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30분쯤 도착한 넬슨(Nelson) 시는 뉴질랜드에서 평균 집값이 제일 비싸고, 일조량이 가장 많은 태양의 도시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맛있게 하는 레스토랑을 물으니 대부분 보트 셰드(Boat Shed 보트 창고로 가라고 한다.
해변가 물속에 기둥을 박고 만들어놓은 그리 크지 않은 레스토랑인데, 벽에 있는 메뉴판을 보니 해산물 요리 전문점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메뉴판을 한참 보다가 도무지 뭘 먹어야 할지 몰라서 주변 손님들의 테이블 위에 있는 음식을 보고 그 중 세 가지를 골랐다.
다행히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한국에서 한글로 된 메뉴를 보며 즐겨 먹는 음식을 주문하는 일은 어린이라도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낯선 외국에서 이리저리 설명이 많은 메뉴를 보고 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을 주문하기란 확률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뉴질랜드의 대중적인 음식 메뉴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1 중국 음식 주문하기
저렴한 가격의 중국 음식을 주문하러 들어갔다가 한쪽 벽면에 빽빽하게 적혀 있는 100가지가 넘는 메뉴를 보면 정말이지 난감하기 그지없다.
뉴질랜드에서 성업 중인 중국 음식은 주로 홍콩과 중국 남반구의 음식이다.
거의 모든 음식이 센 불로 볶은 스터 프라이 (Stir FIY)와 튀긴 음식 (Deep FIY)이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음식이나 입맛은 다르겠지만 내가 추천하는 중국 음식은 다음과 같다.
• 볶음밥 (Fried rice)
한국의 볶음밥에 가장 가깝다
여러 가지 재료를 선택할 수 있으며 주로 해산물이나 닭고기, 쇠고기 등의 육류와 이를 다 섞은 콤비네이션이 있다.
• 차오메인 (Stir fired noodle)
볶음국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역시 볶음밥과 같이 여러 가지 재료를 선택할 수 있다.
• 스위트 앤드 사워 포크 (Sweet & sour pork)
한국의 탕수육과 흡사한 음식이다.
한국의 것보다 더 달콤하고 새콤한 맛이 강하며 돼지고기로 만든다.
• 원톤 튀김 (Deep fried Wonton)
튀김만두와 흡사하지만 만두소가 적고 만두피가 훨씬 큰 형태의 만두를 튀긴것이다.
·수프 (Soup)
주로 옥수수 닭고기 수프와 게살 수프가 입맛에 맞다.
이 외에도 오리고기를 구워 토막으로 잘라 내오는 요리와 쇠고기를 블랙빈 소스(Black bean source 자장 비슷한 소스로 단맛이 적다)와 볶은 요리도 밥과 곁들여 먹기 좋다.
2 서양음식주문하기
뉴질랜드의 음식은 프랑스의 음식 이나 이탈리아의 음식처럼 특이한 재료 또는 색다른 방식의 조리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비교적 단순하고 평범한 약간은 심심한 듯한 영국식 식문화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신선한 재료 덕분에 평범하지만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스테이크부터 신선한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까지 종류는 다양하다.
• 스테이크 (Steak)
레스토랑에서 주로 사용하는 스테이크 부위는 쇠고기의 최고급 부위인 아이필렛, 스카치 필렛을 주로 사용하며 양고기의 경우 갈비뼈와 함께 붙어 나오는 커틀렛(Cutlet)을 많이 사용한다.
이 외에도 많은 종류의 스테이크가 있지만 쇠고기의 경우 한국 사람에게 약간 질기게 느껴질 수 있고, 양고기의 경우 특유의 냄새가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다.
굳이 양고기를 맛보고 싶은 사람은 성장한 양(Mutton, Sheep)보다는 어린 양고기인 램(Lamb) 이 훨씬 더 맛있다.
레스토랑마다 스테이크에 곁들이는 소스가 다르지만 대부분 고기 본래의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부드러운 소스를 곁들이기 때문에 크게 난감한 경우는 없다.
그리고 한 접시에 약간의 샐러드 또는 감자가 곁들여 나오는데, 이것 역시 각 레스토랑마다 조금씩 다르다.
• 오늘의 생선 (Fish of the day)
뉴질랜드의 거의 모든 레스토랑 메뉴에 있는 오늘의 생선은 그날 들어오는 신선도 최고의 생선살을 그릴이나 팬에 구워준다.
비린내가 전혀 없는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주로 새콤한 레몬이 곁들여진 타르타르 소스와 함께 나오며 뉴질랜드의 바다 맛을 느낄 수 있다.
도미, 대구와 비슷한 코드, 킹피시, 존도리, 트라벨리 등 신선한 생선들이 최상의 상태일 때 제공된다.
·기타해산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초록잎 홍합, 바다가재, 가리비 등 많은 해산물이 자연산으로 제공된다.
특히 초록잎 홍합은 맛과 향이 여느 홍합과는 달라 그 진한 맛을 오래 기억하게 되며 관절에도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리비 역시 아무 조리 없이 버터를 약간 두르고 베이컨으로 둘둘 말아 팬에 빠르게 익혀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익숙하지 않겠지만 조개 종류도 바다가 만들어낸 순수한 맛을 보려면, 한 번쯤 마오리 식으로 날것으로 먹어보라.
한 번 맛보면 모든 요리가 그저 한 수 아래로 보인다.
와이코로푸푸스프링스
이곳 골든 베이에는 와이코로푸푸 스프링스 (Waikoropupu Springs)라는 신비한 샘이 있는데 안내문에는 세계에서 제일 맑은물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 물은 16km 길이의 지하 수로를 거치면서 정화되어 솟아오르고 물의 투명도는 63미터다.
쉽게 말하면 물속 63미터까지 보인다는 것이다.
물은 투명하다 못해 파란색이 돌고 아주 차갑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샘물’ 속에서 커다란 송어들이 두세 마리씩 유유히 노닌다.
초당 1만 4000리터의 물이 샘에서 솟아 오르는데, 흰 규소 성분의 모래가 물빛을 받아 반짝이며 함께 뿜어 올라오는 모양을 보고 ‘춤추는 모래’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맑은 물이 초당 1 만 4000리터, 분당 84만 리터,시간당 5040만 리터, 하루에 12억 960만 리터 ...... 아마 이런 곳을 보면 나를 포함한 몇몇 독자들은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왜 이런 좋은 돈벌이를 하지 않을까?’
뉴질랜드에서 ‘좋은 사업’은 ‘벌이가 좋은 사업’이 아니다.
자연에 도움이 되거나 최소한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는 것’이 좋은 사업의 기본 전제다.
고지식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자연 보호를 통해 평등과 공존, 나눔이 생겨난다.
이렇게 독특한 명소에 누구나 올 수 있고, 입장료도 없고, 마시기 위해 물을 퍼가는 것을 제어하지도 않는다.
부지런히 올라와서 어둑할 무렵 콜링우드(Collingw∞d) 홀리데이파크에 도착했다.
주인은 영락없는 뉴질랜드 농부 스타일이다.
하루 종일 햇볕을 찍어서인지 얼굴이 붉고, 방금 샤워를 마치고 손에는 차가운 캔 맥주를 들고 있다. 여유 있는 웃음을 띤 채 어디든지 마음에 드는 자리에 캠퍼밴을 대라고 한다.
콜링우드 홀리데이파크는 바다와 만나는 강 하구에 자리 잡고 있어 우리 캠퍼밴에서 낚싯대를 던지면 바다에 닿을 듯하다.
하구에 비치는 저녁놀을 보며 모두 가족이 보고 싶다고 한마디씩 했다. 쌀을 씻으러 부엌에 나가니 주인이 벽에 써놓은 말이 아주 인상적이다.
“홀리데이파크에 대한 불만이나 개선될 점은 친구들 말고 우리에게 말씀해주세요. 홀리데이파크에 대한 칭찬이나 즐거웠던 점은 우리가 아닌 친구들에게 말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