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음인 치료의 주안점은 왕성한 식욕을 억제하고 뱃속의 허전함을 채워주는 데 둔다. 이 때문에 억지로 식욕을 참아야 하는 괴로움이 없어 좋다. 기운의 순환을 좋게 하는 약재를 써서 건강해 지면서 살이 빠진다.
치료를 시작하면 먼저 몸이 가벼워지고 잠이 준다. 기운이 없어 틈만 나면 눕고 기대고 하던 사람 이 몸이 가벼워지니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움직임이 많아지니 에너지 소모가 늘어나고 그럴수록 더욱 몸이 가벼워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밤에 깊은 잠을 잘 수 있어 낮에 졸리는 현상이 없어진다. 특히 몸이 무거워서 책상 앞에 앉기만 하면 졸던 학생들은 쾌적한 기분으로 공부하니 성적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년의 부인들은 피로가 가시고 일할 의욕이 난다고 말한다.
둘째, 위가 튼튼해진다. 살찐 사람의 대부분은 밥을 먹고나면 속이 더부룩하고 트림을 자주 한다. 마치 소나 양의 되새김질 같던 이런 증상이 없어지고 속이 편안해진다. 위가 튼튼해지면 음식 욕심을 더 부리게 되겠거니 생각하기 쉬운데 실은 그 반대다. 음식 앞에서 자제력이 생기고 냉장고 를 여닫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셋째, 과식을 하면 반드시 후회한다. 음식을 적게 먹으면 속이 편안한데 많이 먹으면 속이 부대끼는 것이다. 이런 후회가 많아질수록 점점 음식의 포로에서 탈출할 수가 있다. 심한 경우는 과식한 후에 설사를 하기도 한다.
넷째, 몸이 붓지 않는다. 뚱뚱한 사람의 공통적인 증상이 피로하거나 많이 먹고 나서는 붓는데 이것이 사라진다. 이뇨제를 먹은 것처럼 편안하고 얼굴이 탄탄해 보인다. 기운 순환이 잘 되면 부기는 저절로 사라진다.
1 _ 청폐사간탕 (淸肺瀉肝湯)
태음인의 대다수는 살집이 물렁물렁하다. 하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살집이 단단하고, 맥이 강한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몸에 열이 많고,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짜증을 잘 부린다. 술을 지나치게 좋아하고, 또 술자리에서는 성격이 갑자기 괄괄하게 변하기도 한다.
이런 태음인들은 우선 몸의 열을 식히고, 간의 기운을 맑게 해야 한다. 이후 폐를 정화시켜, 호흡기를 보강하는 약재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청폐사간탕은 특히 변비가 있고, 입이 잘 마르는 태음인에게 좋다.
구성 약재 _ 갈근 300g, 고본·황금 160g씩, 길경·나복자·승마·백지 80g씩 복용법 _ 위의 약재를 함께 달여서 하루에 3회씩 10일 동안 마신다.
2 _ 청심연자탕(淸心蓮子湯)
태음인 중에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처방이다. 이런 사람들은
항상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매사에 짜증을 잘 낸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꿈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청심연자탕이 좋다. 여기서의 청심(淸心)은 우황청심원의 청심이다. 마음을 맑게 하고, 기억력을 회복시켜 준다. 또 소변을 잘 나오게 해서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다.
구성 약재 _ 연자육·산약 160g씩, 맥문동·천문동·원지·석창포·산조인·용안육·황금·나복자·백자인 80g씩, 감국 20g 복용법 _ 위의 약재를 함께 달여서 하루에 3회씩 10일 동안 마신다.
3 _ 태음조위탕(太陰調胃湯)
보통 태음인들의 신체 불편 증상은 청폐사간탕, 청심연자탕을 복용하면 완화가 된다.
하지만 태음인의 4분의 1 정도는 두 가지 탕약을 복용한 후에도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 태음조위탕이다. 태음조위탕은 태음인 중에서 유독 식욕이 왕성하고, 뱃속이 허전한 사람들에게 좋은 처방이다. 이런 사람들은 시간 맞춰 매끼 식사를 했음에도 불구 하고 늘 식욕이 생긴다. 하지만 막상 과식을 하거나 간식을 먹고나면 속이 심하게 부대낀다. 몸이 붓기도 한다. 이럴 때 복용하는 것이 좋다.
구성 약재 _ 건율 240g, 나복자 120g, 맥문동·오미자·석창포·길경·마황 80g씩 복용법 _ 위의 약재를 함께 달여서 하루에 3회씩 10일 동안 마신다.
4 _ 조위승청탕(調胃升淸湯)
효과는 태음조위탕과 비슷하다. 차이점은 이 보약은 잠을 깊이 자지 못하는 사람이 복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식욕을 감소시키고, 체내 기운의 순환을 좋게 하기 때문에 체중 조절에 매우 효과적이다. 이 약을 복용하면 몸의 신진대사는 늘어나고 기초대사량을 올려 점진적으로 몸이 가벼워진다. 설사가 나거나 대변이 묽은 사람에게 좋은데, 이 약을 먹고나서 변비가 생기면 중단 해야 한다.
구성 약재 _ 건율 240g, 나복자 120g, 맥문동·천문동·오미자·석창포·원지·길경·용안육·산조인·마황 80g씩 복용법 _ 위의 약재를 함께 달여서 하루에 3회씩 10일 동안 마신다.
5 _ 녹이대보탕(鹿茸大補湯)
태음인이 식사를 하고 난 다음에 속이 더부룩하거나 다리에 힘이 없을 때에는 기운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면서 기운을 보충하는 약을 먹는 것이 필요한데 가장 대표적인 처방이 바로 녹용대보탕이다. 약 처방 이름 그대로 녹용을 추가해서 몸을 크게 보하는 처방이다. 다만 변비가 심하거나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구성 약재 _ 녹용 80g, 의이인·맥문동 120g씩, 산약·오미자·천문동·행인·마황 80g씩 복용법 _ 위의 약재를 함께 달여서 하루에 3회씩 10일 동안 마신다.
[보약에 대한 잘못 알고 있는 상식]
Q 보약은 봄과 가을에 복용하는 것이 여름과 겨울에 복용하는 것보다 낫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가요?
꼭 그렇지 않다. 단지 계절에 따라 쓰이는 보약이 각각 다를 뿐이다. 예컨대 봄에는 생리 기능 중 만물이 생장하는 기운이 있기 때문에 간 기능과 소화기 기능을 돕는 약물을 복용하게 되고, 여름에는 지나치게 땀이 많이 나더라도 진액을 북돋워 주고 속을 따뜻하게 해 더위에도 이길 수 있는 처방을 한다. 가을에는 몸을 추스리고 몸의 정기를 거둬들이는 기능이 있어 신체의 대사기능 을 보강하는 약물을 복용하다. 겨울에는 여름과 반대로 피부는 차고 속이 매우 따뜻해, 음액(陰液- 진액·혈액·호르몬 등)과 신장의 기운을 도와주는 약물을 응용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