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머리를 잘라 제사를 지낸다고? 그건 너무 야만적이구나. 앞으로 그런 방법을 써서는 안 된다. 내게 좋은 방법이 있으니 기다려 보아라.“
공명이 군사들은 강가에서 쉬게 하고... 자신은 천막을 치고 안으로 들어가더니.... 무언가 만들기 시작합니다. “여기...밀가루를 가져와라... 그리고 돼지고기를 잘게 썰어 볶고.... 파와 각종 양념으로 버무려라.“ “승상께서 무얼 만들고 계신가?” “글쎄 수제비를 만드는 것도 같고 찐빵을 만드는 것도 같고.... 확실한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자아....다 만들었다. 맹획과 모든 장수들은 이리 와서 이걸 하나씩 맛보도록 하시오.” “승상...이게 뮙니까? 빵 같은데.... 꼭 사람의 머리모양으로 만드셨군요.” “그렇소.... 이건 사람의 머리 모양으로 만든 빵이니... 이름을 만두(饅頭)라 하겠소. 이 만두 백 개를 사람 머리 대신 강에 뿌리고 제사를 지내시오. 그럼 노수강물이 잠잠해질 것이요.”
군인들이 만두를 강에 던져 넣자 노수를 지키던 창신(猖神)이 반갑게 달려듭니다. “이 놈들이 드디어 사람 머리를 내게 바치는 구나. 이번엔 그 숫자가 훨씬 많구나. 기특한 놈들..... 그런데....이 사람 머리는 좀 작구나... 맛을 한번 볼까? 쩝쩝쩝...(창신이 만두 먹는 소리) 음! 맛은 기가 막히구나. 배불리 먹었으니 이제 파도를 잠재워야겠지?”
노수를 지키던 창신은 사람 머리 대신 만두로 만족하였고 이윽고 노수는 잠잠해졌습니다. “맹획....잘 있으시오. 그리고 나라를 잘 다스리시오.“ “승상...안녕히 가십시오. 여러 장수들과 병사들도 수고 많았습니다.“
이렇게 공명의 남만 정벌은 끝이 나고 무사히 촉국 수도 성도로 돌아왔습니다. 공명이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온 해가 서기 226년의 일입니다. 한편 그 해에 위나라에선 황제 조비가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원래 조비는 폐가 약한 폐질환 환자였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병을 그 아비인 조조에게 철저히 숨긴 겁니다. 조비에게 병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아버지가 다른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줄게 뻔하기 때문이죠. 조비의 정실부인은 견(甄)씨 부인이며 이름은 견복입니다. 견(甄)은 之人의 번자라고 하여 "진"으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혹자는 <진씨부인>이라도 하지요. 견씨 부인은 조비보다 나이 많은 연상의 여인이며... 위나라 제일의 미녀로 이름이 나있습니다. 견씨는 처음엔 원소의 차남인 원희의 아내였지만 조조가 기주를 공격했을 때 그의 아들인 조비가 원소의 자택을 기습합니다. 그리고는 견씨를 만나게 되죠. “허걱....저...저게 사람이냐 선녀냐? 수....숨이 막히는 구나“
조비는 견씨에게 첫 눈에 반하게 되었고. 적장의 아내임에도 불구하고 정실 부인으로 삼습니다. 견씨는 조비의 사랑을 듬뿍 받아 아들 조예와 딸 동항 공주를 낳게 되죠. "부인...부인은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천사같은 여자요. 쪽...쪽...쪽...."
이렇게 총애하던 견씨 부인.... 그러나 여자의 미모란 세월 앞에서 무너지게 되죠. 화무십일홍(化無十日紅)이라 했던가요? 열흘 붉게 피는 꽃은 없는 법. 세월이 흘러 견씨 부인의 미모가 사라지자... 황제는 <곽귀비>라는 젊은 여자를 총애하게 됩니다. “곽귀비...그대가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천사요. 쪽...쪽....쪽....“
황제의 총애를 받게 된 곽귀비는 자나깨나 견씨 부인을 모함합니다. <베개밑 송사>라는 말이 있지요? 늘 견부인을 헐뜯던 곽귀비는 어느 날... 오동나무를 깎아 사람 형상을 만든 후... 황제의 생년월일을 적고.... 대못을 박아 황제의 처소 근처에 묻어 둡니다. 그리고는 며칠 후 우연히 발견된 것처럼 호들갑을 떱니다. 조선 숙종시대 <장희빈>을 연상케 하는 스토리죠. "견씨가 황제인 나를 죽이려고 못된 짓을 하다니.... 천하의 나쁜 마녀였구나."
며칠 후 황제의 사자가 독이 든 술잔을 황후에게 전달합니다. “제명(帝命)이요. 황후는 술잔을 받고 자결하시오.“
견씨는 흐느끼며 독배(毒杯)를 마십니다. “폐하....억울합니다. 언제는 천사 같다고 칭찬하며 사랑해주더니 이제는 자결하라니요? 전 죄가 없습니다. 전 목각 인형이 무언지, 저주문이 무언지 알지 못합니다. 난 황제 폐하의 아들과 딸을 낳은 죄밖에 없습니다. 진상을 규명해 보지도 않고 중상모략 한마디에 자결을 명하다니요? 억울합니다. 흑흑흑...내 아들 <예>야.... 꼭 황제의 자리에 오르거라. 그리고 어미의 억울함을 잊지 말아다오.”
황후인 견씨 부인은 독배를 마시고 자결합니다. 견황후가 죽자 곽귀비는 깔깔거리며 시신을 조롱합니다. 견황후의 머리카락을 풀어헤쳐 산발한 모습으로 만들더니 시신을 관에도 넣지 못하게 방해합니다. “저 뇬 입에는 쌀겨를 넣어라. 그리고 발가벗겨 흙에 묻어라”
견황후를 제거한 곽귀비는 황후에 오르게 됩니다. 그가 바로 문덕황후(文德皇后)입니다. 그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견황후의 아들 조예는 묵묵히 계모인 문덕황후에게 효성을 다합니다. 조예는 총명하고 똑똑하여 조비의 사랑을 받았고... 황태자의 지위에 올랐습니다. 황태자가 된 조예는 마음속으로는 늘 어머니를 그리워했습니다. <어머니...보고 싶습니다.>
하루는 조비가.... 아들 조예와 신하들을 데리고 사냥을 나갔는데.... 어미 사슴을 활로 쏘아 잡았습니다. 그러자 놀란 새끼 사슴이.... 조예가 탄 말 밑으로 뛰어 들어와 숨었습니다. "태자야! 어서 그 사슴을 죽여라."
아비인 조비가 독촉했지만.... 조예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새끼 사슴을 껴안았습니다. "이 사슴이 어미를 잃은 저와 처지가 비슷한데... 어찌 죽일 수 있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조비가... "그렇구나....조예야.... 어미 없이 자란 네가 가엽다. 그러나....넌 참으로 덕 있고 너그러운 황제가 되겠구나" 이렇게 칭찬하였다 합니다.
서기 226년 조비는 각혈을 하며 기침을 심하게 하더니 피를 토하고 죽고 말았습니다. 이때 조비의 나이 불과 40세.... 황제의 자리에 오른 지 7년만의 일입니다. 한나라 헌제를 시해한 후 황위를 찬탈하고.... 죄 없는 황후까지 비참하게 죽인 응보가 아닐까요? 조비가 죽고 .... 조예가 제2대 위나라 황제에 올랐습니다. 황제가 된 조예는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시작합니다. “악녀 곽씨를 잡아와라.”
곽씨는 조예 앞에 끌려와 울며불며 발악합니다. “난 선제(先帝)의 정실부인이요. 아들인 당신이 나에게 이럴 수가 있소? 황제는 태자 시절 나에게 효도를 다하지 않았소?“ “악녀 곽씨는 잘 들어라. 난 황태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내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숨기고 살아 왔다.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던 시절인지 아는가? 넌 끊임없이 내 어머니를 모함하지 않았던가? 네 모함에 말려든 선황께서는 어머니에게 독배를 내리셨다. 당시 내 나이 15세.... 난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견뎌야 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난 늘 어머니가 그리웠다. 이 아픈 감정을 네가 알기나 하느냐?”
황제 조예의 싸늘한 말에 곽씨는 비로서 부들부들 떨기 시작합니다. “황제폐하...살려주십시오. 잘못했습니다. 제발 살려만 주십시오.“ 황제는 싸늘하게 명합니다. “그 독배를 마시고 자결하라. 술잔을 받지 않으면 대들보에 목을 매달겠다.”
곽씨부인 문덕황후(文德皇后)는 결국 독배를 마시고 피를 토하고 죽습니다. 곽황후가 죽자..... 그녀가 자기 어머니에게 했던 것처럼 곽씨의 시신을 조롱하며 머리카락을 풀어헤쳐 산발한 모습으로 만듭니다. 그리고는 “저년 입에 쌀겨를 들이 부어라. 그리고 저 년을 발가벗겨 관에도 넣지 말고 흙에 묻어라”
곽황후에게 복수 한 후 어머니 견씨 부인을 문소황후(文昭皇后)로 추증합니다. 그러기에....... <사람은 항상 선하게 살아야 하는 법.... 그리고 인과응보는 있다는 법>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