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이 지나고,
강원도 및 중부 지역에는,
눈이 많이 왔다고 하네요.
그래서,
얼마나 왔는지,
확인 하려고,
덕유산까지 갔습니다.
덕유산은,
스키장도 있고,
눈이 항상 많은 산이라서,
조금은 기대를 했습니다.
덕유산 가는 길이,
생각보다 멀어서,
아침을 준비 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김밥을 팔면 좋은데,
여기도 김밥이 없어서,
빵으로 준빌 했습니다.
빵의 용도는,
아침에 조그만 햄버거 두개 먹고,
점심은 우유와 고로깨,
그리고 나머지 햄버거로...
그런데,
나의 소소한 잘못으로 인해,
점심은 꽝이 되고 말았네요.
점심을 먹으려면,
먹을 음식은,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남은 빵과 우유는,
버스에 두고,
몸은 산으로 갔습니다. ㅎㅎ
날이 너무 좋아서,
준비한 음식은,
차에 보관하고,
가방을 꾸렸습니다.
치매 혹은 기억력 감소로 인해,
음식을 버리고 갈 줄은,
꿈에도 모르고,
가방을 둘러 맸습니다.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안성탐방로로 몰려 드는걸 보면,
뭔가 좋은 일이 있나 봅니다.
우째튼,
즐거운 마음으로,
보람찬 하루를 기약하며,
덕유산의 품으로 갑니다.
산행 초입인데,
소소한 문제가 있네요.
그동안 푹한 날씨로 인해,
녹아내린 눈들이,
빙판으로 변해 있습니다.
배낭에서,
아이젠을 꺼내 보지만,
효과는 별로 입니다.
이유는,
날이 너무 추워서,
얼음의 꽁꽁 얼어서,
아이젠을 착용해도,
미끄러 지는 것은,
매 일반 이네요.
그래도,
요리조리 피해가며,
부지런히 올라 갑니다.
빙판길은,
부지런히 올랐고,
이제는,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날씨는 너무 맑은데,
바람이 조금 있고,
기온은 영하 10도 정도 되네요.
이정도면,
눈꽃도 있을 듯 한데...
암튼,
기대를 하면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 코스는,
안성을 지나고,
칠연계곡따라 올라가서,
동엽령까지 가려합니다.
그리고,
간단한 간식을 먹고,
향적봉을 들러,
백련사로 내려가려 합니다.
산을 오르는 길에도,
빙판이 심해서,
조금은 힘든 산행이 예상 되는데...
과연,
오늘의 덕유산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며 올라 갑니다.
내가 상상하는 모습은,
눈도 많고,
눈꽃도 많고,
모든 것이 좋았으면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그건 불가능이고,
적지만 소소한 즐거움이,
나와 함께 했으면 합니다.
산행의 즐거움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곳에서,
나를 향해 서서히 다가 옵니다.
겨울은 한발자국 물러나고,
봄이라는 녀석이,
멀리서 천천히 다가 오고 있네요.
기온은 -10도를 가르키지만,
햇살이 가득한 양지쪽은,
얼음은 어딜 가고,
물이 졸졸졸 흐르고 있네요.
오늘 산행도,
겨울산의 즐거움보다,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듯...
아니면,
봄과 겨울이,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지도...
머지 않아서,
당단풍나무와,
거자수나무에서,
수액이 나올 듯 합니다.
즉,
깊은 산속에서도,
고로쇠물이 나올 듯...
사진처럼,
따사로운 햇살이,
나무들로 하여금,
겨울 잠에서 깨어나라 합니다.
그리고,
동엽령을 향하는,
등산로 주변의 나무들도,
봄을 생각하며,
마지막 추위를 견디고,
고로쇠라는 수액을 만들고 있고요.
이들은,
전생에 무슨 사연이 있길래,
한 곳에서,
두녀석이...
서로다른 두 종류 나무가,
하나의 공간을 두고서,
공생하고 있는 모습이,
생소한 느낌입니다.
나무들은,
자신의 생존공간 확보를 위하여,
치열한 싸움을 하는데,
이 두녀석은,
다른 모습으로 살아 가고...
사람들도,
이 나무들처럼,
같이 살아가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올라가는 길이,
양지쪽으로 이어져서,
완연한 봄의 느낌입니다.
산행 당일 기온이 -10도이고,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15도 이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근한 느낌이...
고갯마루가 멀지 않고,
고도도 800미터를 넘어 가는데,
너무나 평온한 느낌 입니다.
이런 느낌이라면,
눈을 보며,
겨울을 즐기러 왔는데,
여길 찾아온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네요.
아직은,
정월인데,
동장군이,
호락호락 물러나지는 않네요.
햇살은 따사로워도,
그동안 쌓인 눈과,
얼음으로 변해버린 계곡,
그들이,
아직은 겨울이라고 강하게 어필을 하네요.
얼음으로 인해,
다시 아이젠을 챙겨 신고,
얼음 사이로 이어진 산길을,
조심조심 올라 갑니다.
산길이,
음지쪽으로 접어 드니,
본격적인 얼음이 반겨 줍니다.
물론,
길이는 짧지만,
모처럼,
겨울산행을 느낄 수 있고...
다른 산객들도,
밧줄에 의지해서,
엉금엉금...
이런 묘미가,
겨울 산행의 진수인데,
길이가 너무 짧아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짧은 얼음 코스를 지나고 나니,
다시 양지바른 길이 나오네요.
키작은,
산죽들 사이로,
마지막 경사가 이어 집니다.
덕유산은,
1600미터가 넘는 산이고,
동엽령도 1300을 올라야 합니다.
즉,
죽자사자 올라야,
비로소 덕유산 능선을 만날 수 있습니다.
힘든 길은,
열심히 올라가면,
뭔가 있을까요?
아니,
뭐가 있길래,
그리 열심히 오르는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ㅎㅎ
정상이 아니라,
고갯마루만 올라가도,
이런 모습입니다.
그러다 보니,
힘들고 어려운 길을 따라서,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가운데 푹 패인 계곡을 따라서,
한시간 반정도 올라오니,
탁트인 시야와,
드넓은 공간이,
몸도,
마음도,
모두를 즐겁게 해줍니다.
이맛에,
이걸 즐기려고,
여기에 왔는데...
날이 너무 추워서,
손을 덜덜덜 떨리고,
전화기 전원이 꺼져 버리네요.
좀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즐기려고 했으나,
매서운 겨울 바람으로 인해,
발길을 서둘렀습니다.
덕유산의 향적봉으로 가기 위하여,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능선으로 이어진 등산로에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동장군과 함께 맹위를 떨치고 있고...
아마도,
가는 겨울이 아쉽고,
다가오는 봄을 시샘해서,
더욱더 시샘을 하는 듯...
그렇지만,
바람이 없는 양지쪽은,
보는 것처럼,
햇살로 인해 따사롭기만 합니다.
멀리 보이는 봉우리는,
백암봉이라하고,
이번 산행의,
첫번째 봉우리 입니다.
나무 아래로,
잔설과 얼음이 있지만,
정말 포근해 보이는,
편한 능선길이,
백암봉과 중봉을 지나,
적유산 정상까지 이어 집니다.
가파른 고갯길이나,
절벽은 없지만,
완만하게 이어진 산길은,
쉽지 많은 않네요.
하지만,
화창한 날씨 덕분에,
힘을 내서 올랐습니다.
그럼,
걸어온 길은,
어떤 모습일까요???
날씨는 맑아도,
산속에는 잔설이 한 가득이고,
바람도 결코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즉,
햇살이 비추는 곳은,
따스한 양지처럼 보이지만...
반대쪽에는,
아직도,
눈과,
얼음과,
차디찬 바람이 모여서,
겨울산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덕유산 능선은,
우리나라 3대 종주 코스이며,
가장 멀리 보이는 남덕유산에서,
향적봉까지 가는 코스입니다.
약 30Km를 하루에 걸어도 되고,
아님 이틀에 나눠서 걸어도 됩니다.
오늘은,
그날을 위한,
연습으로 생각하며...
드디어,
눈길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덕유산 눈길이라 하기에는,
너무 초라한 모습이네요. ㅎㅎ
보통의 경우,
덕유산 눈길은,
무릅까지 빠져서,
걷기가 힘들어야 정상인데...
발에서,
뽀도독 소리가 나는 것으로도,
너무너무 만족하면서... ㅎㅎ
걸었던 길이는,
약 150미터 정도... ㅋㅋㅋ
짧은 구간이지만,
너무 행복했었고...
그 느낌을 간직하고,
멀리 보이는,
중봉까지 가려 합니다.
어딘가에,
이곳의 정체가,
백암봉이라는 표지라도 있었으면 하는데,
정말 깔끔합니다. ㅎㅎ
이 돌 무더기를(백암봉) 지나,
아직도 2Km를 가야,
오늘 가려고 하는 향적봉입니다.
드디어,
두번째 눈길이 나타나고... ㅎㅎ
이번 눈길은,
양도 제법이고,
나름 걸을만 했는데,
길이가 너무 짧네요.
100미터는 고사하고,
열걸음 남짓 걸었는데,
눈은 없어지네요.
눈길은,
여길 끝으로,
마감을 했습니다.
그래도,
소소한 즐거움을 간직하고,
차가운 바람맞으며,
중봉을 향해 갑니다.
드디어,
중봉의 모습이,
눈앞에 다가 옵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30분이 지났고,
거리는 약 7Km 지점 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차가워서,
능선길을 부지런히 걸었더니,
예상보다 조금 일찍 왔습니다.
이로 인해서,
비극이 시작되었지만,
아직은 생각 없이 걷기만 했네요.
우째튼,
슬픔은 다음에 논하고,
맑은 하늘과,
따사로운 봄의 느낌을 즐기며,
중봉으로 갑니다.
드디어,
중봉의 정상에 섰습니다.
여기도,
흔한 표지석 하나도 없고,
조그만 삼각점이,
봉우리 임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눈이 많이 쌓여 있고,
눈꽃도 활짝 핀날에,
멀리 보이는 남덕유산을 출발해서,
구천동 계곡까지 종주를 기대하며...
드디어,
덕유산의 주봉인,
향적봉이 조망 됩니다.
그리고,
중봉에서,
내가 보지 말아야 하는,
표지판을 하나 봤는데...
사진속 얼음 길을 걸어가면서,
표지판에,
오른쪽으로 가면,
"오수자굴"이라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그걸 보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 표지판을,
내눈으로 보고 말았습니다.
향적봉 가는 길에,
힘들게 살아가는 나무를 보니,
발길이 저절로 멈춰지고...
바위 위에는,
구상나무가 살고,
그 곁에는,
주목나무가 자릴 잡았네요.
신기한 모습이라,
많은 산객들이 다녀가서,
나무 주변이 반질반질 하네요.
우째튼,
나도 그 산객중 한사람이 되어,
사진으로 나무를 기억해 봅니다.
이녀석은,
오랬동안 살았고,
앞으로도 계속 살았으면 좋으련만...
언제 삶을 마감 했는지 모르지만,
천년을 살았을 것이고,
죽어서 천년을 살아 가라고 빌어주고...
시간이 지나,
오후가 되니,
바람도 잦아들고,
기온도 많이 올랐습니다.
두터운 외투를 벗고,
장갑도 가방에 넣고,
가벼운 차림으로 올라 봅니다.
산의 높이가,
1600을 지났는데,
얼음이 녹아서,
길이 질척입니다.
아침에는,
온 산길이 얼음이라 힘들었는데,
정상에 올라오니,
눈과 얼음은 어딜가고,
질척이는 산길이 나타나고...
덕유산은,
어떤 사연이 있는지 모르지만,
계절이 거꾸로 가네요.
드디어,
향적봉 아래,
산장입니다.
숙소는 없고,
비상용 산행도구와,
간단한 음식을 판매하고,
지정된 공간에서 취사도 가능한 곳입니다.
그런데,
취사 공간은,
사람이 차고 넘쳐서,
서있을 공간도 없고...
심지어,
건물 주변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합니다.
내가 올라오는 동안,
사람들은 많지 않았는데,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향적봉시장에,
나들이 나온 느낌이네요.
산징을 지나,
봉우리에 올랐습니다.
정상에도,
적잖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 있습니다.
스키를 타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
주변사람들 복장은,
완벽한 산객들 모습인데,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나타난 걸까요?
사람들 얘기에 의하면,
곤도라를 타고서,
편안하게 정상에 올라오고,
준비한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하산만 한다고 합니다.
산행 초심자에게는,
나쁘지 않겠으나,
산이 돚대기 시장이 되는 느낌이라서,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 고향에도,
삭도가(Ropeway)가 생기면,
이꼴날까봐서 걱정이네요.
우째튼,
힘든길 올라오느라 고생한,
내 다리에게 고맙고...
뻐근한 무릅이,
그만 걸었으면 하는데,
모처럼 산행이라서,
조금만 참아 달라 했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씨와,
시원한 봄기운이 함께 하도록 도와준,
내 무릅에게 감사하고...
이제는,
조용한 곳을 골라서,
식사를 하고서,
무주 구천동을 향해서,
내려 가려 합니다.
이 길을 따라서,
약 1시간 남짓 내려가면,
백련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그 절에 들러,
잠시 소원을 빌고,
구천동 계곡을 즐기면,
오늘 일과는 마무리 되는데...
중봉에서,
보지 말아야 할 이정표를 본 관계로,
자꾸 이상한 생각을 합니다.
즉,
중봉까지 다시 돌아가서,
오수자굴을 둘러보고,
백련사로 갔으면 합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는데,
망할 "오수자굴"에 필이 꽂혀서,
발길은 중봉으로 향해 갑니다.
중봉을 가기 전에,
늦은 점심을 해결 하려고,
가방을 열었더니,
이게 전부 입니다.
햄버거도 없고,
고로깨도 없고,
가진 것은,
컵라면과 김치,
그리고 감 두개뿐입니다.
심지어 젓가락도 없고,
막걸리도 없습니다.
이리된 사연은,
예비 가방에,
여분의 옷과,
이런저런 물건을 보관해서,
버스에 두고 내렸는데...
그 가방에,
빵도,
막걸리도,
젓가락까지...
알콜성 치매로 인해,
내가 술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ㅠ.ㅠ
일단,
주변 사람에게,
감을 한개 건네고,
젓가락을 얻었으며,
덤으로 귤도 한개 주네요. ㅎㅎ
드디어,
중봉으로 돌아 왔고,
오수자굴을 향해서,
서둘러 봅니다.
이 표지판으로 인해,
20Km가 넘는 길을 걸었고,
무릅 염증으로 3만원 값 약사먹고,
빈약한 점심에 이어,
저녁 식사도 못했네요.
우째튼,
이때까지는,
충분히 갈 수 있다고오 판단이 되어서,
오수자네 집을 찾아 갑니다.
현재시간 오후 2시,
구천동에서 버스 출발은 오후 5시,
3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은?
오수자네 집을 들러 구경하고,
백련이네 들러서 사진도 찍고,
구천동 계곡도 구경하고,
총 11Km 구간을 걸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막걸리 한잔까지...
갈길은 바쁜데,
날씨도 너무 좋고,
주변 산도 짱입니다.
오후가 되면서,
기온이 올라서,
완전한 봄기운을 느끼며,
산악 마라톤을 시작 합니다.
왜?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네요.
편하게 즐겼으면,
약값이나 안들었을 텐데...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중봉의 정상입니다.
내려오는 길에,
잠시 돌아보니,
산세가 너무 좋아서,
발길을 잠시 멈췄습니다.
오후에는,
바람도 잦아들고,
최고의 산행을 즐기는 걸까요?
2시에 출발해서,
9분이 지난 시간에,
여길 내려 왔습니다.
이건,
산행이 아니라,
미친짓 입니다.
친구중 한명도,
이런 오솔길을,
무지하게 좋아하데...
산죽사이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따라서,
한참을 걸어가니,
지리산 추억이 생각나서,
발길을 멈추고,
사진으로 남겨 봅니다.
오르는 사람도 없고,
내려 가는 사람도 없는걸 보면,
아마도,
이 코스는 무지 힘들거나,
볼품없는 길인 듯 합니다.
내가 느낀 결론은,
힘들고,
볼것도 없지만,
추운 겨울에는 오수자네 집이,
모든걸 잊게 해주는 곳이네요.
가파른 경사에는,
나무 계단이 이어주고...
산길은,
바위나,
암벽이 없는 관계로,
특이한 점은 없습니다.
즉,
지루하고,
불품없는 길이,
한참동안 계속 되고...
그래도,
이길을 걸어야 하는 이유는,
멀지 않아서,
오수자네 집이 나타나고,
수자네 집에서만 볼 수가 있는 것이 있어서.
수자네집 보물을,
내눈으로 확인하고,
겨울이 가기 전에,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산악 마라톤을 시작 했습니다.
드디어,
수자네 집에 도착 했습니다.
중봉을 출발해서,
1.3Km를 달려오는데,
25분걸렸습니다.
오르막 길도 아닌데,
헐떡숨을 위면서,
수자네 집에 왔는데...
것 모양은,
커다란 바위가 있고,
바위 아래,
조그만 동굴이 있는 것 같은데...
도대체,
뭐가 있길래,
이런 무모한 짓을 했는지...
드디어,
수자네 집 내부로 들어 왔습니다.
천정까지 높이는,
5미터는 되어 보이고,
성인들도 자유롭게 다닐 수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넓이도 20평은 넘어 보이는데,
이런 것들이,
오수자굴 내부에,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굴의 내부는,
온통 암벽인데,
굴의 바닥에서는,
고드름이 천정을 향해서,
거꾸로 자라고 있습니다.
즉,
얼음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아래서 위로 올라가며 자라는 동굴입니다.
이 사진 한장 찍어서,
다른 사람과 공유하려고,
주린 배를 부여 잡고,
산악 마라톤을 하고 있네요.
수자네집 얼음 사진은,
많이 있으나,
직접 눈으로 확인하라고,
이정도로 마무리 합니다.
지금 시간은,
2시 40분이 지나고 있고...
보이는 것처럼,
얼음으로된 산길을 달려서,
3시 반까지 백련사에 가야 합니다.
백련사에서,
다시 7Km를 내려가야,
버스를 탈 수 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최초 생각은,
조금만 서두르면,
얼큰한 국물에,
소주도 한잔 가능할 것으로 예상 했는데,
얼어붙은 빙판이,
복병입니다.
다행히도,
얼음길과 이렇게 좋은길,
절반씩 번갈아 가면서 나타나네요.
날이 좋아서 그런지,
계곡에서는 얼음아래로,
물흐르는 소리가 너무 좋네요.
물소리 따라서,
성큼성큼 내려가고 있는데...
또 다시 이어지는 빙판은,
발걸음을 더디게만 합니다.
아이젠을 다시 신어도,
얼음에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네요.
가급적 얼음은 피하고,
돌멩이와 바위에 의지하며,
힘들게 내려 갑니다.
얼음 길을 걸으려니,
중심 잡기는 어려워지고,
무릅은 더 힘들어 가고...
그래도,
아직은,
사진도 찍어 가며,
조금의 여유는 있어 보입니다.
드디어,
백련사에 도착 했습니다.
오수자굴에 있는,
역고드름만 없었다면,
1시간 전에 여길 통과했고.
지금쯤이면,
조그만 식당에,
자릴 잡고서,
구수한 청국장에,
소주가 함께 했을 텐데...
현실은,
아직도 6Km가 넘게 남았고,
시간은 오후 3시 반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나는,
고요한 산사에서,
부처님께 소원을 빌고 있네요.
산사에는,
연세가 지긋한 스님이,
공양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나는,
속없이,
바쁜 스님을 붙잡고,
구천동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습니다.
역시,
마음이 넓은 스님은,
싫은 내색도 없이,
2시간은 안걸린다고 하시네요.
현재 시간이 3시 40분인데,
2시간이면,
5시 40분에 도착한다는 말인데...
그래서,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노스님께 감사하다 말하고,
서둘러 내려 가려 하는데...
이런 멋진 나무가,
내 눈에 들어 옵니다.
오래된 고목은 맞는데,
어떤 나무 이길래,
절에서 애지중지 키우는지,
그것이 알고 싶어서,
잠시 둘러 봤네요.
돌배나무인지,
산돌배나무인지 가늠은 안되지만,
배나무 종류는 확실해 보이고...
배나무는,
어디서든 흔하게 보이지만,
오래된 고목은 흔하지 않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나무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나 보네요.
중요한 사실은,
시간이 흘러 가는데,
절을 살피느라,
정신이 없네요.
드디어,
지금부터는,
진정한 마라톤을...
백련사가,
구천동 계곡의 시작점이고,
여기서부터,
33개의 명소가 계곡을 따라서,
멋진 모습으로 펼쳐 집니다.
계곡의 길이만 6Km가 넘고,
숲도 울창해서,
누구든 편하게 올 수 있는 곳입니다.
겨울 보다는,
여름에 편한 마음으로 둘러보면,
정말 멋진 곳이겠지만...
지금,
나의 상황은,
구천동 33경은,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백련사의 일주문은,
조금 편법이... ㅎㅎ
편법이라 해도,
50년 전에 목공들의 손 기술로 만들어진,
멋진 일주문 입니다.
일주문은,
기둥이 일렬로 배치되고,
좌우로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한,
아무런 기둥이 없는데...
여기는,
"X"자 형태로,
보강 작업을 했네요.
우째튼,
잘 감상하고,
산을 내려 가려 하는데...
백련사에는,
유적이 몇가지 있는데,
돌로 만들어 놓은 돌계단과,
돌로 만든 스님의 무덤이 문화재라고 하여,
잠시 둘러 보고서 내려왔습니다.
구천동 계곡을 대표하는,
33곳의 멋진 장소는,
모두 계곡에 있는 소(담)이거나,
커다란 바위,
그리고 나지막한 폭포들입니다.
그런데,
사진으로 보이는 것처럼,
물들이 얼어서,
33경을 보려해도,
제대로 볼 수가 없네요.
아마도,
얼음이 없었으면,
나는 버스를 놓치고,
걸어서 서울까지 가야 했을 듯... ㅎㅎ
우째튼,
오후 4시가 지났고,
남은 거리는 4Km정도 남았습니다.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허둥지둥 서둘러 보는데...
드디어,
산행이 마무리 되는 줄 알았는데...
여기는,
산행의 종점이 아니라,
산림욕장이 있는,
관리 사무소라 하네요.
차가 있는 곳까지는,
아직도,
한참을 걸어야 합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송어 양식장도 있는데,
너무 급한 나머지,
사진도 한장 없이,
그냥 내려 왔습니다.
혹시,
구천동에 갈 일이 있다면,
송어 한마리 잡아서,
소주라도 하세요.
드디어,
저멀리 상가들이 보이고...
어딘가에는,
내가 타고 갈 버스가 있을 듯...
6Km가 넘는 거리 이지만,
사람도 적을 뿐만 아니라,
길도 완만하고,
대부분 포장된 길이라서,
어렵지 않게 내려 왔습니다.
혹시 다음에 갈 사람 있다면,
구천동 계곡은,
백련사까지 쉬운 코스이지만,
왕복 최소 3시간은 필요 합니다.
그리고,
포장된 길을 걷지 말고,
등산로를 잘 만들어 놨으니,
그곳을 이용하고...
나처럼 뛰어 다니지 말고,
편하게 4시간 정도 예상하고,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상가에 도착을 했으나,
시간은 4시 40분을 지나고 있고...
어딘가 들러서,
소주라도 하고 싶은데,
시간 여유가 도저히 안되네요.
산채정식과 구수한 청국장은,
침만 꿀떡꿀떡 삼키고,
톡쏘는 소주는,
눈으로 벌컥벌컥 들이켰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한마디 했습니다.
나에게는,
알콜성 치매로 인해,
내 의지와 상관 없이,
막걸리 한병이 가방에 남아 있다고... ㅎㅎ
주변사람에게,
피해가 될까 봐서,
조용하게 마시고,
꿈나라로 접어 들려 하는데...
반가운 친구가,
술한잔 하자 합니다.
얼마나 기쁘던지,
단숨에 달려 갔습니다.
생일도 챙겨주고,
소주도 한잔,
아니 한병 들이키고...
어리석은 산행으로,
너무힘든 하루였으나,
반가운 얼굴과,
소중한 시간이어서,
피로를 깨끗하게 떨치고,
하루를 마감 했습니다.
========
누군가 그립고,
보고 싶다는 이유로,
그를 찾아 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더구나,
멀리 떨어져 있다면,
더욱더 힘들고 어려운데...
개인 일정을 버리고,
어렵게 시간 만들어서,
함께하는 그들이,
너무좋았습니다.
나도,
그들처럼 행동하길,
꼭 그래야겠다는 마음으로...
=====
첫댓글 눈구경못해 아쉬웟겟네 넘무리하지마
그래.
안부 고맙네.
헛다리 짚어구먼~그니까 다리아프제 ㅋㅋ
어째~~~.
덕유산이 눈꽃 & 상고대 명산이란던데
찾아가긴 잘 찾아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