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전화 좀 연결해 줘요.
” 1990년 어느 날.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회장은 소련(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뒤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일본 도쿄에서 경유하며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스크바-서울 직항 항공편이 없을 때다.
정 선대회장은 비서에게 한국과 전화 연결을 부탁했다.
뚜-, 뚜-. 정 회장은 연결된 전화를 넘겨받았다.
“아이들 좀 청운동(정 선대회장의 자택)으로 모이라고 해줘요.”
자정 가까운 시간이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등 형제들은 그 새벽에 청운동에 모여 아버지를 기다렸다.
당시 정주영 선대회장과 함께 있던 참모는 이 이야기를 전하며
“정씨 가문은 아버지 말씀을 법처럼 따르던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화는 정몽구 명예회장이 1990년대 미국 출장을 갔을 때 일이다.
알근하게 술에 취한 정 명예회장은 자동차 밖으로 보이는 기차를 바라봤다.
그는 함께 이동하던 참모에게 입을 열었다.
“미국 기차는 참 길어요. 너무 길어서 세다 보면 지나가버려 몇 칸인지 끝까지 세본 적이 없어.”
그러면서 정 명예회장은 “아버지가 저걸 하고 싶어 했거든”이라고 했다. 그는 취하면 아버지 얘기를 하곤 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차그룹 회장에 오른 이듬해인 2001년 현대로템(당시 현대철도차량) 지분을 인수했다. 정 명예회장은 창업자인 아버지를 어려워하기도 했지만, 그 뜻을 따르려는 마음이 있었다.
한 가문의 문화는 대대로 내려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버지에 대한 마음도 정몽구 명예회장의 아버지에 대한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엄격했던 MK의 경영 수업
정몽구 명예회장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 정의선 회장은 아버지 앞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 아들이었다. 김동진 전 현대차 부회장의 설명도 같다.
“2003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지을 때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당시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이 같이 방문했어요. 정 부본부장은 항상 제 뒤에 있었죠. 당시 정 부본부장은 경영수업을 받는 입장이었는데, 조용히 진행 상황을 보기만 했어요.”
김 전 부회장은 “그게 정주영 선대회장 때부터 내려온 이 집안의 문화”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어린 시절부터 남자 장손이라는 이유로 할아버지와 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들과 같은 식탁에서 아침밥을 먹었다. 그 밥상머리들에서 아버지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정씨 집안의 규율을 익혀 갔을 것이다.
아버지의 경영수업은 엄격했다. 그의 핵심 참모들이 정의선 회장의 경영 코치였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참모들에게 “의선이에게 경영자로서의 품성을 잘 얘기해줘라”고 지시했다. 한 참모는 정의선 회장에게 “의사 결정을 할 때 수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경영자의 결정이 수많은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라고 곁에서 조언한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정의선 회장에겐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아버지의 모든 참모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고, 자신의 실수가 모두 아버지 귀로 들어갔다.
때때로 정의선 회장은 경영수업이 혹독하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차 후계자임에도 아들에게 따로 보너스를 챙겨주지 말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다른 임원들에겐 지급되던 보너스였다. 정몽구 회장의 참모들이 “머리 하얀 임원들도 사실상 정의선 (당시)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에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정 부본부장을 빨리 승진시킵시다”라고 할 때에도 정몽구 명예회장은 “아직 안 된다”며 반대했다. “건강 문제가 아니었다면 정몽구 회장은 아들에게 끝까지 경영권을 넘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전직 현대차 임원도 있었다.
아버지는 선이 굵었다. 그런 아버지가 자동차 사업을 키워가는 과정을 정의선 회장은 곁에서 지켜봤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함께 일했던 이들은 일관되게 그에 대해 “동물적 감각이 탁월했다”고 평했다. 그 감각에 대해 누군가는 “돈이 되는 사업을 보는 능력”이라고 했고, 어떤 이는 “배신하지 않을 사람과 배신할 사람을 구분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정몽구 회장의 감각과 추진력만큼은 주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아들은 그것을 배워갔다.
이충구 전 현대차 사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원했던 것을 결국 해내는 것을 보고 정의선 회장이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자동차 만드는 일을 정말 갈망했어요. 정 명예회장이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을 이끌던 1980년대에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하니까 다들 웃었죠. 현대차가 이미 차를 만들고 있는데 왜 현대정공이 나서느냐고. 그럼에도 정 회장은 1991년 ‘갤로퍼’를 만들어서 성공시켰거든요. 그걸 정의선 회장이 어린 시절부터 옆에서 다 본 거죠.”
자동차 업계는 정의선 회장의 경영에서 아버지의 DNA를 읽어낸다. 정의선 회장은 2020년 중국에서 현대차를 구매한 고객이 차량 출고 후 1년 내에 실직하면 차량을 되사주고, 출고 한 달 내에 차량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모델로 교환해 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코로나19로 중국 자동차 시장이 위축했지만, 코로나를 극복한 뒤엔 중국 시장이 가장 빨리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투자한 것이다. 당시 자동차 업계 사람들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뚝심 경영’을 그 아들에게서도 확인했다. 2009년 금융위기 때 러시아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철수할 때도 정 명예회장이 손해를 감수하고 차를 계속 공급해 딜러망을 지킨 일화를 떠올렸다.
“일주일에 한 번 꼭 골프치는 부부”
정 회장이 바쁜 가운데서도 시간을 쪼개 가족과 함께하는 데 정성이라는 건 같이 일했던 이들의 공통된 전언이었다. 이형근 전 부회장은 “정 회장은 대개 주말엔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낸다. 자녀들이 어릴 때도 그랬고, 요새도 그런 것 같더라. 참 가정적”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 부부는 금슬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정 회장과 가까운 한 대기업 오너는 “정 회장이 일주일에 한 번은 부인과 9홀 골프를 꼭 칠 정도로 사이가 좋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전 등 양궁 경기장에선 정 회장 부부가 함께 경기장을 찾아 한국팀을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남은 숙제는
주요 대기업들이 창업 이후 3~4세 경영 시대를 맞이하며, 대기업의 승계와 상속은 대중의 관심이자 기업의 숙제다. 현대차도 그렇다.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이 경영 책임과 권한을 정 회장에게 물려준 지는 오래지만, 현대차그룹 핵심 기업들에서 개인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는 여전히 정 명예회장이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형태의 지배구조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를 지배하는 최대주주(지분율 21.9%)며, 현대자동차는 자회사 기아를 34.2%의 지분으로 지배한다. 그런데 그 기아가 다시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17.5%)다. 지배구조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순환한다. 현재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0.3%, 현대차 2.7%, 기아 1.8%씩 개인지분을 갖고 있다. 아버지 정 명예회장의 지분은 현대모비스 7.2%, 현대자동차 5.4%다.
이 같은 순환출자는 기업 오너가 작은 지분율로 여러 회사를 지배하는 수단이 된다는 오랜 비판 끝에 2014년 금지됐다. 단,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했을 뿐 기존 순환출자의 해소 시한은 정하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대기업집단 공시를 통해 순환출자 해소를 권고하는데, 이때마다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아직 순환출자 구조인 현대차그룹이 거론된다. 순환출자가 해소되면 일반 주주들의 의결권 가치도 상대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주가도 오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순환출자 해소 방안을 공식 발표한 적이 있다. 지배구조의 핵심 축인 현대모비스에서 모듈·AS 사업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로 이전하고,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갖고 있는 글로비스 주식을 처분하고 여기에 개인 돈을 더해 기아·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모비스 지분을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하면 정 회장 부자→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 순으로 지배구조가 단순해진다. 다만 현재 모비스의 주가를 기준으로 계열사 지분(약 24.12%)을 사는 데만 4조8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정 회장이 이렇게 순환출자를 해소한 이후 정몽구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7.2%)을 정의선 회장이 증여 또는 상속받으면서 승계로 이어질 것으로 시장은 내다봤다.
그러나 당시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이 “주주를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냈다. 2015~2016년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에 제동을 걸었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등장했던 그 엘리엇이었다. 현대차그룹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해소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그룹 내 계열사 간 조직개편과 지분 변동이 있을 때마다 증권가에선 ‘현대차가 다시 순환출자 해소에 시동을 거는 게 아니냐’는 말이 돈다.
증권가 등에선 순환출자 해소를 정의선 회장 승계의 조건으로 해석하지만, 사실 정 회장이 상속세를 내고 아버지의 지분을 물려받으면 순환출자 상태에도 오너십엔 영향이 없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그룹 내 상장 기업 중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분 가치는 4조1000억원이었지만, 최근 현대차 주가 상승으로 5조원 가까이로 올랐다. 주가가 오를수록 상속 시 상속세도 커진다.
정 회장이 이를 물려받으면 상속세(세율 60% 적용시)만 약 3조원에 달한다. 5년 연부연납하더라도 매년 6000억원 정도씩 내야 한다. 정 회장이 지난해 현대차그룹 내 기업들로부터 받은 배당액은 1600억원 정도다. 2010년 이후 총 8000억원 정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순환출자 해소까지 완성하려면 그 이상의 돈이 든다. 그럴 때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미 증시 상장,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자금 조달책 전망이 나온다. 관측 외에 알려진 건 없다.
정 회장 본인도 대외적으로 말을 아낀다. 정 회장은 2022년 4월 뉴욕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경영권 승계와 순환출자 해소 계획 등에 대한 질문에 “지배구조 개편은 정답이나 모범답안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업적으로 많이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신사업이 들어가고 또 줄어드는 부분이 있다. 그걸 보면서 진행하는 게 내부적으로 좋다고 판단을 하기 때문에 그런 페이스에 맞추고 있다”고만 답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9888
첫댓글 안양우체국 사거리 일대가 포도밭이었다.
그곳을 파면 지하수가 끊임없이 나오는 지형적 특색으로
지하주차장 화보가 건물 높이를 결정하는 관건이다.
그런데
그릅내 지하수 전운가를 다 동원 해도 해결책이 없이 2년이상 진척없이 세월만 보내다
현대자동차 판매 매장건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높이를 7층으로 제한하고 물구멍을 강제로 틀어막아 건물 준공하다
정몽구회장이 건물준공식 참석 후
지하주차장 공사 어려움 듣고 알고 있었기에 확인해보겠다고 하니
현장소장 하얗게 얼굴이 질림은 물론 그룹사임원이 난색을 표현하다.
주위에 반대를 무릅쓰고
물구멍 어디입니까
현장소장 손으로 가르치자
주저없이 텀벙텀벙 무릅까지 차오르는데도 걸어가다
그러자
주위 참모 임원도 주저없이 물구덩으로 들어가다.
헌장소장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하루빨리 대책 마련하세요
봉투하나 비서에게 전달받아서
현장소장 그동안 노고를 치하 하며 직원들을 크게 위로해주는 향연 베풁어 주시기 바랍니다.
역시 몽구대장이다
1989년도 목도한 사연 적어보다
벌써 35녁 흐르다
그룹사 보유하는 초걍력 양수기를
동원하여 물구멍 물을 밖으로 빼내고 특수세멘트로 방수하고 방수페이트 처리하다
대장 몽구는
역시 왕회장닮아 기업경영 방식이 현장감 넘치고 대를 이어 현대가 크겠구나 라는 느낌들었는데
역시 가풍은 빛나네요.
소생은 현대해상 책임자로 잇을 때 그 건물 준공과 동시에 입주하여 목도하다
사람 사는건 역시 보고배우는 사람이 으뜸임을 알겠읍니다
만번보고..수만번 들은들 무엇하겠읍니까.?
내것으로 만들때 ...
진정한 배움일테지요.더욱 정진하시고 더욱 건강하기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