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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면을 위하여 <잠 잘자게하는 방법>.
인생의 3분의 1은 수면 시간이라고 한다. 너무 바빠서 ‘하루가 25시간이나 26시간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잠자는 시간을 무척 아깝게 여길 것이나,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은 온종일이라도 잠 좀 잤으면 좋겠다고 탄식할 것이다.
‘인간은 왜 자야 하는가’라는 것은 수면에 관한 가장 초보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이다. 이 물음에 도전한 사람은 수없이 많았지만, 지금까지도 결정적인 해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단지 수면이란 인간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라는 정도는 확인하였다.
수면의 역할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수면은 그 날의 피로해진 심신을 회복시켜주고 다음 날의 일할 에너지를 축적하기 위해서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수면 상태를 심리학적으로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낮 동안의 활동기를 ‘생(生)’이라 가정할 때 수면 중은 ‘사(死)’가 된다.
약간 묘한 표현일지는 모르지만, 인간은 매일 밤 죽었다가 다음 날 되살아나는 일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수면을 생명현상에 수반되는 리듬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러한 심리학적인 해석과 유사하다.
원시 시대의 사람들은 해가 뜨면 활동을 시작하고 해가 지면 곧 잠자리에 들었을 것이다. 초목이 자연의 리듬에 따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그러다가 말라죽듯이, 인간의 활동 리듬도 거대한 자연의 흐름에 따르게 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우주의 자연법칙에 따라 행동하며, 각기 고유의 리듬으로 때로는 긴장하고 또 때로는 여유 있게 살아간다.
인간이 낮 동안에는 일하고 밤에는 잠을 자야 하는 것은 낮과 밤을 만들어 주는 태양의 활동 리듬에 순응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의 복잡한 생활양상은 밤에도 일할 것을 요구하게 된다. 최근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잠 없는 사회」라는 특집 기사에서 “야간 근무를 건강의 손상 없이 해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단언하면서 이는 수백만 년에 걸친 장구한 진화과정에서 형성된 ‘몸 안의 시계’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 했다.
‘잠은 뇌의 활동 시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인간이 자고 있는 동안에도 뇌는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수면 중에도 뇌가 계속 활동하고 있는 것을 뇌파검사로 알 수 있는데, 잠자리에 들면 차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가 새벽녘이 되면 서서히 얕은 잠이 되어 마침내 잠에서 깬다는 식의 간단한 것이 아니다.
수면 경로를 연구하는 ‘수면 생리학’에 의하면 수면에도 주기가 있어 하룻밤 내내 깊은 수면과 얕은 수면이 몇 번이나 반복된다고 한다. 정상적인 잠은 보통 90분 정도의 간격으로 깊어졌다 얕아졌다 하는데,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완만한 리듬으로 4~5번 되풀이된다. 뇌파란 뇌가 활동할 때 생기는 뇌전류를 포착하여 측정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뇌의 활동상태를 판단하려면 뇌파의 움직임을 보고 알 수 있는데, 현재는 뇌파의 완전정지 상태를 죽음(뇌사)으로 친다.
뇌파는 단순히 눈을 감고 있을 때와 뜨고 있을 때가 다르게 나타난다. 눈을 뜨면 시계의 자극으로 뇌의 일부분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 완만한 파동으로 움직이는 파동을 알파파, 주파수가 빠른 것을 베타파라고 한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여 밝혀진 바에 의하면 잠자리에 들어 잠이 들락말락하는 상태가 되면 알파파장은 사라지고, 뇌파 전체의 진폭이 낮은 완만하고 불규칙한 파장이 나타난다. 이 때가 바로 ‘갓 잠이든’ 무렵이다. 아주 작은 소리에도 놀라 잠을 깨는 수면단계인데 ‘수면 제1기’라고 한다.
이 단계가 지나면 ‘제2기’로 들어가는데, 뇌파는 더욱 불규칙적으로 완만한 파형이 되면서 방추형 파장이 나타난다. 이 시기는 고른 숨소리를 낸다. ‘수면 제3기’는 잠이 점점 깊이 들어서 아주 느린 델타파가 나타나는 단계라 하는데, 외부의 자극으로도 잠이 쉽게 깨지 않으며 몸을 흔들어도 모를 만큼 거의 깊은 잠에 가까운 상태이다.
그러나 이 후에 더 깊은 잠에 빠져들기 때문에 이것은 흔히 ‘중간 정도의 숙면’이라 한다. 이 상태를 지나 더 깊은 잠에 들면 방추형의 뇌파는 사라지고 큰 진폭을 가진 완만한 파형이 나타난다. 이것이 ‘수면 제 4기’로서 가장 깊은 숙면의 단계인데, 집에 불이 난 것도 모르고 잠을 자다가 흔히 불행한 참사를 당하는 시기이다.
그렇지만 임상적으로는 크게 2단계로 묶는다. ‘렘(REM)수면’이라는 얕은 잠과 ‘넌 렘(Non-REM)수면’이라고 부르는 깊은 잠이다. 렘수면이란 잠을 자면서도 안구가 빠르게 운동하는(Rapid Eye Movement) 양상이 나타난다 하여 영문자의 머릿글자를 따서 붙여진 잠인데, 뇌파상으로는 깨어있는 것 같으면서도 근육은 이완되어 있어, 몸만 깊은 잠에 빠진 모순된 상태의 수면을 말한다.
렘수면기에는 손가락, 발가락, 얼굴 등의 근육이 떠는 것처럼 움직이며 자다가 몸을 뒤채기도 하고 꿈을 꾼다. 특히 남자들은 이 시기에 음경이 발기된다고 한다. 렘수면기에 든 동물에게 자극을 주어 자지 못하게 하는 실험을 반복하면 발광하다가 죽어 버린다고 한다.
인간의 경우는 하등동물처럼 발광해 버릴 정도로 연약하지는 않지만, 장기간에 걸친 렘수면의 방해는 정신적으로 비참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한다. 렘수면이 활발하다는 것은 그 사람의 뇌가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와는 반대로 ‘넌 렘수면’은 뇌가 깊은 잠에 빠진 상태인데, 완전히 ‘잠의 4단계’에 들어간 때여서 약간의 자극 정도에는 눈을 뜨지 않는다. 그렇지만 걱정스러운 일이나 심한 스트레스로 불안한 상태에 있으면 이 시기에도 깊은 잠이 들지 않는 때도 있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면 잠에서 깬 뒤에도 수면이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된다. ‘
인간은 하루에 어느 정도의 수면을 취하면 되는가’하는 것은 개인이나 연령차가 있기 때문에 확실한 기준은 없으나, 보통 8시간은 자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8시간 일하고, 8시간은 쉬고, 8시간 잔다는 것은 상식처럼 되어 있다. 전날의 피로가 완전히 회복되고 다음날 소비할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최저 8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매일 8시간 정도 잠을 자면 심신의 컨디션이 매우 좋다는 사람이 확실히 많다. 하지만 ‘6시간만 자도 충분하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0시간쯤 자지 않으면 몸이 나른하고 개운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많은 수면학자들은 하룻밤에 깊이 잠드는 넌 렘수면을 두 번, 꿈을 꾸는 렘수면을 네댓 번 거쳐서 8~9시간은 자야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잠이 부족하면 인체는 어떤 식으로든 보충하려고 든다. 운전 중 자기도 모르는 새 깜박하고 졸다가 불행한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머리가 멍하게 돼 몸이 상하고 생산성도 떨어진다. 만성적인 수면부족은 단순한 신경증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혈압, 심근경색, 위궤양 등을 유발하며 이런 질병들이 결국은 수명을 단축시킨다.
뇌는 자는 동안 체력을 축적하고 정보를 보관 재정리하며 면역 기능을 조절하는 등 건강한 몸과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활동을 한다.
지난해 미국 시카고 대학의 개스린 스피겔박사팀이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는 하루 3,4 시간밖에 못 자면 탄수화물의 소화, 저장 능력이 저하되고, 호르몬 분비, 조절 등의 이상으로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같은 노화와 관련된 질병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하였으며, 독일 수면의학회에서는 야간 근무자들의 건강실태를 조사하였는데, 이들의 80%가 수면장애와 각종 신경증으로 시달림을 받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통계에 의하면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공무원, 성직자, 교사들의 평균 수명은 78세였으나 교대 근무를 하는 야근자들은 65세에 그치고 있다. 또한 미국 베데스다 해군의료센터 연구진은 수면 중 심하게 코를 골아 이로 인하여 호흡이 일시 정지되는 수면 무호흡증 환자들은 계속되는 수면장애로 심장마비와 같은 급성사를 일으킬 수 있으며 피로감의 누적이 성생활에도 막대한 지장을 준다고 하였다.
특히 남성은 발기부전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는데, 에어콤프레셔가 부착된 특수 마스크를 이용하여 치료했더니 발기력이 향상되고 성욕과 극치감이 높아짐이 확인되었다고 말하였다.
언제부턴가 우리의 밤이 환해졌다. 가로등 불빛 때문만은 아니다. PC방, 찜질방을 비롯해 밤을 밝히는 공간이 많아진 탓이다. 전에는 홍등가에 국한되던 현상이었는데 갈수록 도심 유흥가는 물론이고 일반 주택가도 ‘잠 못 이루는 밤’을 연출하고 있다. 매미들도 한 수 더하여 밤에도 낮처럼 울어대 잠을 설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조기퇴직, 명예퇴직, IMF 부도사태에 이어 주가폭락으로 이어지는 경제적 불안정은 직ㆍ간접적으로 불면증, 우울증 등을 만든다. 잠을 8시간쯤 자도 잠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 정신신경학에서는 수면장애증에 해당한다. 아무리 잠을 자려고 애를 써도 좀처럼 자지 못하는 불면증을 비롯하여 코를 골면서 숨을 쉬었다 안 쉬었다를 되풀이하면서 자는 ‘수면 무호흡 증후군’, 발목이나 무릎, 엉덩이 등을 움찔움찔 움직이는 탓에 잠을 설치는 ‘주기적 다리운동 증후군’, 수면 중 허깨비가 보이거나 가위 눌려 발작증세가 동반되는 ‘기민병’ 등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우울증으로 온 불면증은 정신병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은, 충분한 잠을 자지 못했다는 데에 정신이 집중되어 있어 잠을 자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신경을 괴롭혀서 오히려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자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많은 좌절과 불편을 느껴 더욱 잠자기 힘들어 진다고 한다.
불면은 마음의 병이다. 불면증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자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형태로든 잠은 잔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수면 시간이 짧아진다. 노인이 된 후 할 일이 아무 것도 없으면 자연히 수면도 점점 줄어든다. 그런 사람들이 잠을 못 이루는 것은 나이에 맞게 변화되었을 뿐이지 불면증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온 불면이라면 매일 몇 분간 마음을 안정시키는 조용한 명상 시간을 갖고 매사를 적 으 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포츠나 취미를 즐기고 웃는 시간을 많이 갖는 슬기로운 생활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지름길이다.
술이나 수면제로 불면을 해결하려는 방법은 의존성이 지속되어 좋지 않다. 수면을 전문으로 연구하고 있는 미국의 코넬대학 심리학과 교수 제임스 B. 마스 교수가 제시한, ‘잠 잘 자게 하는 방법’ 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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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대에는 잠을 자거나 사랑을 나눌 때에만 들어간다. 침대에 누워 10분이 지나도 잠이 들지 않으면 의자에 앉아 책을 읽거나 다른 조용한 활동을 한다.
*∙취침 4~6시간 전에는 카페인이 많이 든 커피같은 음료를 마시지 않으며 담배도 피한다. 니코틴은 흥분작용과 각성작용이 있어 특히 자기 직전이나 밤에 깼을 때는 금해야 한다.
* ∙잠자기 전에 과식하지 않는다. 반면에 가벼운 간식이나 따뜻한 우유 한잔이라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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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에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깊은 수면을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 전 3시간 이내에는 심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 ∙
* 자기전 성행위는 엔도르핀의 분비가 활발해져 깊은 수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가벼운 스트레칭도 쾌면에 도움이 된다. ∙
* 가능하면 소음, 빛, 높은 실내 온도는 최소화하도록 한다. ∙
* 잠자기 전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면 쾌면에 도움이 된다. ∙
* 수면을 유도하기 위하여 술을 먹는 것을 피한다. 초반에 술 때문에 자더라도 밤에 깨게 된다. 또 습관화되면 알코올 중독증으로 이어진다.
옛날부터 즐겁게 잘 자는 ‘쾌면(快眠)’은 잘 먹는 ‘쾌식(快食)’, 잘 싸는 ‘쾌변(快便)’과 함께 장수의 3대 첩경으로 여겼다. 이처럼 잠은 천혜의 보약(補藥)이다. 일 때문에 잠을 못 잔 경우엔 주말이나 여유시간에 한두 시간 더 자서 피로를 풀어야 하지만 온종일 몰아서 잠만 자는 것은 생체시계의 리듬을 깨는 자해행위인 셈이다.
20~30분간의 낮잠을 즐기는 것은 생산능률이 향상되고 정신건강에 힘이 된다고 한다. 미국의 한 소년원에서는 청소년들의 비행을 줄이는 방법으로 낮잠을 즐기도록 하고 있다. 잠 못 이루는 밤을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자기의 생활 패턴부터 개선하여야 한다.
건전하고 긍정적인 생활로 되돌아가면 건전한 육체를 보전하게 된다. 쾌면은 건전한 육체에서 오게되는 것이다.
나의 보약은 점심 후 의자에 기대어 한 30분쯤 꿈나라에 다녀오는 것이다. 이 습관을 지금까지 30년이 넘도록 지켜 온 인생인데, 많은 학자들은 30분 정도의 낮잠을 ‘뇌에 생기를 불어넣는 좋은 양생술’이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