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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부터 8일에 걸쳐, 오래 전부터 계획했고 또 기대해 왔던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부산 여행과, 마지막으로 간 지 4년이 넘은 신안군 소재 외할머니댁에 다녀오고, 다른 시간은 고향인 광주에서 보내는 것을 주요 일정으로 하여 그와 관련한 교통편 이용 계획을 세웠습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철도, 항공, 버스 세 개 공공교통 관련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관계로 이번 여행에서 그 교통 모두를 아울러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지만, 이번 여행에 거는 기대가 더욱 컸던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여행을 마치고 이 글을 쓰는 순간, 다행히 그 기대가 과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디지털카메라 구입을 광주에 도착한 뒤에 한 관계로, 첫날의 부산 여행은 각종 교통수단 탑승권과 영수증밖에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2005. 3. 2.. 가자, 부산으로!
얼마나 기대해 온 여행이었던지 밤을 새 버렸습니다. 김포를 8시 3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KE1107)를 예약해 두었는데, 어차피 잠을 이루지도 못한 거 일찌감치 공항에 나가 탑승수속을 받는 것이 좋은 자리에 앉기도 좋고, 라운지에서 차분히 분위기를 즐겨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출발 2시간 30분도 되기 전에 집을 출발했습니다.
이날 눈이나 비가 올 것이라는 기상 예보를 보고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고시원을 나서는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다행히도 비가 아닌 눈이었습니다. 그것도 조금 내리는 정도가 아니라 이미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눈은 많이 쌓여 있었고, 그 시간에도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평상시에는 밤낮 사람으로 넘쳐나는 성대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혜화역에 이르는 번화가도 이 시간만큼은 고요했고, 기대했던 여행을 떠나는 저에게 '잘 다녀오라'는 말을 건네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의 눈 내리는 이 거리를 사진으로 찍어 올렸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7시가 조금 안 되어 김포공항역에 도착하여 기나긴 무빙워크를 통과한 끝에 땅 위에 올라가 보니, 이곳은 혜화동보다 훨씬 많은 양의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지하철에서 '잘못하면 비행기가 결항되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것이 현실로 닥쳐올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사뭇 긴장되어, 서둘러 2층 탑승수속 카운터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니나다를까, 8시 뒤에 출발하는 부산행 비행기는 모두 탑승수속이 중단되어 있었고, 제주행 항공기는 이미 '결항'이라는 단어가 전광판에 떠 있었습니다. 탑승수속 카운터에 가서 8시 이후 부산행 비행기의 운항 가능성을 물어 보니, 직원분도 현재는 이를 예측할 수 없다고 하며, 7시 3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KE1103)로 예약을 변경하겠냐고 하시길래 선택의 여지 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라운지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에 일찍 공항에 왔지만, 그나마 이 비행기를 탈 수 있게 되었다는 데에 안도했습니다.
부산에 갈 때 이용한 KE1103편의 탑승권입니다.
여유를 부릴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들렀다 갈 여유는 있어, 3층 출발층에 있는 KAL라운지에 잠시 들렀습니다. 아침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바에 있는 머핀과 쿠키, 초코우유로 요기를 하며 인터넷을 즐긴 뒤 신분증과 탑승권을 챙겨 출발장으로 나갔습니다.
금속탐지기 검사를 마친 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하는 보안 직원의 친절한 인사를 받으며 탑승구로 나간 저는 그야말로 아연실색. 활주로와 주기장은 지금이 3월이라는 것을 완전히 무색하게 할 정도로 많은 눈이 쌓여 있었고, 무지막지한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제설차가 바쁘게 공항 안을 휘젓고 있었고, 비행기 한 대에 결빙방지액을 뿌리는 차량이 두세대씩 몰려들어 소방차가 화재현장에 물을 뿌리듯 용액을 쏟아내고 있더군요. 기상과 공항 상황이 이런데도 모든 항공편이 결항되지 않았다는 것이 정말이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탑승교를 이용하여 비행기에 탈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계단을 타고 다시 아래로 내려가길래 어디로 가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따라가니, Wow~ 그토록 타보고 싶었던 공항용 네오플랜 초저상버스가 승객들을 태웁니다. 재빨리 차에 올라 뒷자리에 착석! 이 버스는 프론트엔진 차량인 듯, 뒷자리가 완전 평바닥이었습니다.
네오플랜을 타고 가며 구경한 주기장 안의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그 날씨 속에서도 활주로에서는 대한항공 보잉 737-900이 엄청난 눈보라의 후폭풍을 일으키며 하늘로 이륙하고 있었고, 아시아나항공의 보잉 767-300이 견인차량에 느릿느릿 끌려가고 있었으며, 제설차, 다른 네오플랜 버스들, 항공사의 관리 차량들도 비행기 못지않을 정도로 바쁘게 공항 안을 돌아다녔습니다.
5분여동안 즐거운 구경을 하며 네오플랜을 시승한 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대한항공 AIRBUS A300-600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좀 오래된 기종이긴 하지만, 오히려 이것 때문에 없어지기 전 타 보고자 했던 기종입니다(애초 예약했던 KE1107편도 이 기종이었습니다).
제가 탄 버스 외에도 두 대의 네오플랜이 우리 비행기의 승객들을 싣고 왔습니다. 저는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많은 눈이 쌓인 주기장에서 제가 탈 비행기와 주위의 비행기들을 감상하다가 다른 승객들이 모두 탑승을 한 뒤에야 마지막으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10여분이 지연되었고, 탑승이 끝난 뒤에도 결빙방지액 차량이 있는 작업장으로 이동하여 디아이싱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실제로 우리 비행기가 이륙했던 시간은 예정대로라면 이미 부산에 도착하였어야 할 8시 30분 뒤였습니다. 결국 애초 예약한 1107편을 탄 것과 비슷해진 셈입니다. 한시간이 지연되었지만 어차피 저는 여행 목적으로 비행기를 탄 것이었기에, 이런 상황에도 설원이 된 공항의 치열한 복구 현장을 지켜보며 마냥 즐겁기만 했습니다.
활주로에 나아간 뒤 점점 높아가는 엔진 소리가 일순간 날카로워지며 빠르게 가속, 비행기는 활주 10여초만에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 올랐습니다. 대한항공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멘트와 함께 예상되는 비행 시간은 약 45분이라는 승무원의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45분의 비행을 위해 김포공항 주기장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작업한 시간만 한시간 이상이 소요되었으니, 말 그대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컸던 셈입니다.-_-
아무리 바다에 거센 폭풍이 몰아쳐도 심도가 깊은 곳은 고요하듯이, 구름을 뚫고 올라가자 거짓말같이 파란 하늘이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오늘의 파일럿은 정용진 기장님. '현재 고도 7,600미터에서 시속 920킬로미터로 비행하고 있습니다. 김해공항의 날씨는 아주 좋다고 합니다' 대강 이런 내용의 방송을 하십니다.
안내방송대로 약 45분이 소요되어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 좌석버스를 타고 해운대로 가서 리베라백화점 앞 원조할매국밥집에서 2,500원짜리 소고기국밥을 먹고, 해운대해수욕장을 구경한 뒤 함께 위치한 부산아쿠아리움을 관람했습니다.
부산아쿠아리움 입장 영수증입니다.
해운대역에서 100-1번을 타고 부산대로 이동, 진주비봉식당에서 돼지국밥을 먹었습니다. 아 이런 맛이 있을 수 있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들었고, 이 곳에는 꼭 다시 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산대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노포동역으로 이동, 부산고속버스터미널에서 삼화고속 우등 8기통 BH120F(경기 70 바 4031)의, 버스동호인 사이에서는 유명한 항공기 일등석을 방불케 하는 간격의 3번 좌석을 타고 광주로 왔습니다. 3시간 31분 소요. 고속버스 시승은 너무 간단히 기술한 감이 있으나, 위에 비행기 탑승기를 너무 자세히 쓰는 바람에 좀 지쳐 버려 이렇게 작성한 점 양해 바랍니다.-_-
부산->광주 고속버스 승차권입니다. 전면에 터미널의 그림이 들어가 있는 특이한 도안입니다.
2005. 3. 2 일일 교통관련 지출내역 소계
1. 혜화-김포공항: 1,100원(교통카드)
2. 김포-부산: 86,400원(비즈니스 클래스, 월~목 주중 운임)
3. 김해공항-장산역: 1,500원(현금)
4. 장산-해운대: 810원(교통카드)
5. 해운대-부산대: 900원(현금)
6. 부산대학앞-노포동: 810원(교통카드)
7. 부산-광주: 20,400원(우등)
8. 터미널-집: 800원(교통카드)
-교통비용 소계: 112,720원
기타 지출
1. 구론산바몬드: 400원
2. 소고기국밥: 2,500원
3. 부산아쿠아리움 입장권(빅3): 20,000원
4. 돼지국밥: 3,000원
5. 휴게소 호도과자: 2,000원
-기타비용 소계: 27,900원
-일일 총계: 140,620원
2005. 3. 3.. 4년만의 외할머니댁 방문
(이날 사진은 큰 사진을 작게 리사이즈한 것이라 다소 투박해 보일 수 있습니다)
전날의 여독을 풀 틈도 없이, 광주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는 친구와 함께 외할머니댁에 갑니다. 경희대에 다니는 중학교 동창인 친구는 이날 여행을 위해 연가를 내었습니다. 외할머니댁은 전라남도 신안군 신의면, 상태도라는 섬에 있습니다. 이 곳에 가려면 목포에서 여객선을 타야 합니다.
목포를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기로 하고, 광주에서 목포로 갈 때에는 송정리역을 8시 58분에 출발하는 대전발 목포행 무궁화호를 탈 계획이었는데, 뜻하지 않은 정체로 인하여 저와 친구 모두 출발 시간을 조금 넘겨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송정리를 9시 13분에 출발하는 목포행 고속철이 있어, 이 열차를 타기로 했습니다.
송정리역의 전면 모습입니다.
송정리역에서 목포에 갈 때 이용한 고속철 승차권, 오후에 상태를 나와 목포에서 광주로 올 때 이용한 통근열차 승차권입니다. 할인카드를 적용해서 1,400원.. 이 정도면 정말 싸다싸라는 별명이 붙을 만 합니다.
고속철의 테이블석에서 친구와 담소를 나누며. 혼자 하는 여행이었으면 특실을 이용하였을 것이지만, 처음 고속철을 타 보는 친구에게는 일반실을 보여 주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일반실 승차권을 구입하였습니다.
고속철 일반실 내부 모습입니다.
고속철 차내지입니다. 제목에서 'my'라는 단어가 사라졌습니다. 가져가도 좋다고 되어 있어서 챙겨 왔습니다.
목포역 도착 뒤 찍은 목포발 부전행 무궁화호입니다.
저희가 타고 온 용산발 목포행 제201열차 고속철입니다. 정시에 도착하였습니다.
목포역의 전면부 모습입니다.
목포여객선터미널 제3터미널입니다.
저희가 타고 갈 배의 승선권입니다. 사진에 나오는 대로 승선개찰권에 인적사항을 기록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여 승선자 명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의 기재가 없으면 개찰이 되지 않습니다.
그냥 일반실 정도라고 기재하면 될 것을, 1등실과 2등실을 두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3등객실'이라고 되어 있는 표기가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저희가 탈 배인 진도운수 신광훼리호가 상태도에서 막 돌아와 목포에 입항하고 있습니다. 이 배는 하루의 운항 스케줄(목포-상태 3왕복)이 끝날 때까지 목포에서도 쉬지 않고 바로 출항을 합니다.
배가 싣고 온 차량과 승객들을 내려 놓고 있습니다.
배에 올라 외부를 한 컷
목포-장산-신의 행선판(!?)
승객과 차량이 배에 오르고 있습니다.
모든 승선이 끝난 뒤 목포항을 막 떠나는 순간입니다.
선박끼리도 추월을 합니다. 확인은 아래 사진을.^^
저희가 탄 배가 대흥훼리호를 앞지르고 있습니다.
배가 중간 경유지인 장산 두루메에 도착하여 승객과 차량들이 하선하는 모습입니다.
엔진실. 사진에서야 느껴지지 않지만 제가 사진을 찍는 위치에서 들리는 저 선박용 엔진의 소음은 특대형기관차가 자랑하는 16-645E3의 구동음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습니다. 대략적인 엔진의 크기가 수색차량기지에서 본 적이 있는 16-645E3과 비슷한 정도라고 보였습니다만, 사진에서는 안 보이지만 엔진실에 있는 엔진은 저 한 대가 아니더군요.-_- 귀청을 찢어 후비는 듯한 선박용 엔진의 엄청난 포스를 참으며 한컷 찍었습니다.
엔진실을 떠나 배의 뒷고물에서 한 컷. 높은 파도를 일으키며 우리 배는 유유히 나아갑니다.
배의 뒤쪽에는 일반 자동차와 같이 배기가스를 내뿜는 머플러가 있습니다. 자동차의 머플러에는 싱글 머플러, 듀얼 머플러, 트윈 머플러가 있지만, 이 배는 듀얼 머플러가 양쪽에 배치된 형태의 '트윈 듀얼머플러'를 장착하고 있군요.
진행방향 왼쪽의 머플러입니다.
진행방향 오른쪽의 머플러입니다.
사진으로 굵기가 짐작되실지 모르겠으나 머플러 한 개의 반경은 약 15~20센티미터 정도였으며, 엄청난 엔진 구동음에 뒤지지 않으려는 듯 저 머플러들의 배기음도 튜닝을 한 자동차나 불법으로 구멍을 뚫은 오토바이 머플러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배가 회항지이자 저희들의 목적지인 신의상태에 도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의 초연구대상 발견! 저 멀리 파란 도색을 한 BF105가 보이시나요? 나중에 상세 사진을 소개합니다.^^
배가 목포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미 짐작을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선박이 저렇게 정선을 하는 것은 자동차가 주차를 하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아래가 땅바닥이 아닌 흘러가는 바닷물이기 때문에, 서 있는 동안에도 계속 위치를 세세하게 보정해 주어야 합니다.
한가로운 바닷가의 모습.
제가 정말 사랑하는, 선창에서 외할머니댁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이 길을 걷기 위해 아까의 그 버스를 타지 않고 30여분을 걸어 외할머니댁에 갑니다. 그런데..
이 길에 시멘트를 깔아 버리다니.. 4년만에 온 시골의 오솔길이 이렇게 변해 있을 줄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필요한 공사이기 때문에 한 것이겠지만, 이 길을 무척 좋아했던 저는 못내 아쉬웠습니다. 전봇대가 있는 것만 빼면 영화 '살인의 추억'의 보리밭길에 뒤지지 않는 곳이었는데..
마을 도로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이 섬의 유일한 주간선도로입니다. 때문에 하루 세 번 들어오는 뱃시간을 전후해서 이 길은 섬을 나가려는 차들과 막 들어온 차들로 '조금' 바쁩니다.^^
4년만에 와 보는 외할머니댁. 외할머니께서는 1996년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 혼자 살고 계십니다. 큰외삼촌이 광주에서 모시고자 하지만 고향을 떠나지 않으려고 하시는 어른들의 생각은 다 똑같은가 봅니다.
버스가 지나갔는데도 저희가 오지 않아 걱정하고 계셨다면서 외할머니께서는 금새 상을 차려 오셨습니다. 간소하지만 손자를 향한 정이 듬뿍 담긴 정갈한 밥상입니다. 특히 가운데의 저 찌개는 전적으로 저희들을 위해 할머니가 준비하신 것으로, 할머니께서는 혈압 때문에 고기를 전혀 드실 수 없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구수한 맛이 일품인 구운 굴비와 장독에서 겨울을 보낸 묵은김치 등, 시골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그 밥맛을 참으로 오랫만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푸세식 화장실'의 추억을 가지고 계시는지?^^ 일반적인 푸세식도 아닌, 저 두 장의 널빤지가 그대로 구멍 위의 받침대가 되는 오리지널 귀신 나올만한 푸세식 화장실입니다. 전등? 당근 없습니다. 저 화장실을 외할머니께서는 밤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수십년을 이용하시는데, 저는 어렸을 때는 물론이고 어른이 된 지금도 대낮에마저 저 화장실에 가지 못합니다. 대신 할머니댁 옆에 위치한 노인정의 수세식 화장실을 이용하죠.-_-
할머니댁 앞의 염전 한가운데에서 한 컷. 저 뒤로 신의초등학교가 보입니다. 제 어머니의 출신 학교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염전들. 제 친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염전이란 것을 봤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소금이 나온단 말이야?'
할머니댁 가까운 곳의 바닷가에 나가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간조일 때라 물이 빠져 있습니다.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죠?^^
떠날 시간이 되어 할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선창으로 나올 때에는 아까의 BF105를 이용했습니다.
운전석
내부 사진. 의자에 앉아 계시는 분이 기사님입니다. 촬영 허락을 구했더니 이 차가 골동품이라서 그런 거죠?^^ 하시면서 허락해 주시더군요.^^ 95년식 차량이며 올해 7월 매각도 아닌 폐차를 한다고 합니다.
105는 시내버스로서는 하이데커형이기 때문에 휠하우스가 낮습니다.
중문.
연식 표찰
외부 모습
승강구 계단.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는 듯 합니다.
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차량을 선적할 준비를 합니다.
화물차를 싣는 것은 특히 쉽지 않습니다. 조금이라고는 하지만 흔들리는 배에 완만하지 않은 길을 통하여 후진으로 진입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배가 상태도를 떠나며 전면 해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언제쯤 이 곳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상태-목포 승선권. 표를 파시는 아저씨께서 제 어머니의 초등학교 동창이셔서 언제나 반표 아니면 공짜 승선권을 주십니다.^^
모든 승객들이 누워 있습니다.-_-
매점의 1,500원짜리(-_-) 컵라면을 먹으며 가는 것 역시 선박 여행의 묘미입니다. 참고로 객실 내에서 라면을 먹는 것은 허용된 취식 행위입니다. 심지어 즉석에서 소주모임을 여는 아저씨들도 계십니다.-_-
배가 목포에 들어섰을 때 전면 해치를 찍은 사진입니다.
석양이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이 운항을 마지막으로 배도 오늘의 운항을 마치고 내일 새벽 첫 출발까지 휴식을 취합니다.
목포 도착. 이 사진을 끝으로 배터리가 소진되어 통근열차 시승 사진을 찍지 못하였습니다. 친구가 가져온 디카로 사진을 찍기는 했는데, 이 녀석이 아직까지도 사진을 보내줄 생각을 안 합니다.-_-
2005. 3. 3 일일 교통관련 지출내역 소계
1. 집-송정리역: 800원(교통카드)
2. 송정리-목포: 7,400원(할인카드)
3. 목포역-여객선터미널: 850원(현금)
4. 목포-상태도: 8,250원
5. 모농리-선창: 1,300원
6. 상태도-목포: 6,750원
7. 여객선터미널-목포역: 850원(현금)
8. 목포-송정리: 1,400원(할인카드)
9. 송정리역-집: 800원(교통카드)
-교통비용 소계: 28,400원
기타 지출
1. 컵라면: 1,500원
-기타비용 소계: 1,500원
-일일 총계: 29,900원
2005. 3. 4~6.. 휴식..
이 기간동안에는 고교 시절 선생님을 뵙고 친구를 만나는 등 광주에서 시간을 보냈고, 이 과정에서 시내버스를 탄 것 외에 따로이 공공교통 여행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선생님을 뵈러 갔을 때의 사진과, 광주지하철 쌍촌역 내부의 사진을 첨부합니다.
왼쪽부터 윤리 선생님, 서울법대 공포학번인 친구(참고로 저는 다른 학교의 월드컵 학번-.-), 영어 선생님, 저희가 고3이었을 때 태어난 영어 선생님의 아들입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 건너편의 VIPS에서 한 컷~
쌍촌역의 개찰기입니다.
자동 승차권 판매기입니다.
깔끔한 역사 내부
언제나 치열한 수도권전철역과는 달리 광주지하철 역사는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는 무척 한산한 분위기입니다.
2005. 3. 7..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답사
2일 부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에 올 때의 사진을 남기지 못한 아쉬움을 해소하고자 터미널을 찾았습니다. 평일인 월요일답게 터미널의 분위기는 차분했습니다.
1일 1회 운행하는 상봉-광주 일반고속(차종은 6기통 AERO EXPRESS HSX)
서울행 AERO QUEEN HI-CLASS 전세부 차량
서울행 GRANBIRD HD Bluesky
한산한 터미널의 모습1
한산한 터미널의 모습-2
고속버스 승차대기 대합실 전경입니다.
고속버스 매표소입니다.
직행버스 매표소입니다. 일부 좌석을 지정하여 승차권을 발매하는 시외 장거리 노선과 할인 승차권을 구입할 때를 제외하고는 저 자동 발매기를 통해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자동 발매기. 안내문에 씌여 있듯 5,000원과 10,000원짜리 지폐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며, 예를 들어 만원짜리 지폐를 투입하고 3,200원짜리 승차권을 구입하면 승차권과 함께 거스름돈으로 지폐 6,000원과 동전 800원이 나옵니다.
광주 터미널에서는 10년 전부터 이 시스템을 도입하여 아무런 문제 없이 운영하고 있는데, 만약 철도공사가 지폐 인식이나 거스름돈 기계의 기술을 문제삼아 현금 승차권 자동 발매기를 설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핑계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_-
금호고속 직행부의 최다 승객 노선인 광주-목포 승차홈입니다. Granbird Green Field(EF750엔진)가 들어와 있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나가는 노선이라고 할 만한 서울-광주 승차홈입니다. 사진에서도 보이시겠지만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은 전국에서도 몇 군데 되지 않는 여성 검표원이 있는 터미널입니다.
터미널 답사를 마치고 그 날 저녁 상태 외할머니댁에 함께 갔던 친구의 집에 가서 음주가무(?)를 했습니다.-_- 흔히들 '이야기를 한다'는 뜻으로 '노가리를 깐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노가리의 어원이 상 위에 안주로 올라와 있는 물고기의 이름이었다는 것을 그 날 처음으로 알았습니다.-_-
2005. 3. 8.. 이제 다시 서울로..
여행을 떠나는 날은 그렇게 기다려도 더디 오기만 하더니, 서울을 출발한 지 일주일이 다 되었는데도 광주에 온 날이 어제 같았습니다. 사실 원래 계획은 하루 전인 7일에 상경하는 것이었지만, 조금만 더 있다 가겠다고 하여 예약까지 변경해 가며 귀경을 늦추었습니다. 이제는 아쉬움을 남겨 두고 집을 출발합니다.
광주공항에 도착하여 출발층 내부를 한컷 찍었습니다.
탑승권..
광주공항 KAL 라운지의 모습입니다. 그나마 라운지가 없는 공항도 있으니 불평할 일은 아니지만, 김포공항 라운지에 비해서 크게 수준이 떨어집니다.-_-
인터넷 시설과 쿠키, 음료, 커피 등이 제공되는 BAR
탑승권 확인을 마치고 보안 검사를 받은 뒤 탑승구로 나갔습니다. 사진은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탑승교에서 찍은, 저를 서울로 데려다 줄 보잉 737-900(기체고유넘버 HL7706)
탑승교에서 바라본 공항 주기장
비행기에서 찍은 계단차(?)들..
탑승을 마치고 출발을 위해 푸쉬백 할 때 찍은 737-900의 날개와 CFM56-7 엔진
이륙을 위한 택싱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공항의 모습도 이렇게 보니 운치가 있습니다.
비행기가 이륙을 하여 선회할 때 찍은 지상의 모습입니다. 옅은 구름에 가려 뿌옇게 보입니다.
순항중에 찍은 아름다운 하늘의 모습..
오늘의 캡틴은 이병철 기장님. 고도 7,000미터에서 시속 680킬로미터로 비행중이라는 방송을 하십니다. 부산에 갈 때 에어버스 300-600이 7,600미터에서 920킬로미터로 비행한 것에 비하면 무척 낮은 속도입니다. 같은 국내선 항공기라도 노선과 기상 상황, 기종에 따라 운항 속도의 차이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늘 사진을 올린 김에, 상태도에서 목포로 돌아올 때 찍은 바다의 모습도 한 장 첨부해 봅니다.^^
비즈니스석 시트의 뒷모습. 포켓에는 대한항공 기내지 'Morning Calm'이 꽂혀 있습니다. 사진으로는 실감이 나지 않으시겠지만 좌석의 폭이 매우 넓습니다.
총 8석인 비즈니스 클래스의 모습. 저와 오른쪽에 보이는 외국인 남성 승객, 제 앞의 여성 승객 외의 다섯 명은 모두 회사의 간부 정도로 보이는 중년 남성들이었고, 하나같이 신문을 읽고 있었습니다.-_-
기내 서비스로 제공된 음료수와 로고가 새겨진 티슈
김포-광주 노선의 순수 비행 시간은 약 35분으로,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비행기는 어느새 거짓말같이 서울 상공에 다다랐습니다. 착륙을 앞두고 엔진이 고도 유지를 위하여 빡세게 터보팬을 돌리는 소리를 낼 때, 관악산 정상이 눈에 들어와 한 컷 찍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바라본 서울대학교의 전경입니다. 저의 생활 주무대인 신림동고시촌과, 위 사진에도 나왔던 친구를 만나러 서울대학교에 놀러 갈 때마다 김포공항에 착륙을 하기 위해 고도를 낮추는 비행기들을 바라보며, 비행기에서 바라본 서울대와 신림동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을 늘 했었는데, 이번에 그 궁금증을 해소하게 되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져 가고 있습니다. 구로역과 경부, 경인선이 갈라지는 포인트가 눈에 들어와 재빨리 촬영을 했습니다.
착륙 뒤입니다. 2일 아침에 펼쳐졌던 설원이 거짓말같이 느껴지는 김포공항의 한가로운 모습..
비행기가 공항 청사에 완전히 도착하여 다른 승객들의 하기가 모두 끝난 뒤 대한항공 승무원님들과 함께~ㅋㅋ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야 알았던 사실이지만, 마지막 한 명의 승객까지 완전히 내린 뒤에야 청소 등의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청소를 하시는 아주머니들이 제가 나갈 때까지 탑승교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송구스러운 마음이 들었고, 그와 함께 세세한 데까지 고객을 배려하는 항공사의 서비스 정신을 느꼈습니다.
2005. 3. 8 일일 교통 관련 지출내역 소계
1. 집-광주공항: 6,500원
2. 광주-김포: 78,900원(비즈니스 클래스, 월~목 주중 운임)
3. 김포공항-혜화: 1,100원(교통카드)
-일일 총계: 86,500원
-3. 2~8 교통+기타 비용 총 지출 내역: 257,020원
이번 여행은 저에게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설원이 된 김포공항에 펼쳐졌던 치열한 모습, 처음으로 가 본 부산의 잊을 수 없는 국밥의 맛, 평화로운 바닷가와 언제나 포근한 고향의 따뜻함을 되새겨 보며 여행기를 마칩니다.
내일은 임피역 근처에 있는 대학교 선배 형의 집에 찾아갑니다. 다녀온 뒤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이라는 임피역의 모습과 여행 후기를 함께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초 업로드일: 2005년 3월 10일
첫댓글 자세한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상태도 가보고싶네요 ^^
광주 종합터미널... 거의 10년만에 다시 보는군요... 10년전이나 그때나 별로 변한것 같지는 않더군요... 버스표 발매기로 발권한 표는 바코드의 압박이 거셉니다. 10여년 전 엄니께서 신월리행 표를 발권한다는게 회진리행 표를 발권해서 반표 처리하고 다시 발권한 게 지금도 기억나네요...
그리고 반환처리 방법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죠... 표를 반환하면 바코드에 빨간 색연필로 직직 그어버렸다는... 여담이지만 우리 가족은 언제나 빨간 것(직행)만 탔답니다. 녹색은 완행입니다. 버스 역시 빨간것만 탔다는...
역시... 배안에서 파는 라면..... 목포에서 제주도로 갈때 컵러면 을 사려가다가.... OTL....돈 부족~!
와우 력셔리 투어 하셧군요.. 사진올리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헉-_- 여행비 꽤나가셨을듯 ㅋㅋ 전국투어 수고 많이하셧구. 사진올리는것도 노동(?ㅋ)인데 수고 많이하셨네요ㅋㅋ 수학여행으로 제주도갈때 비행기 탈텐데 창가보면 무서울듯-_-;;
그야말로 대단하게 다녀오셨군요. 저도 그러고 싶은데 말이죠. 대학생될때까지 참아야 겠습니다.
옜날 목포에서 배타고순항할때 무서워서 안에서 누운기억이 나네요....
신림동의 공중전경이네요. 잘 봤습니다. 겨울방학동안 그곳에서 신나게 놀았는데, 다시보니 재미있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섬에 가고 싶네요....
A300-600의 순항속도는 880kph로 실제 운항에서 920kph씩이나 하지는 않습니다. 방송이 맞다면 이것은 지연을 만회하기 위해 과속을 한 셈이죠. (회복주행이라고나 할까...) 보통 국내선에서는 720~800kph 사이고 이건 관제소에서 지정해 줍니다. 부산에 가실 때는 하늘이 그만큼 비어있어 빨리 갈 수도 있던 셈이죠.
보통때는 하고 싶어도 그렇게 못 납니다. 덧붙여 김포니까 죽치고 있을 수 있었지, 지방공항이었다면 쫓겨났을걸요^^ 보통 국내선 Turnaround가 30~40분 사이라서 말입니다.
비행기 두번에 KTX타고.. 돈 꽤나 쓰셨네요. 잘 보았습니다.. ^^
kal 라운지는 비지니스 클래스 승객만 사용가능한건가요? 김포공항에 ;; 어디 있는지;; 전 맨날 시간때울때 3층 출발층에 있는 스타벅스 갑니다만;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Pohang-Kun님// KAL 라운지는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과 모닝캄 프리미엄 등급 이상의 회원만 이용 가능하며, 출발층(3층) 왼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정말 멋지십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