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중국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 결과에 촉각…美 관세율에는 크게 못 미칠 것
O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진행 중인 유럽연합(EU)이 7월 중 잠정 상계관세율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최근 100%로 인상한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일 것임.
- 현재 미국과 EU 모두 관세 장벽을 통한 중국 전기차의 자국 시장 진입 봉쇄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제조업체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관세 장벽 안에 제조기지를 구축하려 할 것임. 실제로 미국 쪽에서는 멕시코가 중국산 전기차들의 관세 우회 경유지로 떠오르고 있고, 유럽에서는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인 비야디(BYD)와 세계 1위 배터리업체인 CATL이 각각 헝가리에 제조 전초기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장성기차도 유럽 현지에 신규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음.
- 미 백악관은 14일 중국산 전기차, 청정에너지 기술, 컴퓨터칩 및 금속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를 발표했고, 전기차의 경우에는 현행 25%에서 무려 4배가 오른 100%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임. EU는 지난해 개시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불공정 보조금 조사를 조만간 마무리하고 늦어도 오는 7월 4일까지 잠정 상계관세율을 발표할 예정이나, 미국의 관세율에는 크게 못 미칠 것임.
- 이와 관련, 미국 싱크탱크 로디움 그룹은 중국 정부 보조금으로 인한 EU 역내 제조업체들의 피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0%의 상계관세율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으나, 이번 조사가 반덤핑 조사가 아니라 반보조금 조사이기 때문에 50%의 상계관세율이 책정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프란체스카 기레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비상임 연구원은 밝혔음.
- 그런 가운데, EU의 핵심 축인 독일과 프랑스는 중국산 전기차 문제와 관련하여 엇박자를 내고 있음. 역내 최대 경제국이자 자동차 제조 강국인 독일은 애당초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반대해 왔으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4일 발언을 통해, 유럽에 들어오는 중국산 전기차 중 적어도 절반 정도는 중국 현지 서방 기업에 의해 생산된 차량이라고 지적하고 “유럽 및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고, 유럽에서 생산된 많은 차량이 중국에서 팔리기도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음. 반면, 프랑스는 중국의 수출 공세에 맞서 역내 산업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최근 프랑스 당국자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0% 관세까지는 아니더라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음.
- 한편 EU집행위원회는 미국의 전기차 관세 인상 조치에 대해 EU측과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이러한 조치가 WTO 규정과 합치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음. 올로프 길 EU 통상담당 대변인은 미국의 전기차 관세 인상 조치에 대해 “과잉 생산과 불공정 무역 관행을 둘러싼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 문제에 대한 미국과 EU 양측의 우려가 비슷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WTO 규정에 부합하는 자체 도구를 통해 이를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음.
- 지금은 미국의 관세 조치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지만, 현재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헝가리에 유럽 현지 공장을 대거 건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 미 대선을 통해 다른 행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EU 역시 미국의 일방적 관세 조치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기레티 CSIS 연구원은 주장했음.
- 상하이에 기반을 둔 자동차산업 전문가 빌 루소는 미국 또는 유럽의 대중국 자동차 관세는 중국 자동차업체들로 하여금 멕시코나 동유럽 현지 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도록 부추기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음. 또 다른 전문가는 헝가리가 현재는 독일 자동차 기업들의 핵심 생산기지로 남아 있지만, 중국 자동차기업들의 투자가 계속 유입되면 언젠가는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져 리스크화할 수 있다고 올해 초 전망한 바 있음.
- 미국 제조업연합(Alliance for American Manufacturing)은 이미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값싼 중국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유입되면 미국 자동차업계는 소멸 수준의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중국산 자동차의 멕시코 경유 우회 수출에 대해 경고했음.
- 하지만 빌 루소는,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미국 자동차 생산 공급망이 멕시코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관세 부과 시 전체 공급망이 부수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 또는 유럽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 증가를 야기하지 않고서 중국을 고립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음.
출처: 폴리티코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