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초에 L.A. 의 묘지 풍경(?)을 이 곳에 올려 서울과 사뭇 다른 죽음에 대한 생각을 소개한 적이 있다. 지역적으로도 떨어져있고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니 어찌보면 죽음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른 것은 당연하리라. 그런데 오늘 달라도 너무나 다른 산뜻한(?) 장례식에 갔다와서 께름직한 소재지만 궂이 알려주고 싶어 이렇게 여기에 올린다.
내 손님 중의 한 분이 타계를 했는데 이 양반이 Surfer 다. 오늘 오후에 조그만 예식을 한다고 그의 친구가 (역시 나의 손님) 연락을 했기에 참가했다. 그 친구가 Text 로 보낸 사연 중에는 옷은 아주 Casual 하게 입는다고 해서 T-shirt 에 깨끗한 바지를 입고 나섰다. 연락을 한 친구로 부터 주소를 받고 도착해서 놀란 마음이 말 그대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바닷가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예상은 하고 갔지만 가서 보니 아주 아름답고 조그마한 공원이었다. 게다가 문상객(?)의 옷 차림에 잠시 할 말이 없어졌다. 모두가 다 바닷가에서나 입는 Shirts 에 반 바지를 입고 있으니 Picnic 에 온 것 인지 아니면 Funeral 에 온 것 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서로 모여서 이 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에 미망인이 나타 났는데 Hawaiian 복장에 Lei 까지 하고 왔다. 30 여명이 조금 넘는 문상객들과 Table 에 놓여 있는 남편의 사진을 보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객들을 맞는다. 나 또한 미망인과 hug 하면서 인사를 나누고 얼마 안있어 예배의 시간를 갖었다.
목사님의 말씀이 새롭다. 이 자리는 이 세상을 떠난 사람을 애도하는 자리가 아니라 모두를 사랑하고 모두에게 사랑 받은 그 사람의 생애를 Celebrate 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Celebrate 을 아무리 번역을 하려해도 되지가 않아 그대로 쓴다. 우리의 관습으로는 Celebrate 이라는 단어가 장례식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아서인가 보다. 예배 중간에 친구 대 여섯명이 나와서 고인과의 추억을 이야기 했다. Camping을 함께 가서 고인의 탁월한 요리 솜씨로 집에서도 못 먹어본 요리를 먹었다는 이야기로 부터 직장에서도 존경을 받았덛 그의 근무 태도 까지 이야기가 나왔다. 어떤 친구들은 이야기 도중 감정을 억제하기 위해 잠시 멈추기도 해서 분위기 숙연하게 하기도 헀다.
짧았지만 의미있었던 예배를 마치고 모두가 고인의 재를 뿌리는 행사를 하기 위해 바닷가로 나갔다. 생전에 함께 파도를 탔던 친구들이 재를 담은 용기를 가지고 상당한 거리 만큼 나간 후에 바다에 재를 뿌렸다. 미망인과 나머지 조객들은 그 광경을 치켜보고 있는데 재가 뿌려질 때에는 손을 들어 신호를 보내면서 알려 주었다. 곧 이어 해변에 있던 우리는 목사님과 함께 모두 손을 잡고 고인을 위해 기도를 나누고 난후 바다에서 돌아오는 Sufer 들을 맞이했다.
옆에 있던 조문객에 물어보니 이렇게 하는 예식이 Surfer 들의 전형적인 장례식이라고 한다. Hawaii 에서 부터 유래가 되었다고 하기에 나에게는 이러한 예식이 처음이라서 놀라웁게 받아들여졌다고 했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Hawaiian Shirts 에 반 바지 복장은 오늘의 예식에 맞추어서 예의를 표시한 복장이었다는 것을 뒤 늦게 나마 알게 되었고 오히려 내가 결례를 한 느낌마저 들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사건을 직접 봤다는 느낌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산뜻한 장례식" 이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다른 적당한 표현이 있을런지?

예식 장소와 조문객들. 조문객들의 옷 차림이 놀라웁기만 하고.

미밍인 (가운데) 과 조문객들의 담소. 아래에 있는 남편의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 중.

생전의 파도 타던 모습과 조객을 위해 마련된 긴단한 음식.

친구 Surfer 들이 고인의 재를 가지고 바다로 나가고 있다.

조문객들이 멀리 나간 친구들을 보고 있다. 조그만 점들로 보인다.

동그랗게 모여서 재를 뿌리고 있고 미망인을 (Lei 를 하고있슴) 친구들이 위로하고 있다.
첫댓글 참 의미있는 장례식 같습니다.
장자는 마눌님이 죽었을 때 항아린가를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다지요.
어느 TV 프로를 보니 장례식이 그 동네의 축제날이더라구요.
아름ㅁ다운 장례식에 숙연해지네요. 삶과 죽음의 시작과 끝도 소박 간결햇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러한 영결이 마음에 듭니다,
생전의 위세를 보이려고 요란뻑적지근 장례보다.... 유족과 조문객이 서로 한마음이되어 조용한 위로와 격려를...나누는모습이 바람직하네요
산뜻한 장례식, 멋있는 장례식 그리고 울지 않는 예식.
나 죽어 치를때, 친구들이 추억담을 들려 줄래나??
정말 Something Quite Special~~~
대만에서는 장례식 때 스트립걸들이 공연을 해서 즐거운 분위기를, 또 동남아 어디에서는( 발리? )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고인을 보내는데.....이건 요란스럽지 않으면서도 고인을 respect하는 아주 색다른 분위기의 특별한 장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