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테러 그 현장을 찾아 순국사절을 추모하다.

[이종원]

아웅산 테러현장을 찾아 순국사절을 추모하다.

1983년 10월 9일 오전 10시 25분, 천지를 뒤흔드는 폭발음과 함께 서석준 부총리, 이범석 외무부장관 등 대통령 수행한 순국사절 17명과 버마인 4명이 비명에 쓰러졌다. 

사망 21명을 포함해 목숨을 건진 부상자만 50여 명에 달하는 대참변이었다.

테러 당시 이곳은 버마의 영웅 아웅산을 비롯해 8기의 봉분을 따로 있었고 그 위에 육중한 지붕을 머리에 이고 있었다. 범인은 바로 이 지붕에 고성능 폭약을 설치했던 것이다. 그러나 30년이 훨씬 지난 오늘날 아웅산 묘는 당시 묘역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지붕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일까 지붕은 온데 간데 없고 시멘트로 미끄러지듯 탑을 조성했으며 왼쪽 구석에는 하얀 별까지 새겨 넣었다. 탑 전체가 붉은 색이어서 이곳에서 희생당한 정부요인들의 선혈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을 뭉클해졌다.

천운을 가졌다고 할까. 전두환대통령은 어떻게 살아날 수 있었을까? 영빈관에서 미리 기다려야 할 버마 외무부 장관이 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2분이나 지각을 했다. 외교적 결례를 버마 외무부장관에게 단단히 화가 난 대통령은 장관을 바깥에서 2분을 더 기다리게 했고 예정시간 4분을 넘어 출발한 것이다. 일정이 지연되자 몸이 달았던 사람은 이계철 버마 대사였다. 아무래도 대통령보다 미리 행사장에 가서 예행연습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이 버마 대사의 벤츠차에는 태극기 달려 있었고 대사는 전 대통령처럼 앞머리가 살짝 벗겨져 북한의 요원들은 전대통령으로 착각한 것이다. 위자야 극장 근처에서 대기했던 북한의 요원들은 차가 지나가자 확신한 것이다. 

대통령이 좀 늦게 도착한다는 무전을 받은 수행원들은 애국가를 한번 더 부르자며 예행연습에 돌입하게 된다. 이때 진혼의 나팔소리가 들리자 지붕에서 고성능 폭탄이 터져 아수라장으로 바뀌었다. 폭발에 잘려나간 살점들

폭발음 소리를 들은 대통령은 급히 차를 U턴, 모든 순방일정을 취소하고 특별기편으로 귀국 길에 오르게 된다.

정부인사들이 참혹하게 순국했음에도 전두환 대통령은 북한에 보복공격을 감행하지 않았을까.             만약 남북이 전쟁상황에 돌입했다면 자신이 유치했던 86 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이 무산될 가능성이 컸고 세계속에서 한국 경제의 성과를 보여주려된 꿈이 산산조각 나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선택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러나 만약 대통령이 죽었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한국의 특수부대는 주석궁에 잠입해 김일성 암살을 감행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응전을 할 것이고 남북은 전면전에 치닿게 된다. 결국 중국과 소련의 참전, 그리고 미국까지 전쟁에 개입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한반도는 세계대전의 전쟁터로 잿더미가 되었을 것이다. 

비록 후대에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는 전두환이지만 대통령으로서 이때 살아준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리고 군사적 보복을 취하지 않고 온건하게 대응해 이 시점부터 북한에 외교적 우위를 점한 것은 높이 살 만하다. 대한민국 국운은 이렇게 곡예줄 위에 놓여 있었다.

대통령이 위험하고도 외교적 실리를 얻기 힘든  버마를 왜 찾았을까? 항간에는 철권통치를 하다가 뒤로 물러나 실권을 행사하는 독부독재자 네윈의 통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라는 애기도 들린다.  

미얀마 사람들의 아웅산 사랑은 대단하다. 오늘날에도 조그만 도시를 찾으면 가장 중요한 장소에는 어김없이 아웅산 동상이 서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 이순신장군에 비견되는 인물이라 하겠다.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일본에 가서 군사훈련을 받았고 1942년 일본군과 함께 미얀마로 돌아왔건만 일본의 통치방법이 영국보다 잔인해  다시 일본에 대한 저항운동을 벌이며 영국과 함께 2차 세계대전 승전국이 되었다. 그리고는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 정부와 담판을 벌여 독립약속을 이끌어 낸 분이니 건국의 아버지라 학ㅆ다..

1948년 버마가 독립을 하게 되는데 수개월전 1947년 7월 19일 회의 진행도 중 신원 불명 인물에게 암살당하게 된다. 만약 이 위대한 정치인이 암살되지 않았다면 버마는 동남아 최고의 나라가 되지 않았을까. 아웅산 수치 여사가 바로 이분의 딸이다

아웅산 묘는 죽기 전에 미얀마사람들이 꼭 가보고 싶은 사원인 쉐다곤사원과 불과 100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사건 3일 전부터 쉐다곤 공원 아웅산 묘지 주면을 사전 답사 했고 이틀전 새벽 02:00에 비밀리에 아웅산 묘지 지붕에 폭탄을 설치했다고 한다.

지금은 지붕은 없고 붉은 탑만 솟아 있다.

테러범 3명은 바로 이 깐도지 호수 부근 숲에서 노숙했다고 한다. 테러범 중 신기철은 검거중 현장에서 즉사했고 진용진은 자백을 거부해 85년 처형되었다. 사건의 전모를 실토한 강민철은 종신형으로 감형되었으며 2008년까지 살았다가 53세 일기로 옥중에서 간질환으로 사망했다

사상으로 무장된 테러범 중에 강민철만은 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고 자백을 했을까. 검거도중 적들에게 던질려고 했던 수류탄의 핀을 뽑자 바로 폭발했던 것이다. 다른 요원의 수류탄도 마찬가지. 이때 그는 팔을 잃게 된다. 북한은 테러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일부러 자살을 가장한 무기를 지급했던 것이다. 이에 강민철은 북한에 대해 배신감을 느꼈고 급기야 사건의 전모를 밝히게 된다. 이들이 다 죽었더면 북한은 오리발을 내밀지 않았을까

강민철이 죽기 1년 전 한국으로 돌아가 여생을 보내고 싶어했지만 당시 남북은 화해무드가 진행중인 당시 상황에서 이 테러범의 귀환은 부담이었기에 결국 남북의 버림을 받으며 감옥에서 옥사하고 만다.

상상 이상의 존경을 받는 국부 아웅산의 묘소가 참혹한 테러현장으로 변했으니 버마 국민들의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북한과 국교 단절은 물론 거기다 이 아웅산 묘는 30년 이상 출입을 일반인의 출입을 금했던 것이다. 거기에는 아웅산 수치여사의 등장도 한몫 했을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어느 정도 민주화가 이루어지자  2013년 6월 1일부터 아웅산묘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내국인에게는 우리 돈으로 200원을 받는데....외국인에게는 무려 3천원을 내야 입장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부인사들이 억울하게 죽었으니 한국인에게는 입장료 면제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  

2012년 5월 북경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마친 이명박대통령은 극비리에 미얀마를 방문해 이 아웅산 묘역을 찾는다.그러나 순국사절을 기리는 어떠한 표시도 없자 추모비를 세우자는 여론이 일었다. 

그러나 미얀마 국부의 묘지 앞. 즉 성지에 다른 나라의 조형물이 들어오는 것이 영 내키지 않았을 뿐더러 아웅산 폭파사건을 다시 들춰내기 싫었던 것이다.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노력덕에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아웅산묘에서 50미터 쯤 떨어진 곳 경비동 옆에 추모터를 허락한 것이다.

드디어 2014년 6월6일 현충일 순국사절 추모비가 양곤 아웅산묘역 옆에 건립된 것이다.

추모비는 7억 3천만원 예산으로 국내에서 제작해 선박편으로 미얀마까지 왔다. 가로 9m, 높이 1.5m, 두께 1m의 벽 모양으로 세워졌으며, 검은 오석의 추모비에는 순국사절 17명의 이름과 직책이 명기돼 있다. 추모비 사이로 5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테러 현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미얀마인들이 추모비 주변을 물로 말끔히 청소한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미얀마 답사에 나선 모놀과 정수 회원들 . 아웅산 묘 추모를 첫일정으로 삼았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고인들을 위해 묵념했고 그리고 함께 애국가를 불렀다. 미얀마 하늘에 울려퍼진 애국가.....속울음을 삼켰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지켜주소서"

[장인아]

가슴이 뭉클했어요....

[종준]

대장님다운 첫 시작입니다.!!!

[킬리만자로]

아직 기억이 생생한 현장을 갔습니다.
미얀마와 우리나라가 활발하게 교류하기를 기대합니다.

[이종원]

31년만에 개방된 곳~~그 전에는 가고 싶어도 못간 곳이지요. 짧지만 아주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고운]

숙연하게 하루를 시작했지요..

[별꽃]

감사 묵념 드리고 애국가 부를 때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이 . . . 역시 우리 모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