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화) 날씨: 맑음 / 낮기온: 16도 / 미세먼지: 나쁨
지난번 2코스에 이어 오늘은 3코스를 가기위해 야탑역 1번출구에서 250번 버스로 도촌동 섬마을9단지로 간다. 도촌천변의 데크길을 따라 조금 거슬러 올라가니 지난번 날머리였던 영장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나온다. 본래는 갈마치고개(갈증이 난 말에게 물을 먹이고 넘던 고개)부터 시작해야 되지만 교통편을 고려해서 지난번에 이 곳까지 와서 끝냈다.
완만하지만 꽤 긴 오르막 길을 오르기 시작해서 기도원을 거쳐 행운의 돌탑을 지나 섬말(도촌의 순우리말) 쉼터에 이르니 땀이 많이 난다. 일기예보에 오늘 낮 기온이 꽤 많이 오른다고 했다. 아침,저넉은 쌀쌀하다더니 아침부터 조금 덥게 느껴진다. 겉옷을 벗고 본격적으로 능선길을 이어간다.
성남 누비길은 성남시계를 능선을 따라서 걷는 명품 숲길로 높지않은 산들을 이어가는 일곱구간으로 되어있다. 특히 3구간 영장산길은 거리가 약10Km 되는데 계속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해서 서울둘레길의 앵봉산/봉산숲길 보다도 더 운동이 많이 되는 구간이다. 갈마치고개를 지난 지점 (섬말쉼터)에서 시작했지만 능선까지 긴 거리를 올라왔으니 거의 10Km를 다 걸은 셈이다.
능선의 양지 바른 곳에는 생강나무가 노란 꽃을 활짝 피워 봄의 전령사로서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진달래 꽃눈도 나오기 시작했으니 이제 곧 꽃망울을 터뜨릴 것이다. 생강나무꽃은 얼핏보면 산수유꽃과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다르다.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에 나오느 '노란 동백꽃'이 바로 이 생강나무꽃을 지칭한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미세먼지가 매우 나쁜 날이었지만 명품 숲길을 걸으니 그나마 조금은 나은 듯하다. 성남누비길은 하루에 두 구간씩 걸어도 되지만 한 번에 한 구간씩만 여유있게 걸으니 좋다. 집에서 이동거리가 멀어서 두 구간을 가려면 꽤나 일찍 나와야 하기 때문에 올빼미형인 나에겐 사실 조금 부담이 된다. 이동거리만 가까우면 자주 가고 싶은 62Km의 긴 능선길. 걷기도 좋고 제법 운동도 되는 명품 숲길 인정. 엄지척이다.
중간중간 자주 쉬어가며 간식도 먹고 여유있게 걷다보니 조망쉼터가 나온다. 좌측부터 관악산, 북한산, 도봉산이 보이는 조망쉼터를 지나 영장산(414m) 정상에 도착해서 3코스 스탬프와 인증샷을 찍고 종점인 태재고개까지 길을 이어간다. 지금보니 스탬프에 정신이 팔려 깜빡 잊고 영장산 정상석을 못 찍은게 조금 아쉽다. 각종 자료에는 414m로 나오는데 개념도에는 479m로 되어있다. 실수인가? 왜 그럴까? 높다고 꼭 좋은 산도 아니건만 산마저 높게 보이게 하려는 속물 인간들이란~~~
2구간까지는 성남시와 하남시 경계를 지났는데 3구간은 성남시와 경기도 광주시의 시계 능선을 지나고 있다. 납골당이 있는 분당메모리얼파크를 내려다보며 걷다가 한참 후에 새마을고개를 지나니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율동공원의 분당저수지(자연호수)가 보인다. 계속 걸으면 진행방향 좌측으로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이 보이는데 빌라촌을 짓느라 공사가 한창이다. 그러고보니 들어본 것 같기도 하다. 오포신도시.....(오포란 지명은 경안천을 중심으로 다섯개의 보가 있었던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계속해서 좁고 구불구불한 비탈길 능선을 따라 조심스럽게 한참을 더 가니 마침내 태재육교가 보이고 성남누비길 3코스 영장산길 종점인 태재고개에 도착한다. '태재'자체가 (한양으로 넘어가는) '큰 고개'란 뜻인데 고개를 또 붙인 것은 맞지않는 것 같다.
육교를 내려가니 성남시와 광주시의 경계를 알리는 도로표지판이 보이고, 다음에 이어갈 4구간 불곡산으로 오르는 들머리가 있다. 시계를 보니 14시30분. 쉬는 시간을 제외하면 약 네시간 정도 걸었다. 근처 추어탕집에서 늦은 점심에 막걸리 딱 한잔씩 걸치고 일정을 마무리한다.
1코스 시작점은 복정역이었고, 2코스는 산성역, 3코스는 야탑역, 그리고 다음 4코스 시작점은 서현역이 될 것이다. 서현역에서 버스로 불곡산 들머리인 이곳 태재(고개)로 와서 능선길을 이어갈 것이다.
다음주도 날씨가 좋기를 기대하며 집으로 돌아오니 단지내 양지녘에는 벌써 벚꽃과 산수유꽃이 피어 있었다. 이젠 완연한 봄이다. 온퇴 전에는 계절의 변화도 제대로 못 느끼고 재냈었는데......
내일과 모레는 비소식이 있다. 모처럼 집에서 도상으로 길 공부도 해가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겠다. 비록 트레킹에는 걸림돌이 되더라도 가뭄해소를 위해서는 봄비가 시원하게 한바탕 쏟아져 내려야 한다. ^^
첫댓글 달그림자(M.L)님은 어제 화요일에 성남누비길(城南숲길 = 등산로) 제3구간(영장산길)을 혼트하셨군요. 멋진 성남누비길 後記와 사진들 즐감하고 갑니다. 기실 7개 코스의 성남누비길은 거의 가 다 등산로기에 다른 누리길(나들길)에 비해 갑절 힘들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저희(노란님, 산타전님) 셋이 지난 2월 17일 남한산성 옛길을 하루에 걸었을 때 南門(지화문)을 오를 때 성남누비길 제1구간(남한산성길)과 1/3 정도가 겹치더군요. 그 때 제2구간(검단산길) 시작점 사진 2장을 캡처해 올려 봅니다.
혼트는 아니고 (극)소수정예로 다녀왔습니다. ㅎㅎ
(도로구간이 거의 없는 숲길로) 힘든만큼 걷기는 좋은 62Km의 능선길이지요. 운동도 제법 되고~
앵베실님 응원 고맙습니다.^^
달그림자(M.L)의 성남누비길 제3구간 도보(≒등산) 후기를 보니 3코스에는 불곡산도 있네요. 2코스에 검단산이 있듯이.
佛谷山이라면 정상에 임꺽정봉이 있는 楊州에 있는 산이름이기도 하고 또 2구간 검단산은 河南의 鎭山인 黔丹山과도 이름이 같지 않습니까? ㅋ 달사랑님의 성남누비길 남은 4~7구간 완주도 응원합니다.
성남누비길은 집에서 멀지만 않으면 자주 가고 싶은 명품 숲길이지요.
불곡산은 태재에서 다음에 이어갈 4구간을 미리 찍어온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양주 불곡산도 기회가 되면 가보려 합니다.^^
예봉산 맞은편에 있는 하남의 검단산은 오래전에 딱 한번 갔었고요.
평화누리길 해설사 과정은 잘돼가고 계시지요?
조만간 멋진 도보 해설사로 거듭나시겠군요. ^^
능선 양지바른 곳에 산수유꽃 닮은 생강나무꽃 사진이 반갑고 성남누비길 시작을 갈마치고개를 지난 지점(섬말쉼터)부터 하셨다는 후기 글 보고 8년 전 성남 상대원동 제1공단 내 중소수출제조업체의 관리이사로 재직하면서 일산집에서 車로 출퇴근하며 '갈마치로' 고갯길 지나 다녔는데요, 그 때 썼던 저의 拙詩 [갈마치로]를 다시 들쳐 보는 20일 비내리는 밤입니다.
앵베실님이 시인이란 사실을 잠시 깜빡했는데 참 재주가 많으십니다. 부지런 하시고~
갈마치고개와도 인연이 있으셨네요.
체험에서 우러나온 몇년전 추억의 시 잘 감상 했습니다. ^^
가물어서 봄비는 좀 더 내려야 겠지요.
미세먼지도 씻겨 내려가게......
후기글를 보면서
지독히도 더웠던 지난여름
성남누비길 걸었던 추억들을 즐김니다.
수고많이 하시었습니다.
죽산님은 이미 완주하셨군요?
성남누비길이 아주 쉬운 길은 아니지요. ㅎㅎ 고맙습니다.^^
(1,2구간 연결육교가 개통되어 산성역까지 내려가 길을 건너던 불편이 사라졌습니다.)
달그림자님 ! 성남누비길 3코스를 걸으셨군요 ~
저는 1코스만 두번 걷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욕심이 생깁니다~
즐거운 발걸음 잘 보고 갑니다~
산타전님이라면 충분히 두 구간씩도 가능하실 겁니다. ^^
걷기 좋은 숲길이니 한번 도전해보세요~.
(1구간과 2구간을 연결하는 산성육교가 한달전에 개통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