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3주일만에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 물론 지난 6거래일 동안 KOSPI의 상승률이 2%에 불과하고, 외국인도 하루걸러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매매패턴을 이어가며 지수의 상승탄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의 바로미터인 미국 증시가 사상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미의 12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82.5)가 전월(75.1)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데다, 연말까지 발표될 주요국 경제지표들도 글로벌 경기회복을 반영한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유효함을 시사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급측면에서도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투자자금 유입과 함께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투신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관이 15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12월 결산법인에 대한 배당락일(27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배당관련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17일 이후 6거래일 동안 1조 4천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점이나, KOSPI시장 내 배당주와 통신업종의 상대적인 강세도 배당관련주로 매수세가 쏠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편으로 과거 배당 메리트가 사라진 이후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며 지수가 하락 반전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배당락 이후 장세에 대해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이에 과거 배당락을 전후로 한 KOSPI 추이와 프로그램 매매동향을 살펴본 결과, 지난 2005년 이후 배당락(D) 이전 20거래일 동안 KOSPI가 상승할 확률이 87.5%(평균 3.5% 상승)에 달했던 반면, 배당락 이후 20거래일 동안 KOSPI가 상승할 확률은 37.5%(평균 1.3% 하락)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배당락 이전 강세 이후 약세 패턴을 보인 것이다. 다만, 금융위기 이후(2009년~2012년)에는 배당락을 앞두고 KOSPI가 강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배당락 이후 주가가 추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더라도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의 경우에는 지난 20거래일 동안 KOSPI가 오히려 1% 가량 하락했으며, 배당락 이전 3개월 동안 유입된 프로그램매수 금액도 2003년 이후 두번째로 작았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배당락을 앞둔 가파른 주가 상승이나,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 유입에 따른 심리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여건인 것이다. 과거 배당락 이후 20거래일 동안 지수가 하락한 사례를 살펴본 결과에서도 배당락 이전에 KOSPI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배당락 이후 KOSPI가 6% 이상 올랐던 지난 2003년(-0.5%)과 2011년(-1.2%)에도 배당락 이전 지수가 약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되는 등 배당락 이전의 성과와 이후 장세 분위기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단기적인 측면에서 배당부일(D-1일)의 KOSPI 종가를 회복한 기간을 살펴보더라도 지난 2002년 12월 이후처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됐던 예외적인 사례만 아니라면 대체로 평균 2거래일만에 배당락 이전 지수대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할 때 과거의 경험(배당락 이전 강세 이후 약세)으로 배당락 이후 장세에 대한 부담을 크게 가질 필요는 없는 시점으로 보여진다. 경기측면에서도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결정에도 불구하고 IMF가 내년도 미국의 성장률 전망을 상향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시장 센티먼트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빠르면 올해 4/4분기 이후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경우 국내 증시의 저평가 탈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배당락을 전후로 다소간의 굴곡이 있더라도 이를 중기적인 관점에서 경기민감주에 대한 비중확대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