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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대위원이었던 이준석이 안철수 교수에게 얼마 전 있었던 룸사롱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입장표명을 두고 "징징거린다"는 표현을 썼더군요. 그의 언어 천박성에 대해서 말들이 있지만 언어의 천박성을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가 정치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 같아 그에 대한 언급을 좀 하고자 합니다.
사실 이준석이라는 청년의 등장 자체가 정치를 왜곡하는 현상이었습니다. 새누리에서 이준석이라는 아이콘을 왜 등장시켰는지 잘 알 수는 없지만 그의 등장시 따라다녔던 포장은 그가 하버드 출신의 젊은 경영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하버드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하였다고 하지만 사실 하버드는 컴퓨터 사이언스가 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과목입니다.
물론 이준석이 이코노미도 전공하였지만 이코노미로 대학원을 진학하려면 수학도 함께 이수하였어야 할 것이지만 그의 트위터 이력에는 나와있지 않았습니다. 미국 교육 시스템이 단순히 학부 졸업하는 것으로 그의 능력을 평가하는 곳이 아닙니다. 대학에서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의해서 얼마든지 학문의 넓이와 깊이를 확대할 수 있고 그 결과로 대학원에 진학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준석의 능력이 부족하여서인지 그렇지 않으면 대학원에서 요구하는 과목을 이수하지 못해서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쨋든 이준석은 하버드를 졸업하는 것으로 그의 학력은 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새누리와 대중은 이준석의 포장을 과대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이것도 하나의 정치라고 할 수 있지만 분명 포장은 결코 상품의 질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왜곡일 것입니다.
이런 포장은 비단 경력과 이력에서만 일어나는 아닐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의 특징을 들라고 한다면 '구호와 이미지'일 것입니다. 이걸 전형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이준석이 추종하고 있는 박근혜입니다. 박근혜의 이미지는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첫 째는 수첩과 둘째는 그의 어머니입니다. 아무리 사람들이 수첩공주라고 비아냥거려도 박근혜는 최근 청년들과와 대화 장면에서도 수첩을 들고 뭔가를 적고 있더군요.
수첩을 들고 적는 모습이 꼼꼼하게 체크하고 기억하여 실행하겠다는 이미지를 제공합니다. 그가 들었던 것을 실행했는지 대중은 관심이 없습니다. 대중은 생각보다 지적이지 않습니다.
다음은 박근혜씨의 어머니를 연상케하는 머리 모양입니다. 대중들은 독재자 박정희와 그와 반대되는 이미지의 영부인을 떠올립니다. 박정희의 독재성에 분노하다가도 영부인을 떠올리면 그 분노가 사그러듭니다. 영부인이 여성들과 어린이와 같은 연약한 자들을 대변하고 보호하였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박근혜는 영부인 추모식에서 어머니의 꿈이 자신의 꿈이 되었다고 확실한 이미지 발언을 하더군요.
다음은 구호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박근혜는 과거와의 단절을 구호로 외쳤습니다. 그 과거가 무엇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과거와의 단절을 시키려면 결코 과거 독재세력들과의 단절도 고려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박정희의 독재에 대해 언급하면 5.16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느니 과거에 억매어서는 안된다느니 하는 선문답만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과거와의 단절이 부정부패, 불통의 상징이 되어버린 이명박과의 단절이어야 할 것입니다만 총선 후 민간인 사찰 4대강 사업 등 이명박정권의 실정에 대해 야당의 국정감사나 특검 요구에도 비협조적인 것으로 보아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구호에 대중은 말초신경이 자극되어 새누리를 찍었습니다.
지금은 또 어떻습니까? 재벌개혁을 구호로 외치고 있습니다. 분배를 중시하고 재벌집중 경제체제에 비판적인 김종인을 내세우면서도 부자감세와 재벌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것을 보면 재벌개혁에도 별 실체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대중은 이런 구호의 구체성을 따지지 않습니다. 막연히 그런말을 들으면 이미지가 구호를 현실화시킬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 특히 소득순위가 낮은 사람들의 경향이 이와 같습니다. 이렇듯 이미지와 구호는 표를 얻어야 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대중들에게 호감을 주는 이미지가 나타났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안철수입니다. 안철수는 어딘지 기준의 때묻은 정치인들과는 다른 순수한 맛이 있을 것이라는 이미지를 대중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과연 이 험한 정치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과단성이 있는지 걱정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의 순수한 이미지는 이러한 걱정을 삼키고도 남습니다.
그런 이미지에 오물을 끼얹으려는 책략이 바로 안철수 룸사롱 음해입니다. 경찰이 루머를 사찰하고 그 사실의 진위여부를 알고도 그런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보수 언론과 새누리당에서는 이를 이용하여 안철수의 이미지를 벗겨내려 하였던 것입니다. 이것은 안철수의 상징을 무너뜨리는 중대 사건일 수 있습니다.
박근혜가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것과 같이 안철수에게도 이미지는 중요합니다. 그 이미지를 훼손하는 음해에대해 침묵해서는 안됩니다. 대중은 안철수의 정책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적어도 순수성과 진실성, 안철수의 구호에서 드러나듯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그의 이미지에 주목합니다.
그러므로 안철수의 해명은 결코 징징거림이 아닙니다. 이것이 바로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이준석에게 충고 한 마디 하고 싶습니다.
"준석군! 이것이 바로 정치라네."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82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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