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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옆 황무지섬이 캠핑성지로, 가평 자라섬
북한강변의 남이섬에서 800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자라섬'이 있다. 오랜 기간 개발제한에 묶여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니고 있던 섬이 이제 주말 평균 1500명의 캠핑족을 유혹하는 캠핑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 알록달록 텐트의 향연/ 굵직굵직한 국제대회를 유치한 자라섬 캠핑장은 시설과 규모 면에서 국내 상위권에 든다. 자라섬 전체 면적은 657,900m2, 서도 일원에 있는 캠핑장 규모는 283,040m2에 달한다. 총 수용인원은 1500명 가량이다. / 가평군청 제공 캠핑의 사전적 정의는 ‘산이나 들 또는 바닷가 등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것, 또는 그런 생활’이다. 농경과 함께 정착생활을 하기 전 인류는 자연을 무대로 야영의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레저 활동 중 캠핑의 역사가 가장 길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캠핑의 매력을 무엇으로 꼽을까. 경기도 가평 자라섬 캠핑장에서 만난 김교민(캠핑 2년차)씨는 “캠핑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가족과 모든 것을 함께 한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지혜남(캠핑 1년차)씨는 “계절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는 자연을 직접 느끼는 기쁨이 커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캠핑은 절대 만만한 여행이 아니다. 텐트를 치고 음식을 마련하는 등 여행의 모든 과정에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매달려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낭만’과 ‘고생’사이의 추억을 만들어낸다. 또한 수세식화장실, 온수 샤워실, 취사 및 전기 시설, 개별 주차장 등을 갖춘 캠핑장이 속속 등장해 ‘고생’을 덜어주고 있다.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몸을 부대끼는 활동 자체가 가족 간의 정을 돈독하게 하는 것이다. 한규철(캠핑 3년차)씨는 “요즘 캠핑장은 전기시설을 갖춘 곳이 많아요. 겨울에는 전기를 이용해 난방기를 켜고 밤에는 노트북으로 영화를 봐요”라고 말한다.
![]() 자라섬을 바라보고 있는 ‘자라목’. 오른쪽 작은 언덕이 자라의 머리 부분이다. /이윤정기자 자라섬은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 1번지 일원에 있는 섬이다. 1943년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북한강에 생긴 자라섬은 남이섬과 직선거리로 800m 정도에 위치해있다. 행정구역상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남이섬은 휴양지로 인기를 끌었지만 자라섬은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해방 후 중국인이 섬에서 농사를 지었다하여 ‘중국섬’이라고도 불렸다. 그러다가 ‘자라처럼 생긴 언덕’이 바라보고 있는 섬이라 하여 ‘자라섬’ 이름을 얻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으로 묶인 데다 섬 전체가 하천법의 규제를 받고 있어 오랜 시간 자연에 그대로 노출돼있었다. 여름철 북한강 물이 가득 차면 섬은 잠기고 키 큰 미루나무 꼭대기만 물 위로 목을 내밀었다. ![]() 자라섬의 과거(위)와 현재(아래)/ 가평군청 제공 식당 하나 들어설 수 없는 섬의 조건이 오히려 ‘캠핑장’으로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냈다. 2008년 세계캠핑캐라바닝대회를 유치하면서 국제규격에 맞춘 캠핑장 시설을 갖춘 것이다. 개별주차장과 전기시설을 구비한 오토캠핑장은 가족단위 캠퍼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김응철(캠핑 3년차)씨는 “자라섬으로 매년 캠핑을 와요. 캠핑 사이트가 넓어서 가족 간 프라이버시가 보장이 되고,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캠핑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게다가 자라섬에는 바퀴가 달려 이동이 가능한 모빌홈(침대와 부엌을 갖춘 움직이는 집) 40개와 카라반(캠핑카) 10개 등이 있어 캠핑장비 없이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2004년부터 매년 가을마다 열리는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은 자라섬의 대표 문화 행사다. 작년에는 14만 명의 사람들이 재즈페스티벌에 참여했다. /가평군청 제공 자라섬이 유명하게 된 것은 ‘캠핑’덕도 있지만 2004년부터 열리고 있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의 몫도 크다. 2009년 10월 자라섬과 가평군 일대에서 열린 페스티벌에는 14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세계 유명 재즈음악가의 선율에 3면이 북한강으로 둘러싸인 자라섬의 풍광이 더해져 가을의 정취를 배가시킨다. 겨울에는 자라섬의 자연을 활용한 ‘씽씽겨울바람축제’가 열린다. ![]() 자라섬 물안개/ 지금 자라섬은 육지와 연결돼 3면이 강에 둘러싸여 있지만 과거에는 배를 이용해 들어가야 하는 섬이었다. 물안개와 강, 배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 가평군청 제공 동도, 서도, 중도, 남도 등 4개 섬으로 이뤄진 자라섬에는 레저 및 생태공원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오토캠핑장이 위치한 서도 일원에는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장이, 중도에는 지름 100m가 넘는 잔디광장을 갖춘 생태문화공원이, 자라섬캠핑장 서단에는 자연생태테마파크 ‘이화원’이 조성됐다. 또 올해 9월에는 남이섬과 자라섬이 하늘길로 연결된다. 줄로 연결된 의자를 타고 남이섬과 자라섬을 오갈 수 있게 되어 즐길 거리도 늘어난다. 가평군 생태레저사업소 우준섭씨는 “여름철 그늘이 부족한 캠핑장 시설을 보완하기 위해 식수사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자라섬과 연계한 트래킹과 수상레저활동 지원에도 힘을 쓰고 있죠”라고 설명한다. <경향닷컴 이윤정기자 yyj@khan.co.kr> (가는길) ![]() 자라섬의 아침/ 캠핑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은 가족끼리 둘러앉아 모닥불을 피우며 시간을 보내는 ‘저녁’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동이 터 오르는 새벽녘이 가장 좋았다. 캠핑장이 고요에 잠긴 아침은 오히려 온갖 새들이 지저귀는 생명력을 선사한다. 운이 좋으면 왜가리가 유유히 강변을 거니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이윤정기자 ![]() 배 타고 즐기는 호수 여행/ 레저스포츠를 좋아한다면 청평호수에서 수상스포츠에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드라이브 코스로 보는 풍경과는 또 다른 호수의 모습을 즐길 수 있다. /이윤정기자 ![]() 가족+자연, 일거양득 캠핑여행/ 캠핑의 어떤 점을 매력으로 꼽느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캠핑족들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사시사철 자연의 매력을 몸소 체험한다는 것’ 등으로 대답했다. 아이들이 캠핑장에서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매주 캠핑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가평군청 제공 ![]() 캠핑장에서는 누구나 요리사가 된다/ 캠핑 요리는 언제나 특별하다. 집에서 먹던 요리도 캠핑장에서 조리하면 천상의 음식이 되는 것 같다. 요즘에는 인터넷 카페 등에서 캠핑 요리법을 따로 공유하기도 한다. 요리를 즐겨 하지 않던 아버지들이 요리사로 변신하기에는 캠핑장만큼 좋은 곳이 없다. /가평군청 제공 ![]() 자라섬 산책로/ 캠핑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부지런해야 한다. 텐트를 치고 요리를 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가족 구성원의 몫이다. 그래도 짬짬이 시간을 내 산책로를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것 또한 빼놓지 말아야 할 코스다. /이윤정기자 ![]() 자라섬 호박터널/ 자라섬 캠핑장 주변으로 호박터널이 나 있다. 자라섬 캠핑장의 단점은 나무가 아직 어려 그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신 근사하게 그늘을 만드는 호박터널 아래를 걸으면 갈증이 해소되는 듯 하다. /가평군청 제공 ![]() 이화원/ 이화원은 자라섬캠핑장 서쪽에 자리 잡은 자연생태테마파크다. 3천원의 입장료를 내면 이화원에서 제공하는 커피나 차를 들고 식목원을 둘러볼 수 있다. 이화원은 브라질의 커피나무, 이스라엘의 감람나무, 하동의 녹차나무, 고흥의 유자나무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이윤정기자 ![]() 캠핑카 내부/ 카라반(caravan)이라고도 불리는 캠핑카 내부 모습이다. 부엌, 화장실, 침대, TV, 샤워실 등이 모두 갖춰져 있다. 따로 장비를 준비하지 않고도 캠핑을 즐길 수 있어 주말이나 휴일에는 예약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윤정기자 ![]() 아이리스 촬영장/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장이 자라섬 서도에 위치해 있다. 드라마 속 장면을 상상하며 둘러보기에 좋다.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이윤정기자
제1악장 Allegro D장조 4/4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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