티모르는 21세기 들어 처음 독립국의 지위를 회복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국민 대다수가 가톨릭 신자로, 최근 제주 곳곳에 이주 노동자들이 들어와 일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이국 땅까지 와서 신앙인으로서 성인 자격을 갖게 되는 견진성사를 받게 된 것도 감격스러운 일이다. 특히 문창우 주교가 주교로서 처음 견진성사를 집전한 신자들이 이들 16명의 동티모르 국적 이주 노동자들이라는 점은 문 주교에게나 이날 성사를 받은 이들 모두에게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견진성사 일정이 갑자기 잡히면서 이들의 영적인 후원자 역할을 맡게 될 대부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제주교구 아버지학교 봉사자들이 자청하고 나서면서 이 일도 한꺼번에 해결됐다.
문 주교는 강론에서 이날 복음에서 나온 ‘이웃을 사랑하라’는 가르침의 의미에 대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그대로 전하라는 것”이라면서 그 ‘사랑’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먼저 사랑할 것, 모두를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랑을 할 것, 상대방이 원하는 방법으로 사랑할 것, 상대방이 바라는 만큼 끝까지 사랑할 것 등 4가지 사랑의 원칙을 설파했다.
이날 견진성사 자리에 꼭 들어맞는 강론 내용이자, 성사를 받은 이주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국내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그의 따뜻한 메시지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