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의 형사, 강철중이 돌아왔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공공의 적]은 당당히 흥행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공공의 적2]에서는 업그레이드 된(?) 신분인 검사로 나섰던 강철중이 나서그리 나쁘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그리고 2008년,다시 도돌이 표를 찍듯 원래의 과격한 형사 강철중으로 돌아갔다. 애초에 강철중은 드라마 속에서 갈등 구조를 유발하기 가장 편하다고 하는,선과 악이라는 구조에서 벗어난 인물이었다.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이기도 했다. 그래서그가 검사라는 옷을 벗어 던지고 다시 형사로 돌아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듯 보이기도 하다. 단정하게 수트를 차려 입고, 범인을 잡겠다고 쫓아 다니는 강철중 보다는 아무래도 인간적으로는 무채색의 '잠바'를 걸친 형사 강철중이 좀 더 관객들에게는 매력적일 테니까.
[공공의 적 1-1 : 강철중](이하 [강철중])은 단순히 강철중이 돌아왔다는 의미 이상으로 눈길을 끄는 부분들이 있다. '장진'이 각본을 맡았고, 그 장진 사단의 배우라 불리는 '정재영'이 '공공의 적'이 되기 때문이다.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장진과, [공공의 적] 시리즈를 지켜왔던 강우석의 만남. 자신이 시나리오만 쓰고 연출을 하지 않으면 '대박'이 나더라는 장진의 자신감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에 많은 관객들이 주목하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궁금한 건, 이들의 콤비네이션이 만들어 내는 것은 시너지였을까 아니면 역효과 였을까. 하는 점일 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너지도그렇다고 역효과도 아닌 듯 보인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정확히 1+1, 2가 나온 느낌이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정확하게 셈이 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과격함과 폭력성을 상당부분 들어낸 [강철중]은 그 남은 공간을 장진의 색으로 채워낸다. 캐릭터의 느낌도 확실히 [공공의 적1]만큼강렬하지는 않다.하지만 그 대신 얹어진 장진 특유의언어와 상황이 빚는 유머 감각은 좀 더 영화를 유연하게 만들어 준다. 이전의 과격한 캐릭터가 안겨주던 쾌감을 원하던 관객들에게는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지만, 반면 그것 때문에 불편했을 관객들이라면 장진의 유연한 유머감각으로 인해 좀 더 편한 기분으로 영화를 즐기는 플러스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플러스, 그리고 마이너스. 그 둘이 가진 장점이 적당히 잘 붙어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영화를 흐르는 내내 느껴지는 강우석과 장진의 스타일이 아주 유연하게 섞여드는 듯 한 느낌은 분명 아니다. 얼핏 서로 전혀 다른 듯 보이는 두 사람의 영화들의 맥을 짚어보자면, 이를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다. 엉뚱하지만, 늘 깔끔한 유머를 즐겨 사용했던 장진과 반면에 와일드하고 남성적인 느낌을 잘 드러냈던 강우석의 조합이 지나치게 유연하게 섞인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다.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조합이 거슬려 서로를 갉아먹는다는 생각 또한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강철중]은 [공공의 적2]의 성과에 비하자면,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공공의 적1]의 룰을 충실히 따라간다.
1+1, 그리고 2. 딱 맞아떨어지는 수학 공식처럼 [강철중]은 그런 영화다. 단순히 느낌 뿐 만이 아니라, [공공의 적]에 [투캅스]의 느낌을 빌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을 보더라도 그렇다. 그 만큼 이 영화는 치밀하게 각을 맞춘 영화고, 그 결과물 또한 그렇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공공의 적 1]이 갖고 있던 강점들을 충실하게 밟아 나가면서도, 장진과 강우석이 가진 장점들을 쌓아 올렸다. 비빔밥 처럼 훌륭한 맛은 아니지만, 그 자체로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치밀하게 각을 맞춰낸영화가 섣불리나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그나마 가진 장점 마저 갉아 먹는 영화들이 세상에는 많으니까. 어차피 다른 색을 가진 콤비네이션이었다면, 이 선택은 꽤 적절한 선택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