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디즈니+ 보는데 맛들려서 옛날 마블 영화 정주행하고 있다가 갑자기 흥미로운 다큐멘터리가 추천에 떠서 봤다. 그래서 오늘은 그 다큐멘터리에 대해서 써 볼꺼다.
상어, 몇억년동안 바다를 지배해 온 바다의 왕이다. 그 중에서도 백상아리는 바다에서 덤빌 자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바다 생태계의 정점이다. 하지만 최근에, 이런 백상아리를 또다른 최상위 포식자 범고래가 사냥한다는 소식들이 전해지기 시작한다.
첫번째 사례에서는 범고래 무리가 백상아리를 뒤집어 기절시킨 후, 그를 물어 간을 빼고 무리들과 나누어 먹었다는 말이 들려왔다. 정확히 범고래가 백상아리를 사냥하는 장면은 보지 못했지만, 피와 기름이 바다에 둥둥 떠있는 걸로 알아챌 수 있었다고 한다. 백상아리를 비롯한 상어들은 몸을 뒤집으면 극도로 온순해지는 일종의 기절 내지 마비 상태에 걸리게 되는데, 범고래는 이것을 이용해 백상아리를 사냥했다.
한편, 여기 또다른 사례가 있다; 이번에도 범고래 무리가 백상아리를 습격했는데, 이번에는 돌고래가 물고기 무리를 조여오는 것처럼 백상아리를 포위하다 갑작스럽게 물며 사냥에 성공했다. 마찬가지로 그들은 백상아리의 간을 빼먹었으며, 백상아리는 이상하게도 방어, 공격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혼란에 빠진듯한 모습을 보였다.
백상아리의 간에는 엄청난 양의 영양소가 있어 범고래들이 그것을 조금만 먹어도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다. 그렇기에 범고래들은 백상아리를 사냥한 후, 간만 빼먹고 시체는 그대로 버린다.
한편, 두개의 사건이 일어난 후, 근방에서 백상아리가 아예 사라졌다. 원래 포식자가 서로 경쟁하며, 강한 포식자가 약한 포식자를 잡아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위 포식자가 그곳에서 아예 떠나는 일은, 없거나 매우 드물다. 두 곳 다 백상아리의 주요 서식지였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건 이후로 모두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건 조금 미심쩍었다. 때문에 제작진은 백상아리의 시체를 구해 몸에서 백상아리가 죽은 후 생성된, 특수한 물질을 채취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이 물질을 체취하고, 그것을 직접 백상아리들에게 실험을 했다. 처음에는 그냥 미끼를 던져주고, 이후에는 물질을 발라서 다시 던져줬는데, 처음에는 야무지게 먹던 백상아리들이 두 번째에 미끼를 먹으려다가 다시 뱉고,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를 통해 우린 백상아리가 죽은 후 몸에서 내뿜은 물질이, 다른 동료 백상아리들에게 일종의 경고 신호를 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백상아리는 같은 사상과 목적을 가진 녀석들끼리 무리를 짓고, 그렇게 여러 마리가 함께 생활하는(그렇다고 너무 부대끼진 않는다) 클랜 생활을 하고 있다. 클랜 안에서는 서로 교감하고 같이 사냥을 하기도 하며, 만약 서로 다른 클랜끼리 만난다면 싸우지 말자는 경고의 의미로 소통하기까지 하는 고등생물들이다. 이런 백상아리가 범고래가 나타난 지역에서 다 사라진 것은, 동료의 죽음을 통한 경고를 헛되이 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