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석입니다.
날카로우면서도 매끄럽습니다.
바람과 물에 깎이고 다듬어진 흔적들이 층층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자체로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르는 기상을 품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을 거쳐 만들어진 이 결은 마치 삶이 지나온 길을 기록한 듯합니다.
어떤 부분은 날카롭고, 어떤 부분은 둥글며, 깊은 골이 패인 곳도 있습니다.
돌은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감추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을 뿐입니다.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거치면서 다듬어지고 깎이며 변해 갑니다.
때때로 거친 시절을 지나면서 상처 입고 패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모여 지금의 우리를 만듭니다.
날이 선 부분은 삶의 결단과 용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부드러운 면은 시간이 만들어낸 이해와 관용을 닮아 있습니다.
돌이 물에 젖으면 결이 더욱 선명해지듯,
삶도 고난 속에서 그 본질이 드러납니다.
비를 맞은 후 돌이 깊은 색감을 띠듯,
우리 역시 아픔을 지나며 더 깊어지고 단단해집니다.
젖은 돌은 마치 내면을 드러내듯 더욱 생생한 표정을 갖습니다.
그것은 삶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진실과도 같습니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결국 우리를 만든 모든 시간과 경험들이 우리를 구성하는 요소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삶은 연금술의 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봅니다.
연금술이란 단순히 납을 금으로 바꾸는 기술이 아닙니다.
원소의 본질을 이해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끝없는 탐구입니다.
우리의 삶 또한 주어진 요소를 다듬고 변화시키는 여정입니다.
불순물 속에서 순수를 찾고, 상처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경험을 하며 삶을 정제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것이 원석과 같습니다.
거칠고 가공되지 않은 감정, 순수한 욕망, 두려움과 기대가 뒤섞여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 원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그것들을 가열하고, 녹이고, 걸러내기 시작합니다.
실패와 실수를 통해 불순물을 태워냅니다.
겸손과 인내로 새로운 성질을 부여합니다.
삶의 연금술에서는 무엇보다도 대가를 치르는 과정이 중요할 듯합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려놓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사랑을 배우기 위해서는 이기심을 버려야 합니다.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게으름과 타협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익숙한 것을 포기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연금술사는 원재료를 가열하여 새로운 물질을 얻습니다.
우리는 내면의 가열을 통해 새로운 자아를 형성합니다.
가장 힘든 과정은 불순물과 본질을 구별하는 일일 것입니다.
때때로 우리는 소중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혼동합니다.
지나친 자존심이 자신을 지켜주는 갑옷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성장의 걸림돌일 수도 있습니다.
과거의 상처를 보물처럼 간직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삶의 연금술은 우리가 가진 것을 다시 살펴보고,
꼭 필요한 것만을 남기는 과정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삶에서 가장 값진 것은 외부의 성취가 아니라 내면의 변화라는 것을.
연금술이란 본질적으로 물질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그러나 삶의 연금술은 인간의 본성을 다루는 작업입니다.
모든 경험과 감정은 변형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조각들도 의미 있는 무언가로 변환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삶의 연금술사입니다.
날마다 새로운 재료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삶이라는 용광로에 넣어 새로운 형태로 변형해 갑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실패를 마주합니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연금술의 일부입니다.
어떤 순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금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축적한 지혜와 깨달음이
삶을 더욱 단단하고 빛나게 만들 것이라 믿어봅니다.
삶의 연금술은 단순한 변화가 아닙니다.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결점을 정제하고,
상처를 새로운 지혜로 바꾸며,
실패를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습니다.
마침내 시간이 흐른 후,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처음에는 납처럼 보였던 우리의 삶이,
사실은 가장 빛나는 금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을.
첫댓글 날마다 이런 멋진 수석에 이렇게도 어울리는 글을 쓰는 조팝님,진짜 진짜 대단하다고 감탄합니다 삶의 연금술사에게는 모든 것이 좋은 소재가 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