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찾아온 맹추위 덕택에 모험의숲에 오자마자 분주한 아이들입니다.
불 피우랴, 연못 얼음 조각들을 건지랴...
옷이 엉망이 되고 얼굴과 손이 찬기운에 발그레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겨울놀이에 푹 빠져 야단법석입니다.
귤과 떡을 구워 속을 따뜻하게 하고 숲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들은 이야기숲 동생들이 숲에 지어 놓은 ‘모두의집’을 구경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엉성해 보이지만 크기가 제법 크다, 안에 들어가 하늘을 보니 정말 예쁘다, 잘 지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마음 따뜻한 몇 몇 아이들은 주변 낙엽을 모아 집 둘레의 빈곳을 채워주기도 했습니다.
나무에 건 밧줄을 이용해 ‘나도 나뭇가지’가 되어 보기도 하고,
늘어진 나뭇가지 그네도 타보고,
통나무 위도 걸어보며 겨울 숲을 즐겼습니다.
단풍나무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는 아이들이 크고, 단단하게 느껴지네요.
오후 활과 화살 만들기를 했습니다.
활대로 쓸 나뭇가지를 사포로 문지르고 양 끝에 홈을 판 후 실을 묶어 활시위를 완성했습니다.
실과 테이프로 자신만의 활을 꾸미고 중심을 표시합니다.
화살은 지난주 꺾어 잘 말려놓은 개망초대를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한쪽 끝에 못을 박습니다.
적당한 무게감을 주어 앞으로 잘 나가게 하기 위해서지요.
안전을 위해 못을 박은 쪽에 솜을 대고 천으로 감싸줍니다.
누가 맞더라도 어디에 맞더라도 다치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아야하기 때문이지요.
활을 쏘아 새를 잡겠다는 큰 포부를 가진 아이도 있었지만 안전이 우선이니까요.
천을 감지 않은 반대쪽 끝은 활시위에 잘 걸리게 하기 위해 홈을 내어 주었습니다.
널찍한 곳으로 나가 완성된 활과 화살을 들고 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멀리 가게 쏘겠다, 과녁을 맞추겠다, 하늘로 높이 쏘겠다 말들이 많은 만큼 제법 멋진 모습으로 잘들 쏘네요.
활을 어깨에 매고 선 모습이 마치 사냥 나가는 사냥꾼 같습니다.
마트에서도,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살 수 없는 자신만의 놀잇감을 만들어 가져가는 아이들의 얼굴에 뿌듯함이 가득합니다.
추운 날씨에 숲에 다녀오고, 바쁘게 활과 화살을 만들면서도 틈틈이 놀이까지 하며 야무지게 시간을 쓰느라 많이 피곤할텐데 집에 돌아가 활을 자랑하느라 남아 있는 에너지까지 다 소진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첫댓글 활이 제법 힘차게 멀리 날아가더라고요~ 무인도에서도 잘 살아남을 아이들이에요 ㅎㅎ
동준이가 아주 부러워했어요 ㅋ
ㅎㅎ 동준이도 이야기숲에 오면 활쏘기 체험할 수 있네요. 비록 소유권이 없는 모두의 활이지만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 피해 쏘면서 걷느라 집까지 엄청 오래 걸렸습니다 ㅎㅎㅎ 멋진건 가까이 둬야해서 계속 거실에 나와 있습니다~ 화살용 나무가 참 신기하더라구요~ 어제도 감사했습니다^^
고생 많으셨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