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승마
칼 마르크스(K. Marx)는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시간은 노동과 레저의 모순을
극복하는 것을 가능케 하고 전인(全人)으로서 인간의 현실을 달성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즉 마르크스에게 있어서 레저는 인간적인 성장을 위한
여유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생존을 위한 직업처럼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 대부분입니다만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만하면서 살 수 없기 때문에 여유롭게 삶을 즐기기 위한
레저 즉 도락(道楽)이라는 것을 즐기게 되는가 봅니다.
도락이란 식도락을 즐기는 것처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면도 있지만
도(道)이면서 락(楽)인 승마처럼 자연 안에서 행하는 유일무이한 레저 스포츠도 있습니다.
어떤 이는 스키와 골프 역시 자연 안에서 즐기는 레저 스포츠라고 주장합니다.
물론 자연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레저 스포츠로써의 일부 기능을 담당하고는
있습니다만 이들이 안겨주는 자연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자연일 뿐입니다.
산을 깎아내고 인위적으로 잔디를 심어 드넓게 펼쳐진 필드 그리고 산등성이를
자르고 깎아 내어 만든 인공 눈으로 형성된 스키장에서의 레저 스포츠는
자연 안에서 즐기는 듯 하지만 결국 그 공간은 인위적으로 꾸며지고 더럽혀진
자연스러움을 잃어버린 황폐한 공간 안에서의 레저 스포츠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십여 년 전 스키에 빠져 스키를 탐닉하던 중 뉴질랜드에서의 헬리 스키를
동경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 동경의 대상이었던 헬리 스키는 일상 생활 안에서
일탈을 꿈꾸며 오락처럼 즐기던 스키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행위라고 느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생활 하던 시절 퀸즈 타운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여 거리에 있던
그레노키 Glenorchy 라고 하는 아름다운 마을에서 승마 트레킹을 했었습니다.
그레노키에서의 승마 트레킹은 언덕을 넘고 강을 가로지르며 눈 푸른 호숫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휴식 시간에는 미리 준비한 피크닉 가방에서 샌드위치를 꺼내 먹으며
반 나절 남짓한 시간을 즐겼던 멋진 승마 체험이었습니다.
그레노키 에서의 승마는 말을 타는 재미뿐만 아니라 주변의 산과 강 그리고 호수와
더불어 사람과 말 그리고 자연이 하나되는 말 그대로의 자연 친화적인 승마였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말과 함께 걷기 전까지 승마는 돈이 많이 들어 졸부들이나 즐기는
레저 스포츠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자연 안에서의 승마 트레킹은 생각하는 것만큼
돈이 많이 드는 고결하고 우아한 스포츠가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스키와 승마는 운동 역학적 측면에서 보면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특히 경속보라고 하는 리듬은 스키로 말한다면 프르크보겐(Pflugbogen)에 해당하는
기술로 보겐 회전으로 경사면을 미끄러져 내려가는 매우 하드한 운동입니다.
이는 평상시에 사용하지 않는 허벅지의 안쪽 근육(내전근)을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말을 탈 때 마체를 허벅지로 단단히 조이는 상태와 같은 니 그립을 (knee-grip) 의미하는
오토바이의 승차 자세와도 같은 것으로 기승자의 기량을 판단하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그레노키에서의 승마 트렉킹 중 가이드가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나는 아레나 arena 에서도 말을 타지만 이렇게 자연 안에서 즐기는 승마는
차원이 다르다.” 라고 하는….,
이는 가이드 자신의 취향을 강조하려 했다기 보다는 승마 본연의 모습은 이런 것이다.
라고 하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자연 안에서 실시하는 레저 스포츠라고 하는 것은 삶에 보다 밀접하게
관여하는 행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삶에 보다 밀접하게 관여해야 한다.”
라고 하는 의미는 평범한 일상 생활로부터의 일탈을 꿈꾸며 오락으로 그치는
그저 일탈을 위한 레저나 스포츠가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의미로써 레저를 통하여
도(道)와 락(樂)을 즐기고 재창조를 이루기 위한 건전한 삶
즉 명(命)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아웃도어에서 실시하는 승마는 육체의 건강과 함께
생존 감각을 자극시키는 회귀적 回帰的 생애 生涯 레저 스포츠라 확신합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행해진 사파리 랠리의 Safari Rally 취재 기사를
되 집어 보며 이 글을 갈음할까 합니다.
사파리 랠리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행해지는 세계 3대 자동차 경주 중 하나로
5일 간 3개국을 거치면서 장장 5천 킬로미터의 대장정을 사막 한 가운데서
거행하는 레이스를 말하는 것입니다.
사파리 랠리에 있어서 워커스 works 들은 랠리를 위하여 고생해 모은 돈을
단 5일 만에 사용해 버리며 사나이들의 운명을 거는 랠리인 것입니다.
랠리 후에 그들에게 남는 것은 고액의 빚뿐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달릴 뿐입니다. 이러한 행위를 도락이라고 본다면 그 이상의 도락은 없을 것입니다.
보편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왜 그렇게까지 하면서 폭주하는 것일까?라고
의아해 할 수 있겠지만 그들의 변은 단지 그렇게 살지 않으면 살아 있다고
실감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들 대부분의 생각입니다.
케냐에 사는 현지인 들은 차는 물론이거니와 문명의 이기로부터 버림받아(?)
맨발로 돌아다니며 그 날 그 날의 끼니를 찾는 것이 고작이지만 현대인들에 비하여
행복 지수가 높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육체와 정신을 동시에 완전 연소시킬 줄 아는 랠리의 워커스들은 일상을 반복하는
평범한 생활 속으로는 돌아올 수 없을 것입니다.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며 완벽한 도락을
즐기는 그들에게 그 누구도 불행한 인생을 결정했다고는 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인생을 유랑하는 유목민(노마드)의 한 사람으로써
대자연 안에서 말과 함께 거행하는 레저 스포츠인 승마는
어쩌면 존재의 가치를 논하는 생애 스포츠인 것입니다.
존재의 가치를 논하는데 있어서 말의 가격이나 승마 용품의 고하를 논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공으로 다듬어진 필드 안에서 접대를 위한 골프를 치며 회원권이 얼마이니
손에 쥐고 있는 클럽의 가격이 얼마짜리이니 라고 하는 속물들이 하는
이야기 하고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웰빙 승마는 광대한 자연 안에서 말이라고 하는 존엄한 생명체와 함께 릴렉제이션 하며
자기 자신이 지금 여기에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며 차원 높은 일상의 도락(道樂)을
즐기는 영적인 삶 그 자체일 것입니다.
영적 삶이라는 용어는 종교적인 용어 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며
영적 웰빙은 인간의 내적 본성인 영혼이 행복(well-being)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
첫댓글 도락이란 식도락을 즐기는 것처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면도 있지만
도(道)이면서 락(楽)인 승마는 자연 안에서 행하는 유일무이한 레저 스포츠입니다...
멋진 글과 사진으로 행복합니다^*^...
칼 마르크스(K. Marx)는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시간은 노동과 레저의 모순을 극복하는 것을 가능케 하고 전인(全人)으로서 인간의 현실을 달성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즉 마르크스에게 있어서 레저는 인간적인 성장을 위한 여유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모두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시어 감사..
협회의 사무국장님이 하루에 한가지의 좋은 자료를 올려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하셨지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승마에 대해서 잘 배웁니다...
한 수 배웠습니다..
저두 오늘 양평으로 말타러 다녀왔습니다..
아름다운 글입니다..
승마를 하면서 항상 가지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이제 막 승마의 맛을 알기 시작했지만 과히 "레져스포츠의 최고봉"이라 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배우고 익혀 도락의 경지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좋은글과 사진을 볼수 있도록 해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