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기 예보
이 화 은
어제가 오늘의 과거라면
오늘은 어제의 미래였겠다
그런데 내가 만난 미래는
푸르지도 벅차지도 두근거리지도 않아
비는 종일 구질구질 내리고
빗물을 한 바가지 퍼부어주고
검은 자동차는 검은 쪽으로 사라지고
절반이 젖었다
절반의 감정이 젖었다
절반의 미래가 젖어 버렸다
성한 반쪽으로 터덜터덜 돌아온다
귀가는 언제나 빈집이지만
빈집은 빈집에 들어야 비로소 안심이다
빈집은 늘 공복인데
빈집은 늘 피곤한데
젖은 반쪽이 움직이질 않는다
네모에 네모가 들어간 듯
옴짝달싹할 수가 없다
째깍째깍째깍째깍
주사 바늘 같은 초침으로는
어두워 오는 과거를 막을 수가 없다
과거의 그림자가 덮치기 전에
젖은 절반을 말려야 하는데
비는 그칠 생각을 않고
어제 어제 먼 어제까지 비가 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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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가을호
첫댓글 절반의 미래가 젖어버렸습니다. 저두
감사합니다.
쌤의 좋은 시 보여주셔서~^^*
몸은 괘차하셨는지요? 코로나 독감예방 접종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