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명계남씨가ㅡ우천식 시를 붓글씨로.씀
참고) 당시 우리 카페에 우천식이 올린 글
https://cafe.daum.net/yong29/FkAf/3183
우천식 辯
당시 파리 파견 근무 중이었는데, 2009.5.9일 벼락과 같은 극단사 소식 접하고 놀란 마음에 남긴 글...
영어시로 먼저 oecd 게시판에 급보삼아 실었고, 이어 위 한글로 정리해 oecd 대표부, 사무국 등 한국인직원분들과 공유했던 글입니다.
제게 노통은 제가 겪은 어느 "통"보다고 깊고 깊은 업무인연.
임기내내. 국정 청사진보고서인 노노믹스(역동과기회의한국)로 시작해서 "양극화"작업(classified, 이후 단계적으로 공개), 그리고 이 둘과 동반성장 등 기타 작업을 총망라한, 대한민국사상 가장 본격적인 국가비전과전략 보고서라 할 "비전2030 (함께가는 희망한국)"까지...
한마디로 깊고 깊게 얽혔는데, 돌아보면 심신이 피폐해 질 정도로 힘들고 허덕였지만 정책연구자로서 제 생의 가장 보람된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나라살림에 관한 제 공부 및 활동 전반의 방향, 틀, 대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요.
그래서 인지 노통 떠난 이후에도 꿈에 가끔 나타나는데 대체로 좋은 모습,,,
제가 끙끙댈때 자상한 형님, 선배처럼 저를 성원하는 모습과 내용입니다.
꿈이라는게 잘못하면 억지춘향격, 견강부회격 착락의 미약이 될수 있겠지만 잘 쓰면 생산적 확정편향, 활력과 방향성, 동기유발을 위한 긍정적 에너지원, 삶의 묘약이 될수도 있겠지죠.
그런 의미에서 위 노통 조시를 쓴 이후 일년쯤 지난 즈음에 있었던 제 꿈 한편 조심스럽게 소개합니다.
꿈은 무엇일까?
이루어질까?
흉몽인가 길몽인가 선몽인가 견몽인가?
해몽에 따라 "묘약"이 될수도 "미약"이 될수도 있는 꿈의 세계...
welcome to scientific mysiticism or mystic scientifism.
보낸사람Woo Cheonsik <8nirvana@gmail.com>
받는사람 ...
날짜 2010년 4월 16일 오전 1:19
선생님,
회신 감사합니다.
제 게으름과 치기를 긍정적으로 이해하시고 항상처럼 격려해 주시니 감사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럴 때가 되었다, 늦었지만 좋은 경험이다 라고 생각하고 생산적으로 받아들이려 하지만, 무거운 것은 사실이고, 50 지천명에 접어든 나이에 주변에 이를 함께 나눌 사람도 많지 않고, 나눈다 하여도 어쩔수없는 한계..
결국 자기만을 상대로한 실존적 문제에 봉착하게 되어 주변이 어두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럴수록 선생님의 권려가 더욱더 감사합니다.
요즘 계속 꿈을 꾸는데... 참 재미있습니다.
어제는 노무현 대통령과 한 이불속에서 서로의 아픔을 도닥이는 그런 꿈을 꿨습니다
노 태통령이 어디선가 몇몇 일행과 함께 언덕길을 걸어오는데,
옛날 수방사 요원같은 군복을 입은 한 무리 (4-5명)가 그 양반이 노통인 것을 알고도 다가가 마구 안면/전신구타를 해서 질질 끌고 올라갔습니다.
노통은 코가 무너지고 얼굴이 피범벅이 되었는데, 이들 한 무리의 군인들은 한건 했다는 듯 승리의 웃음을 계속 흘려 댑니다.
그러다 언덕 위편에서 한 장교가 초소같은 곳 위에서 이 광경을 목격하고 내려와 이들을 나무라고 제어하면서 노통에게 다가가자 하자(노통인지는 몰랐겠지만).
군복입은 무리의 오야같은 사람이 이 장교까지를 칼로 찔러버립니다.
저는 이 광경을 제3자로 보고 있었는데, 어찌하다 보니 저도 상처투성이의 몸입니다 (그전에 그리 된 상황이 있는데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하다 보니 저도 노통이 상처투성인채로 누워있는 이불에 들어가 함께 누워있게 되었는데, 노통의 체온이 따뜻합니다. 노통이 저를 알아보고 뭔가 말을 합니다. 우박사도 여기 와 있는가... 이런 등등.
이러면서 뭔가가 중간에 많이 있었고... 다시 생각나는 것은 축제입니다.
보통 축제가 아니라 세상의 온갖 신이란 신은 다 모인, Pantheon의 축제 같습니다.
금빛이 성성한 신상들 같은 것이 수많이 열을 지어, 호화찬란란 음악을 배경으로 춤추듯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습니다.
부처님 비슷한 분(들)이 손오공 여의봉 같은 금장을 휘두르며, 그 금장이 길어졌다 짧아졌다 요술방망이인 듯 춤을 추며, 그렇게 찬란한 연단같은 곳으로 앞으로 얖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절대적 교지같은 음성이 들립니다.
“이것은 다 기망이야. 사악한 불교가 만드는 요망한 허상이야...
” 이를 증명하듯 퍼레이드는 점점 더 눈을 어디 한군데 둘수 없도록 현란, 오묘해 지고 있습니다.
팬더모니엄 행렬처럼... 그러다 마침내 끝을 맺었는데, 요망한 허상으로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퍼레이드에 참가한 수많은 신상들이 도처에 나름대로의 자리를 잡아 찬란히 빛나고 있는 만신전Pantheon의 모습이었습니다.
눈을 떠서 한참을 생각을 해 보았는데, (벌써 잊어버린 중간중간의 내용은 많지만)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폭력, 만신전, 불교, ,...
다 의미를 부여할수 있겠죠.
제가 요새 생각하는 것은 정적 tranquility입니다. 항상 생각이 요동을 치는데, 며칠 전 혼자 누워서 있다보니 아 tranquility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생각이 없고, 생각을 한다는 생각도 없고,
이런 생각을 하는 나도 없고,
근심도 없고,
뭐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고....
이후 며칠 이런 상태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새로운 경험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숨을 쉬며 고운사람, 미운사람을 만나며 사는 일상 중에는 이런 상태를 내내 못 유지하더라도, 부끄럽거나 자랑스러움 속에 하고싶은 일이나 하기싫은 일을 하고 사는 일상 중에는 이런 생태를 내내 유지 못하더라도 눈뜨며 눈감으며 지내는 하루에 단 1시간, 10분만이라도 이런 상태를 유지하고 절대정적 속에 존재를 느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파리에 온지 1년 반이 넘었는데...
별로 한 게 없는 듯하면서 동시에 많은 것을 겪은 듯합니다.
몸은 전반적으로 건강해졌고, 좌절을 겪으면서 위장되지 않은 겸손을 찾게도 되었고...
앞으로에 대한 구체적인 의욕도 갖게 되어씁니다.
이게 다 꿈속의 만신전, 그 현란한 기망이 아니라는 것을 서울에서 선생님 뵙고 검증받아야 겟죠.
쓰다보니... 삼천포가 되어 버렸네요. 오늘은 이만 정리하겠습니다.
우천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