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마친 금요일 늦은 저녁..
나는 대명동으로 향했다.
볼링 포 콜럼바인 이라는 나에게는 생소한 소재의 다큐멘터리를 보기위해서였다.
그러고 보니 어느 영화 시상식을 하는 스크린에서 감독을 보기도 한 것 같다.
사전에 아무 것도 모르고 간 나로써는 총을 난사하는 장면이 나와 놀라움을 표할 수
밖에 없었고 후에 미국의 총기소지에 관련해 난사사건에 관한 내용이란 걸 알게 되었
을 때는 흥미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제일 처음에 눈에띄는건 감독 자신이 총을 좋아하고 그 총을 비난하는 것...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건 "What a Wonderful World" 라는 미국의 대표적인 째즈곡을
전체적인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며 반어적 표현을 연출했다는것...
한마디로 미국은 자유와 평등이 조화하는 훌륭한 세계가 아닌 순진무구한 6살짜리 애
가 총을 쏘는 이상한 세계가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 다큐는 콜롬바인 고등학교 교교생 총기 난사 사건의 원인을 밝히려는 마이클 무
어 감독의 다큐멘터리이다.
그는 그 원인을 미국언론과 지배층의 공포조장정책으로 꼽고 있었다.
범죄율은 감소하지만 언론에서 총기사고를 다루는 것은 200%이상 증가시켜 항상 범죄
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위협으로 주위에 모든 사람을 공포의 대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한 마디로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사회. 난 내가 지킨다. 보이는 건 다 쏴 버렷!
볼링 할 때 눈앞에 보이는 볼링핀을 누가 다 쓰러뜨리냐로 승패를 가루듯...
미국은 대통령부터 이미 전쟁에 미쳐있다. 미국 시민은 미국 헌법에 따라 국민의 의
무와 책임을 다하기 위해 무장한다.
이 영화의 제목인 콜롬바인 고등학교 학생총기 난사사건은 1999년 4월 20일 코소보
전 당시 미국 최대 공습일에 일어났다. 이 때 공습한 미사일이 리틀톤 근처에는 록히
드 마틴 미사일 공장에서 만들어 졌고 그 공장의 자녀들은 콜롬바인 고등학교를 다녔
다. 난사사건을 저지른 두 학생은 그 날 아침 볼링을 쳤다.
리틀톤 볼링장에서는 총기 난사로 3명이 살해되었다.
총이 불티나게 팔리고, 그러면서 사람들은 공포속에서 살아야하는 이것이 미국의 현
실이 아닐까 한다.
예금 계좌를 트면 좀 돌았어도 전과만 없으면 사은품으로 총을 주는 은행이 있는...
감독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미국인으로 살기 참 좋은 시절이다."
감독이 이 작품을 만들면서 말하는 작은 아우성에 나는 소리없는 박수를 치고 싶다.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볼링 포 콜럼바인으로 다큐멘터리부문 수상자로 단상에 오른
마이클 무어는 일약 세계적인 지명도를 얻게 됐다.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부시 대통
령에 대한 노골적인 맹비난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극장 안은 박수와 야유로 뒤섞였었
다. 마이클 무어의 용기있는 발언에 지지하는 사람들과 그런 정치적인 문제를 시상
식 단상에 올라 언급하는 행동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 갈린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도, 마이클 무어의 발언도 모두 주관적인 표현의 결과물이다. 하
지만 세상의 어떤 표현 방식도 주관과 입장, 특정한 의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주관적인 시점을 담았다는 사실 자체가 그리 큰 문제가 된다고 생
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미국 내 다수 언론이 미국의 전쟁 행위를 입닷아 지지하면
서국민들에게는 쉬쉬하는 것보다 이런 발언이 옳은 행위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사람
들을 죽이자는 얘기가 아니라 사람 죽이는 짓을 하지 말자는 얘기를 하려고 하는 것
이기에...
특히 그는 문제의 원인을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면서 많은 시사점들을 남기
고 있다는 것에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가 남들이 못할 그런 좋은 성과를 성취해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로 알수 있는 사실은 연간 총기 사고로 인한 미국내 사망자수가 1만명을 훌
쩍 넘고 있어 총기소지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이는 이웃나라 캐나다와 다른 어떤 나
라와 비교해도 어처구니 없이 높은 수치다. 그리고 영화는 총기의 소지와 사용을 조
장하는 미국내 사회 환경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계좌 하나를 만든 대가로 장총
하나를 은행에서 경품으로 받아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해 시민들의 공포와 두려움을 조
장하는 미국 언론의 행태를 고발한다.
콜롬바인 고등학교에서의 총기 살인사건을 비롯해서 6살짜리 초등학교 1학년생이 급
우를 총으로 쏴 죽이는 실정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총기 소지와 사용을 법
으로 금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록히드 같은 군수산업체와 총기의 유통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 즉 NRA로 대변되
는 그쪽 업계 종사자들과 대중들로 하여금 공포와 두려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도
록 만드는 사회적 매카니즘 때문이다.
후기 자본주의의 단계에 도달한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소비의 촉진을 공통적인 경제체
제 유지의 수단으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총기에 관한 부분은 오직 미국이라는 나라에
서만 이토록 유난스럽다.
볼링 포 콤롬바인에서 마이클 무어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자그마한 실마리
를 제시한다. 콜롬바인 사건의 피해 학생 중 생존자 두 명과 함께 K-마트를 찾아가
전국 매장에서 판매되는 소형 탄약들을 3개월내 단계적으로 철수하겠다는 약속을 받
아낸 것이 그것이다.
소비자가 왕이란 말은 괜한 말이 아니다. 우리는 세상에 널린 상품들 전부와 다양한
매체물과 서비스의 소비자들이다.
원하지 않는 것은 집어치우라고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공급자는 이에 따를 수 밖에
없다. 남은 문제는 우리의 어떤 표현 방식이 좀 더 효과적일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절망적 외침에 힘을 못 얻고, 매일 선정적 언론들의 공포와 신경증에 방어심리를 부
추기며 총기는 더 날개돋힌듯 팔려나간다.
과잉공포 조성과 자본논리에 미쳐가는 미국..
문제는 미국이 이럴수록 세계도 불쌍해진다는 것이다.
불행 중 천만 다행인 것은 그나마 우리나라는 그에 비하면 살기 좋다는 것이다..
카페 게시글
교무실
<대구 인권 영화제> - 볼링 포 콜럼바인을 보고...
1류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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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
04.05.2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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