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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독도는 막내가 아닌 맏이다
같은 화산섬인 제주도가 120만 년 전에, 울릉도가 250만 년 전에 해저 용암분출로 생성된 섬인데 비해 독도는 460만 년 전에 이미 생성된 섬이다. 울릉도나 제주도와는 비교가 아니 될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툭하면 동해에 외딴섬 막내라고 하는데 너무 그렇게 얕잡아보지 마라. 어디 덩치가 크다고 윗사람이고 어디 똑똑하고 잘 낫다고 윗사람이더냐. 오랜 역사만큼이나 뼈대를 지녔느니 동정의 눈초리보다는 됨됨을 믿어라. 동도와 서도를 합쳐 91개의 섬에 암초까지 있어 그리 생각처럼 만만치가 않다. 비록 돌뿐인 섬이라지만 육지로부터 흙과 풀씨가 날려 와서 뿌릴 내렸다. 비록 숲은 없어도 기린초 같은 60여종의 야생초가 꽃을 피운다.
어디 그뿐이랴. 괭이갈매기가 집단서식하고 슴새, 바다제비 같은 철새들이 이동하다가 머물다 가는 곳으로 새들의 고향이라 하지 않는가.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인근해역은 어부에게는 더없이 좋은 황금어장으로 꼽힌다. 배가 서서히 선착장에 접안을 하였다. 발길을 내딛는 순간 가슴이 뭉클하다. 아마도 대한민국이라는 같은 DNA를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동도와 서도는 직경 거리로 불과 151m밖에 아니 된다. 본래는 하나의 섬이었다. 수많은 날을 두고 바람과 파도에 끊임없이 씻기어 지금처럼 동도와 서도로 나뉘었다. 그를 입증하듯 동도와 서도 사이에는 삼형제굴바위를 비롯해서 징검다리로 군데군데 울타리 말뚝을 박아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동도의 초입에서 벽면을 만져본다. 모래와 시멘트와 자갈이 뒤섞인 듯 좀은 거칠해도 화산석이다. 그래도 오늘날까지 끄떡없이 견디어 오지 않았느냐. 앞으로도 저런 모습 바꾸려하지 않고 저돌적인 힘을 보여주리라. 저들을 연결시키면 그냥 하나의 몸뚱이 독도가 되는 것이다. 독도경비대원들이 곳곳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과자와 사과를 나눠주며 악수를 하고 격려를 하였다. 같은 또래는 들떠서 관광이지만 저들은 얼마나 답답하랴. 그러나 국토수호라는 본연의 임무에는 한 치도 소홀함이 없을 것이다. 때마침 물이 다소 빠졌는지 암초가 드러나며 바닥이 제법 넓어 보인다. 북새통을 이루며 한 장이라도 더 사진 찍기에 서로 경쟁이라도 붙은 성싶다.
언제 또 온다고 쉽게 말할 수 있으랴. 하나라도 더 기억에 담고 하나라도 더 추억으로 새기고자 짧은 시간을 바삐 쪼개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너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새로운 각오들이 불끈불끈 일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 시간을 위하여 2주 전에 때 아닌 폭우에 돌풍으로 취소되었고 어제 아침에도 잔잔한 날씨였지만 파랑주의보가 해제되지 않아서 첫배가 뜨지 못했다. 여기 와서도 자꾸 물살이 강해진다며 입도가 불확실해 애 태웠다. 다시 승선하라는 기적소리에 야속한지 머뭇머뭇 연신 아우성이다. 그간 티브이 등에서 많이도 보았기에 전혀 낯설지가 않다. 현장을 확인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30분은 훌쩍 지나가고 일렬로 서서 경례로 환송을 한다.
460만년 연륜을 지닌 너는 울릉도나 제주도보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할아버지 어른이시다 화산분출에 솟아오른 한 몸뚱이였으나 오랜 세월만큼 바람이 깎고 파도에 씻기면서 동도와 서도로 나뉘며 91개의 섬이 되었다만 너의 본질까지 변했으랴
표면에는 기린초 같은 60여 야생화를 꽃 피웠다 오로지 돌만 있던 돌섬에 흙이 날아들고 풀씨 꽃씨가 날아들었다 새들의 쉼터에 고향이 되었느니 바다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를 하는 어장 비록 사람이 살기에 탐탁지 않은 환경이어도 뉘라서 너를 눈독들이지 않으랴
섬나라 특유의 못된 욕심은 끝내 어쩌지 못하여 오늘날까지 온갖 회유와 협박과 간계로 독도를 억지로 넘보려고 하지만 울릉도 동남쪽 87.4킬로 독도는 한국 땅 오늘도 너의 귓가에 쟁쟁하게 들리리라 온갖 문서나 지도에도 나왔건만 모른 척 괘씸한. - 독도는 한국 땅
- 2014. 11.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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