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열정. 사람들은 수 세기 동안 인간의 성공과 실패를 이 동기로서의 힘을 통해 설명해왔다. 1990년대 후반 동료, 제자들과 함께 열정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열정 연구가 심리학 분야에서 소홀하다는 것에 상당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열정적인 ‘사랑’에 대한 연구가 있긴 했으나 열정에 대한 ‘이론’도 없었으며 열정 활동에 대해 과학적으로 조사한 연구도 없었다. 철학에서 이 개념을 활발하게 연구해왔던 것에 비하면 심리학에서는 이전 세대의 연구(Joussain 1928)가 끝이었다. 그래서 우리 앞에는 큰 과제가 놓여 있었다. 엄밀한 경험적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열정 구인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이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는 열정 구인을 정의하고, 그것을 측정하고, 열정의 긍정적, 부정적 결과에 대한 이론적 설명을 제공하기 위해서 이 이론의 공식에 해당하는 열정이원론 모델로부터 과학적 가설을 도출하고 이 가설을 경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초기에는 이 새로운 구인을 입증하는 논문이 학술지에 실리기가 상당히 어려웠지만, 우리가 수집한 자료들이 가진 힘에 의해 결국 관련 분야에서도 점차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발러랜드 등(Vallerand et al. 2003)의 연구는 쥬생(Joussain) 이후 약 75년 만에 비로소 열정 개념을 부활시켰고, 2003년 이후에는 전 세계의 많은 학자들이 열정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의 목적은 이 연구들을 종합하여 제시하는 것이다. 열정은 인지, 정서, 심리적 행복(안녕감), 신체적 건강, 관계, 전문성과 창의성, 대인관계, 타집단 및 사회적 결과 등 많은 것들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심리학에서, 특히 긍정심리학에서 열정이 미치는 결과는 높이 평가된다. 이 책에서는 열정(특히 조화열정)이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아울러 강박열정은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심지어 약화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철학자들에 의해 강조되었던 열정의 이원성은 여전히 유효했던 것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 첫째, 몬트리올 퀘벡 대학(Universite du Quebec a Montreal)의 사회학 연구소(Laboratoire de Recherche sur Comportement Social) 식구들은 열정 개념이 실재함을 이해하고 입증하는 데에 큰 공헌을 했다. 나는 그들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큰 감사를 표한다. 둘째, 열정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같이하며 열정 연구에 매진해온 전 세계의 학자들에게 감사한다. 그들의 연구가 없었다면 이 책을 쓰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셋째, 이제 고인이 된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의 크리스 피터슨(Chris Peterson)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는 내 친구이자 나에게 이 책을 쓰도록 권유했으며 옥스퍼드 대학 출판사를 소개시켜주었다.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의 몰리 발리코프(Molly Balikov), 아라냐 모레하리(Aranyaa Moureharry), 애비 그로스(Abby Gross)의 전문가다운 조언에도 감사를 전한다. 넷째, 에드워드 디씨(Edward Deci)와 리처드 라이언(Richard Ryan)에게 감사를 표한다. 그들의 지적 유산은 나의 연구에 큰 영감을 주었다. 에드는 오래전 젊은 대학원생이었던 나의 편지에 답장을 보내주고 그 이후로도 계속 나를 지지해주었다. 마지막으로, 나의 아내이자 인생의 동반자 부슈라(Bouchra), 그녀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변함없는 지지에 감사한다. 내가 주어진 일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에 쏟아부은 나의 열정을 그녀가 이해해준 덕분이다.
👨🏫 저자 소개
Robert J. Vallerand
Robert J. Vallerand 교수는 사회심리학자로, 캐나다 퀘벡 몬트리올 대학의 교수이자 오스트레일리아 가톨릭 대학의 겸임 교수이다. 그는 7권의 책과 4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한 동기 이론의 대가이며, 캐나다 심리학회, 국제 긍정심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미국 심리학회, 심리과학학회, 성격 및 사회심리학회를 비롯한 여러 학회의 위원을 지냈으며 캐나다 심리학회로부터 Donald O. Hebb Career Award, 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Sport Science Award를 수상한 바 있다.
📜 목차
서문 ⅰ
역자 서문 ⅲ
제 1 부
서 론
01 열정의 개념 3
02 열정 개념의 역사와 정의 16
제 2 부
이론과 방법
03 열정이원론 45
04 열정의 연구방법 71
05 열정의 발달 90
제 3 부
열정의 개인적 결과
06 열정과 인지 127
07 열정과 정서 158
08 열정과 심리적 행복 189
09 열정과 신체적 건강 221
10 열정, 그리고 수행과 창의성 245
제 4 부
열정의 사회적 결과
11 열정과 대인관계 279
12 열정과 집단적, 사회적 관계 308
제 5 부
결 론
13 요 약 329
참고 문헌 341
사항색인 396
인명색인 405
역자 후기 411
🖋 출판사 서평
역자 서문
운명적인 사랑을 찾는 두 남녀의 내용을 다룬 영화 《세렌디피티(Serendipity)》에서 주인공의 친구인 뉴욕타임즈 신문의 부고 담당 기자가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이 있다. “그리스인은 부고를 쓰지 않았다고 하네. 누가 죽으면 사람들은 그에 대해 오직 한 가지만을 물었지. ‘그는 열정을 가지고 있었나?’(You know the Greeks didn’t write obituaries. They only asked one question after a man died: Did he have passion?)” 이 대사는, 열정이 없는 삶은 결국 공허한 것이며, 열정이 충만한 삶은 그가 생전에 이루었던 성취와는 별개로 삶을 의미 있게 해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열정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 나타나는가? 그리고 열정은 삶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과 어떤 관련을 맺는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철학과 문학, 그리고 예술의 영역에서는 열정의 본질과 양상, 그리고 삶에 있어서의 의미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다루어왔다. 이는 열정이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마음의 현상이며, 마음과 삶의 본질을 이해하는 활동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규범적이고 논리적인 측면의 담론이나 문학적이고 예술적인 표현으로서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의 본질, 그리고 그 변화의 양상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현대 심리학에서 열정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최근 10여 년간 교육학과 심리학 분야에서는 열정 관련 연구가 현저하게 증가하였는데, 이는 발러랜드(R. Vallerand)의 열정 연구에 힘입은 바 크다. 발러랜드는 열정의 준거와 그 두 가지 유형에 대한 이론인 열정이원론(DMP: Dualistic Model of Passion)을 제시하였고, 그 결과 발러랜드의 이원론을 확인하고 지지하는 연구를 포함하여 이 관점이 지닌 이론적 난점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게 되었다. 학술적인 의미에서 볼 때, 열정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심리학적 논의를 제기하였다는 것 자체가 이 책이 지닌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이 책은 또한 발러랜드 자신의 연구를 포함하여 열정이원론을 다룬 주요한 논문들을 종합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에 발러랜드의 책을 누구보다도 먼저 번역하여 소개하게 된 것에 적지 않은 자부심과 기쁨, 그리고 그의 연구 열정에 대해 존경심을 숨길 수가 없다. 역자로서 하는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열정에 관한 학계의 최신 연구 동향과 주요 쟁점을 이해하려는 분들이라면 발러랜드의[열정의 심리학]은 반드시 독서 리스트에 올려두기 바란다.
이 책은 [삶의 목적](브롱크 저, 2021) 번역 이후 박주병 선생님 그리고 박영스토리 분들과 두 번째로 작업한 역서이다. [삶의 목적]과 [열정의 심리학]은 모두 역자의 그릿(Grit)에 대한 학문적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릿은 목적을 향한 ‘열정’과 ‘인내’로 정의되는 개념이다. 역자는 그릿 개념의 심리학적 측정 방식 및 그로 인한 개념과 조작적 정의의 정합성에 간과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음을 증명한 바 있으며, 고민 끝에 목적, 열정과 같은 그릿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에 대해 하나씩 공부하고자 계획했다. 그래서인지[삶의 목적]을 번역할 때와 마찬가지로,[열정의 심리학] 역시 번역을 위해 일부러 발굴한 것이 아니라 공부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손에 쥐어져 있었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는 재미와 함께 공부라는 것에 대한 의무감도 있었던 것 같다.
[삶의 목적]을 번역 후 탈고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 책을 번역하면서 또다시 열정에 관한 정리된 지식이 아니라 열정에 대해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더 연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쌓여갔고, 탈고를 할 때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게 느껴지는 조급함이 밀려왔다. 이 조급함은 이러다가 목적이나 열정 근처에서만 맴돌다가 그릿에는 다가가지도 못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늘 그렇듯이 한 주제를 연구하여 모종의 결과를 얻는 과정은 예상보다 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연구의 마지막에는 또 다른 질문들과 대면하게 된다. 그리고 연구의 결과가 보람찬 것이 아닌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괴감, 실망감이 뒤따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 목적과 열정, 그릿에 대한 연구는 바로 이러한 마음의 상태를 해명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 책의 번역은 이러한 심리적 현상을 이해하고 확인하고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은 사람이 했던 공부의 결과이다. 물론 이 책을 읽을 때 역자의 이러한 관심을 굳이 염두에 둘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이에 구애되지 않고 자유롭게 원문의 의미를 생각하며 읽는 것이 독서의 원래 목적에 더 부합할 것이다. 단, 역자가 공부한 결과를 출판하는 데에는, 마음 한편에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을 책으로나마 만나서 대화하고 싶은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열정의 심리학] 출간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린다. 박주병 선생님은 공역자라기보다는 훌륭한 선배님으로, 열정의 철학적 해석에 관해 어렵지만 즐거웠던 배움의 기회를 주셨다. 이와 함께 마감을 넘긴 번역을 참고 기다려주신 노현 대표님과 복잡한 요청 사항을 서툴게 여쭐 때마다 친절하게 응해주신 이아름, 김다혜 편집자님께도 죄송함과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