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rective action 문서에는 6주치 봉급을 받고 자발적으로 나가거나 corrective action이라는 과정을 겪어야하는데, 그 결정을 3주안에 해야한다고 되어 있다. 그때까지 결정 안하면 자동해고다.
corrective action이란건 교화과정으로 매니저가 나에게 일을 주고 평가하기를 반복하는데, performance가 향상되면 계속 일할 수 있고, performance가 나아지지 않으면 해고된다. 이 과정을 거쳐 해고되면 상당히 합법적인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 매니저, 디렉터가 평가를 한다는 것이다. 즉 아무리 열심히 일해봐야 좋은 평가를 줄 리가 없으니 corrective action을 선택한다는 것은 자폭이다. 얼핏 생각하기에도 6주치라도 받고 자발적으로 나가는게 현명한 결정일 것같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좀 달랐다. 회사를 나오면 애도 회사놀이방에서 나와야하는데 엄청나게 주의가 필요한 당뇨인 애를 받아줄 놀이방이 없다. 즉 나나 애엄마가 집에서 애를 봐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의료보험이 없어지면 당뇨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을 애엄마의 후진 보험으로는 감당할 수 없게된다.
게다가 job을 찾을 때는 당연히 고용된 상태에서 찾아야한다. 회사를 나와 job이 없는 상태에서 job을 찾는다는 건 뭔가 문제가 있다고 자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론은 3주동안 열심히 job을 찾다가 운좋게 job을 찾게되면 6주치 받고 나오고, 잘안되면 corrective action을 받으면서 열심히 job을 찾아야한다.
그때 그렇게 job을 찾는데 집중했어야했다. 그러나 나는 Connie가 해고사유를 조작해 나를 해고하려고 한다고 증명할 자신이 있었다. 사실 증거가 많았다. 증거를 수집하고 HR(Human Resource: 인사과) Melissa를 만나러갔다. 증거를 모두 보여주고 1시간동안 자초지정을 얘기했다. 내 처지를 상당히 불쌍히 여겼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Melissa의 말이 Connie하고 나하고 의견 차이가 많다는 건 알겠는데, 그 문제는 나와 Connie 둘사이에서 해결해야한다는 것이다.
부서를 옮겨달라고 요구하고, 부서 옮기는게 가능하지 않으면 corrective action을 받게되더라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사람에게 평가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corrective action이 시작되면 HR은 그냥 그 과정을 따르는 것밖에 할수 없다고 한다. 그때는 이게 핑계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사실이었다. 나는 HR이 매니저가 잘못했으면 매니저를 처벌할 수도 있는 부서라고 생각했는데, 다른건 몰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그냥 매니저들 뒤치닥거리 하는 부서에 불과했다.
그런데 Melissa와 얘기하다가 정말 황당한 소리를 들었는데, Connie가 나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와, 정말 열받았다. 밤에 잠이 올 리가 없다. resume도 고쳐야하고 cover letter도 써야하는데, 정신상태가 그게 잘 될 리가 없다. 몇군데 지원했느데 그 다음날 두 곳에서 연락이 왔다. 쉽게 되나보다 했더니 그 후 지지부진했다.
게다가 Connie의 목적은 당연히 나를 6주치 봉급을 받고 내보내는 것이다. 증거를 조작했으니 시간이 길어져 내가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기 시작하면 자기가 곤란해질 수도 있기때문이다. 지가 생각하기에는 내가 3주까지 기다리지 않고 당장 6주치 봉급을 받고 나가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1주일이 넘게 지나도 내가 나가려는 기미가 없자 압박이 시작됐다.
난데없어 또 Melissa하고 Connie하고 미팅이 잡혔다. 잠도 못자고 피곤해서 Melissa에게 화를 내며 무슨 일이냐고 하니, 평가를 위한 일이란다. 가보니 전임자가 안했던 일이 내 잘못이라고 하고 있고, 사소한 일을 가지고 부풀리고 HR에게 열심히 설명한다. 그러다가 내가 IML 테스트하다가 작년 11월에 Stat 테스터로 옮긴게 언급되니 Melissa가 놀라며 부서 옮긴지 얼마 안되는 거냐고 따졌다. 그랬더니 Connie가 내가 stat 데스트를 이미 많이 했다고 거짓 말을 한다. 하여간 그때 Melissa는 나름 공정하려고 노력하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 와중에 나는 전선을 확대했다. Connie의 매니저와 하나 위 매니저인 부사장 Armistead Sapp에서 Connie를 고발하는 메일을 보냈다. 한국사람들 사이에서 뚱뚱이라고 불리는 Armistead Sapp는 google하면 사진도 나온다. Armistead에게 보낸 이유는 얼핏 Armistead가 당뇨라는 얘기를 들었기때문이다. 예상대로 당장 답장이 와, 좀 높은 HR 매니저 Lisa를 소개시켜준다. 뭔가 잘 되어가나했더니 전혀 아니었다. Melissa는 나에게 상당히 동정적이었는데, 아차피 Lisa는 Melissa의 보스여서 모두 거거서 거거고, 나중에 알게되지만 Lisa가 끼어들면서 일만 악화됐다.
Lisa에게 전화가 왔다. 미리 증거자료를 첨부한 문서를 보냈고 아무리 설명해도 내가 뭔가 잘못했을거라며 잘 생각해보란다. Connie의 그 황당한 "You have a memory problem!"도 소용없었다. 그런데 내가 "Connie is prejudiced against me."라는 말을 하니 그 말에는 깜짝 놀란다. 아마 매니저라는 위치가 공정해야하는데 prejudiced라는 charge는 강력했다보다. 하여간 계속 강하게 얘기하며 내 동료들에게 체크해보라면 동료들 전화번호를 줬다. 체크하는데 얼마 안걸릴거라더니 한참 연락이 없다.
하여간 몇일동안 잠을 거의 못자고 스트레스 받으니 심장이 벌렁거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때 STD(Short-term disability)라는게 생각났다. 문서를 찾아보니 해당되는것같은데 뭘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게다가 이런 문제는 HR에 물어봐야하는데 HR은 나의 적이다. 그런데 마침 Melisa가 내 상태를 보더니 이런때 STD를 사용하는 거란다. 사실 전에 애 당뇨 관리하냐고 고생할때 이걸 썼었어야 한다면... 어떻게 하는거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Unum이는 STD담당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아파서 일 못하겠다고 하고, 매니저에게 통보만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면 매니저는 그것에 대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완전 대박이었다. corrective action을 받는걸 피하면서 고용을 유지하면서 게다가 월급을 다 받으며 시간을 끌며 job apply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월요일인 2/29에 Unum에 전화해, 다음날 3/1일부터 쓸 계획이었다. 그런데 월요일 아침에 깨보니 Connie가 일요일 밤 12시에 메일을 보내 일을 주면서 2/29, 3/1 이틀동안 해서 3/1 5시에 보고하고, 이에 대해서 3/3일에 평가하잖다. 일 자체가 2주는 훨씬 더 걸리는 일인데 이틀동안 테스트계획을 문서로 작성하고, 프로그램을 짜고, 테스트하고, 발견한 버그를 보고하란다. 게다가 전혀 처음보는 제일 지저분한 command였다. 못살게 굴어서 네가 corrective action을 받으면 이런 상황을 겪게될테니 빨리 6주치 봉급 받고 나가라는 강력한 메세지였다.
일을 받자마자 Short-term disability를 쓰면, Connie는 내가 할 수 없어 피하는 거라고 주장할 게 뻔하다. 그래서 오기로 일을 시작했다. 오기가 발동하니 갑자기 초인적인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무지 빠르다. 급한 일 두가지가 더 있었는데 그 것들을 끝내면서 받은 일도 상당히 많이 해버렸다. 그런데 Connie한테 평가받아봐야 뻔하기에 해당 developer에게도 동일한 결과를 줬다. 그런데 3/1일 5시에 마치고 나니 정신이 멍했다. 그래서 3/2은 휴가를 신청했다. 그런데 3/1 밤 목욕할 때 떼었던 인술린 펌푸를 목욕후 다시 다는걸 까먹었다. 애가 당뇨 걸린 후 처음한 실수였다. 12시에 깼더니 혈당이 350이 넘어있어 인술린펌푸를 찾으니 몸에 없었다. 이 상태로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3/2에 Unum에 전화해서 3/3부터 Short-term disability를 쓴다고 하고, Connie에게 통보하고 3/3 미팅은 그냥 하자고 했다. 이 정도 열심히 했는데 무슨 소리를 하나 들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3/3 출근해 미팅만 하고 집에 가려 오피스에 갔는데 Melissa가 전화하더니 STD가 시작되면 아무 일도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팅도 하면 안된단다. 미국애들은 매뉴얼에 써 있는 과정을 철저히 지킨다. 그래서 다 취소하고 집에 갔다.
이때가 Corrective action 여부를 결정해야하는 3주중, 5일만 남은 시점이었다. 그 결정을 예정대로 5일 안에 해야하냐고 물어봤더니 한참 회의하더니, 5일 남기고 떠났으니 STD에서 돌아와서 5일안에 결정하란다. 미국애들 이런 건 참 합리적이다.
첫댓글 음 결론을 미리 알고 보는데도 정말 화가 나네요. 아무쪼록 이번에 옮긴 회사에서는 높은매니저 부사장 사장까지 하시기 바랍니다^^
ㅋㅋ 일단 살아남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개월내에는 무조건 짤리수 있습니다^^ 그 이후는 제가 당한 corrective action같은걸 해야합니다^^
이런 거 보면 합리적이라는 미국도 참 답답한 동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connie라는 인간 정말 재수없네요. 새로운 곳에서는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얘들은 모든 절차를 문서화하고 융통성없이 그걸 따르더라구요. 그러다 문제가 생기면 그 문서를 고치더군요^^
흠, SAS 회사가 그동네에서 그야말로 갑질을 하는군요. 여기같이 직원들을 모시고 살아야 하는곳에서는 생각도 못하는 일입니다. 마치 60년대 70년대 미국얘기같으네요. 요즘 한 제약회사의 임원진들이 고약하다는 소문이나서 아무도 가지않고있어서 사람찾느라 난리입니다. 혹시 모르고 들어갔다가는 금방나오고. 한번 그렇게 소문이나면 회사도 아주 힘들어지는데 SAS 회사가 요즘 이런식으로 하다니 어이가 없네요.
매니저에 따라서 천차만별인듯합니다. 제가 정말 안좋은 상황에 재수없게도 이런 매니저를 만나게 된게 문제인듯합니다. 하여간 Connie는 사장의 방침하고는 전혀 반대인 인간임에는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