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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산원우(快山冤牛)
쾌산의 원통한 소라는 뜻으로, 충성을 바쳤으나 도리어 죽음을 맞이했다는 말이다.
快 : 쾌할 쾌(忄/4)
山 : 뫼 산(山/0)
冤 : 원통할 원(冖/8)
牛 : 소 우(牛/0)
출전 : 고산유고(孤山遺稿) 五下 잡저(雜著) 서회(敍懷)
평안도 영원군(寧遠郡)의 쾌산(快山)에 사는 농부의 소가 범에게 물려 죽을 뻔한 주인을 구하고도 밭을 짓밟았다는 이유로 주인에게 원통하게 죽은 고사이다.
한 농부가 밭을 갈다가 힘이 부쳐 밭두둑에 누어 잠을 자는데, 범이 나타나서 농부를 물려 하자, 그 소가 범과 싸워 주인을 구하였다. 잠에서 깬 농부는 영문도 모르고 소가 밭을 짓밟아 놓았다 하여 죽였다고 한다.
이 성어는 고산 윤선도(尹善道)가 효종(孝宗)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관련하여 상소를 올린 일로 정쟁(政爭)에 휘말려 1661년(현종2) 삼수(三水)에 유배되었다.
그리고 유배지에서 ‘회포를 적다(敍懷)’라는 글을 지어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글에 아래와 같은 우화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옛날에 쾌산(快山)이라는 곳의 노인이 밭을 갈다가 피곤하여 밭두렁 위에서 낮잠을 잤다. 잠이 깊이 들었을 때 호랑이가 다가와서 그 노인을 해치려고 하였다.
昔者快山野叟耕田力罷, 釋耕假寐於隴上。虎來欲攬其叟。
이를 본 노인의 소가 달려들어 있는 힘껏 싸워서 호랑이를 쫓아냈다. 소가 호랑이와 싸우느라 밭은 짓밟혀서 엉망이 되고 말았다.
其叟之牛力鬪逐虎。虎則去而田則蹂躪破壞。
그런데 노인은 잠을 깨고 나서, 소가 호랑이를 쫓아내느라 밭이 짓밟힌 것은 알지 못하고 마침내 화를 내며 소를 죽이고 말았다.
叟睡覺, 不知牛之爲逐虎而躪田, 遂怒其牛而殺之。
이 소를 세상에서는 쾌산원우(快山冤牛)라 일컫고 있다.
世稱快山冤牛。
고산 자신도 오직 나라를 위한 충정으로 글을 올렸을 뿐인데 이렇게 북쪽 변방에 유배되어 장차 천하의 궁벽한 곳에서 죽음을 맞게 되었으니, 이 쾌산원우와 비슷한 경우가 되지 않겠는가 하는 탄식인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적 주장과 다툼은 대부분 옳고 그름보다는 자신들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를 먼저 따진다. 그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올바른 주장은 설 곳을 잃고 때로는 배척의 대상이 되기까지 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는 거창한 구호가 사실은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한 화려한 포장일 뿐인 것이다.
나라를 사랑하는 자는 원래 드문 법이고, 사람마다 자기 몸을 아끼지 않는 자는 없는 법이라는 고산의 탄식이 여전히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고산 선생의 글 마무리 부분이다.
필부의 원통함이야 비록 죽는다 한들 말할 가치가 없다고 하더라도, 시비(是非)와 사정(邪正)이 거꾸로 뒤바뀐 것이 이 지경에 이르러서, 장래에 국가의 일이 길할지 감히 알지 못하게 되었으니, 가슴 떨리는 심정을 어찌 가눌 수가 있겠는가.
然匹夫之冤, 雖死不足道矣, 是非邪正, 顚倒至此, 將來國家之事, 罔敢知吉, 可勝寒心。
나라를 사랑하는 자는 원래 드문 법이고, 사람마다 자기 몸을 아끼지 않는 자가 없긴 하지만, 그렇더라도 여기에 생각이 미치는 자가 없다고 한다면, 이는 참으로 옛날에 이른바 큰 건물의 한 모퉁이에서 불길이 치솟았는데도 마루에 둥지를 튼 제비는 편안히 여기기만 할 뿐 화가 장차 자기 몸에 미칠 줄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니, 이 또한 애달플 따름이라고 하겠다.
愛國者固鮮矣, 人莫不愛身, 而亦無有念及於此者, 此眞古所謂大廈一隅火焰已熾, 而處堂之燕, 呴呴然不知禍之將及己者也, 其亦可哀也已。
(孤山遺稿 五下 雜著 敍懷)
▶️ 快(쾌할 쾌)는 ❶형성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夬(결, 쾌)와 마음에(心) 걸림이 없고 밝고 상쾌한 느낌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즐겁다'를 뜻한다. 제방의 일부분이 깎여 떨어져 나가 물이 흘러나감을 決(결)이라고 함과 같이 마음에 걸림이 없이 밝고 상쾌한 모양이 快(쾌)이다. 快(쾌)와 決(결)은 옛날 음(音)이 비슷하고, 의미도 관계가 있었다. ❷회의문자로 快자는 ‘시원하다’나 ‘상쾌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원하다’라는 것은 마음의 불편함이 없어 ‘기분이 좋다’라는 뜻이다. 快자는 心자와 夬(터놓을 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夬자는 활시위를 당겼다 놓는다는 뜻으로 ‘터놓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터놓다’라는 뜻을 가진 夬자에 心자가 결합한 快자는 ‘마음을 터놓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즉 마음이 홀가분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快(쾌)는 (1)감정의 근본 방향을 지속하여 나가려는 상태(狀態) (2)쾌감(快感) 등의 뜻으로, ①쾌(快)하다(마음이 유쾌하다), 상쾌(爽快)하다 ②시원하다 ③빠르다, 날래다 ④즐겁다, 기뻐하다 ⑤즐기다, 좋아하다 ⑥잘 들다, 날카롭다 ⑦병세가 좋아지다 ⑧방종(放縱)하다 ⑨제멋대로 하다, 방자(放恣)하다 ⑩바르다, 정당하다 ⑪오로지, 결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뽕나무 상(桑), 시원할 상(爽)이다. 용례로는 통쾌한 거사나 행동을 쾌거(快擧), 기분이 좋고 즐거움을 쾌락(快樂), 마음씨나 성질 또는 행동이 씩씩하고 활발함을 쾌활(快活), 금품을 마땅히 쓸 자리에 시원스럽게 내놓는 것을 쾌척(快擲), 심신에 적합하여 기분이 썩 좋음을 쾌적(快適), 쾌히 승낙함을 쾌락(快諾), 통쾌한 승리를 쾌승(快勝), 하늘이 상쾌하도록 맑게 갬을 쾌청(快晴), 상쾌하고 즐거운 느낌을 쾌감(快感), 병이나 상처가 깨끗이 나음을 쾌유(快癒), 건강이 완전히 회복됨을 쾌복(快服), 병이 완전히 나음을 쾌차(快差), 속도가 매우 빠름을 쾌속(快速), 아주 컨디션이 좋음을 쾌조(快調), 마음먹은 대로 잘되어 만족스럽게 여김을 쾌재(快哉), 시원스럽게 잘 닫는 말을 쾌마(快馬), 마음에 기쁘고도 통쾌함을 흔쾌(欣快), 마음이나 기분이 흐뭇하고 좋은 상태에 있음을 유쾌(愉快), 마음이 아주 시원하고 거뜬함을 상쾌(爽快), 밝고 말끔함으로 말이나 글 따위의 조리가 명백하여 듣기에 마음이 시원함을 명쾌(明快), 무슨 일이 못마땅하여 기분이 좋지 않음을 불쾌(不快), 아주 유쾌함으로 불평이나 불만스럽게 여기던 일이 뜻대로 잘 풀릴 때에 마음이 매우 상쾌함을 통쾌(痛快), 기분이 가볍하고 유쾌함을 경쾌(輕快), 병이 완전하게 나음을 완쾌(完快), 헝클어진 삼을 잘 드는 칼로 자른다는 뜻으로 복잡하게 얽힌 사물이나 비꼬인 문제들을 솜씨 있고 바르게 처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쾌도난마(快刀亂麻), 기세 좋은 송아지는 이따금 제가 끄는 수레를 깨뜨린다는 뜻으로 장차 큰 일을 하려는 젊은 이는 스스로를 경계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쾌독파거(快犢破車), 쾌락이 오래 지속되어 도중에 그치지 않음을 쾌락불퇴(快樂不退), 쾌활한 사람의 시원스러운 행동을 쾌인쾌사(快人快事), 빨리 걸으면 걸음걸이가 고르지 않다는 뜻으로 일을 급히 서두르면 결과가 소루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쾌행무호보(快行無好步) 등에 쓰인다.
▶️ 山(메 산)은 ❶상형문자로 산의 봉우리가 뾰족뾰족하게 이어지는 모양을 본떴다. 옛 자형(字形)은 火(화; 불)와 닮아 옛 사람은 산과 불이 관계가 깊다고 생각한 듯하다. ❷상형문자로 山자는 ‘뫼’나 ‘산’, ‘무덤’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山자는 육지에 우뚝 솟은 3개의 봉우리를 그린 것으로 ‘산’을 형상화한 상형문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山자를 보면 가파른 능선이 그려져 있어서 한눈에도 이것이 산을 그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山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산의 이름’이나 ‘산의 기세’나 ‘높다’와 같이 ‘산’에서 연상되는 여러 의미로 활용된다. 그래서 山(산)은 (1)둘레의 평평(平平)한 땅보다 우뚝하게 높이 솟아 있는 땅의 부분(部分). 메 (2)산소(山所) (3)사물이 많이 쌓여 겹치거나, 아주 크거나, 매우 많은 것에 비유한 말, 또는 그것 (4)산이나 들에 절로 나는 것을 뜻하는 말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메(산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뫼 ②산신(山神: 산신령), 산의 신(神) ③무덤, 분묘(墳墓) ④절, 사찰(寺刹) ⑤임금의 상(象) ⑥산처럼 움직이지 아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큰 산 악(岳),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물 수(水)이다. 용례로는 여러 산악이 잇달아 길게 뻗치어 줄기를 이룬 지대를 산맥(山脈), 들이 적고 산이 많은 지대를 산지(山地), 산과 물으로 자연의 산천을 일컫는 말을 산수(山水), 물건이나 일이 산더미처럼 많이 쌓임을 산적(山積), 산과 숲 또는 산에 있는 수풀을 산림(山林), 크고 작은 모든 산을 산악(山岳), 산 꼭대기를 산정(山頂), 산 위에 쌓은 성을 산성(山城), 무덤을 높이어 이르는 말을 산소(山所), 산 속에 있는 절을 산사(山寺), 산과 산 사이로 골짜기가 많은 산으로 된 땅을 산간(山間), 산의 생긴 형세나 모양을 산세(山勢), 산 속에 있는 마을을 산촌(山村), 산에 오름을 등산(登山), 강과 산으로 자연이나 나라의 영토를 강산(江山), 높고 큰 산으로 크고 많음을 가리키는 말을 태산(泰山), 높은 산을 고산(高山), 산에서 내려옴을 하산(下山), 신령스러운 산을 영산(靈山), 연달아 잇닿은 많은 산을 군산(群山), 조상의 무덤이나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곳을 선산(先山), 산에 들어감을 입산(入山), 나무가 무성하여 푸른 산을 청산(靑山), 돌이나 바위가 없이 흙으로만 이루어진 산을 토산(土山), 유용한 광물을 캐어 내는 산을 광산(鑛山), 눈이 쌓인 산을 설산(雪山), 들 가까이에 있는 나지막한 산을 야산(野山), 산을 좋아함을 요산(樂山), 산에서 흐르는 물이 바위를 뚫는다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산류천석(山溜穿石), 산에서의 싸움과 물에서의 싸움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온갖 고난을 다 겪어 세상일에 경험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산전수전(山戰水戰), 산빛이 곱고 강물이 맑다는 뜻으로 산수가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산자수명(山紫水明), 산과 바다의 산물을 다 갖추어 아주 잘 차린 진귀한 음식이란 뜻으로 온갖 귀한 재료로 만든 맛이나 좋은 음식을 일컫는 말을 산해진미(山海珍味), 경치가 옛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산천의구(山川依舊), 산천과 초목 곧 산과 물과 나무와 풀이라는 뜻으로 자연을 일컫는 말을 산천초목(山川草木), 산이 앞을 가로막고 물줄기는 끓어져 더 나아갈 길이 없다는 뜻으로 막바지에 이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산궁수진(山窮水盡), 산의 초목이 자줏빛으로 선명하고 물은 깨끗하다는 뜻으로 경치가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산자수려(山紫水麗), 산은 높고 물은 유유히 흐른다는 뜻으로 군자의 덕이 높고 끝없음을 산의 우뚝 솟음과 큰 냇물의 흐름에 비유한 말을 산고수장(山高水長), 예수가 갈릴리 호숫가에 있는 산 위에서 그리스도 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에 관하여 행한 설교를 일컫는 말을 산상수훈(山上垂訓), 산꿩과 들오리라는 뜻으로 성미가 사납고 제 마음대로만 하려고 해 다잡을 수 없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산계야목(山鷄野鶩), 벼슬이나 속세를 떠나 산골이나 시골에 파묻혀 글읽기를 즐기며 지내는 선비를 이르는 말을 산림처사(山林處士), 산이 울면 골이 응한다는 뜻으로 메아리가 산에서 골짜기까지 진동한다는 말을 산명곡응(山鳴谷應), 산 밑에 절구공이가 더 귀하다는 뜻으로 물건이 그 생산지에서 도리어 더 품귀함을 이르는 말을 산저귀저(山底貴杵) 등에 쓰인다.
▶️ 冤(원통할 원)은 회의문자로 민갓머리(冖; 덮개, 덮다)部와 兔(토)의 합자(合字)이다. 그래서 冤(원)은 ①원통하다(冤痛) ②억울하다(抑鬱) ③원죄(冤罪) ④원한(怨恨) ⑤원수(怨讐), 재앙(災殃) ⑥누명(陋名)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억울한 죄를 원죄(冤罪), 죄 없이 억울하게 옥에 갇힘을 원옥(冤獄), 원통하게 죽은 사람의 영혼을 원혼(冤魂), 원통하고 원망스러움을 원대(冤懟), 원통하고 민망스러움을 원민(冤悶), 원통하고 억울함을 원울(冤鬱), 세금 따위를 억울하게 물림을 원징(冤徵), 옥에 원통하게 오래 갇혀 있음을 원체(冤滯), 억울하게 당하는 고초를 원초(冤楚), 원한에 찬 울부짖음을 원호(冤號), 과거 또는 전세에서 뿌린 악의 씨를 원업(冤業), 억울한 죄를 입었던 고통스러운 생각을 원정(冤情), 사실이 없는 죄로 억울하게 받는 형벌을 원형(冤刑), 억울한 죄를 호소함을 원소(冤訴), 지극히 원통함을 지원(至冤), 원통함을 부르짖어 말함을 호원(呼冤), 원한을 갚음을 보원(報冤), 원통한 마음을 품음을 포원(抱冤), 원통함을 들어서 말함을 칭원(稱冤), 원통함을 풀어 없앰을 설원(雪冤), 전생에서 지은 죄로 이승에서 받는 괴로움을 업원(業冤), 원통한 마음을 풂을 해원(解冤), 원통한 일을 관아에 하소연 함을 소원(訴冤), 서리고 서린 억울한 사정을 이르는 말을 구구원정(區區冤情), 격쟁하여 원통한 사정을 호소함을 이르는 말을 격쟁송원(擊錚訟冤), 하늘에 사무치도록 크나큰 원한을 이르는 말을 철천지원(徹天之冤), 가슴에 맺힌 원한을 풀어 버리고 창피스러운 일을 씻어 버림을 이르는 말을 신원설치(伸冤雪恥) 등에 쓰인다.
▶️ 牛(소 우)는 ❶상형문자로 뿔이 달린 소의 머리 모양을 본뜬 글자로 소를 뜻한다. 뿔을 강조하여 羊(양)과 구별한 글자 모양으로, 옛날 중국에서는 소나 양을 신에게 빌 때의 희생의 짐승으로 삼고 신성한 것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에 글자도 상징적이며 단순한 동물의 모양은 아니다. ❷상형문자로 牛자는 ‘소’를 뜻하는 글자이다. 牛자의 갑골문을 보면 뿔이 달린 소의 머리가 간략하게 그려져 있었다. 갑골문에서부터 소전까지는 이렇게 소의 양쪽 뿔이 잘 묘사되어 있었지만, 해서에서는 한쪽 뿔을 생략해 ‘절반’을 뜻하는 半(반 반)자와의 혼동을 피하고 있다. 농경 생활을 하는 민족에게 소는 매우 중요한 동물이었다. 느리지만 묵직한 힘으로 밭을 갈거나 물건을 옮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한편 소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牛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제물(祭物)’이나 ‘농사일’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牛(우)는 성(姓)의 하나로 ①소(솟과의 포유류) ②별의 이름, 견우성(牽牛星) ③우수(牛宿: 28수의 하나) ④희생(犧牲) ⑤고집스럽다 ⑥순종(順從)하지 않다 ⑦무릅쓰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소 축(丑),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소의 젖을 우유(牛乳), 소의 뿔을 우각(牛角), 소와 말을 우마(牛馬), 소를 부려 밭을 갊을 우경(牛耕), 소를 잡는 데 쓰는 칼을 우도(牛刀), 소의 가죽을 우피(牛皮), 소 걸음이란 뜻으로 느린 걸음을 우보(牛步), 소의 궁둥이로 전하여 세력이 큰 자의 부하에 대한 비유를 우후(牛後), 소의 수컷으로 수소를 모우(牡牛), 소의 암컷으로 암소를 빈우(牝牛), 털빛이 검은 소를 흑우(黑牛), 소싸움 또는 싸움 소를 투우(鬪牛), 식용할 목적으로 사육하는 소를 육우(肉牛), 주로 일을 시키려고 기르는 소를 역우(役牛), 쇠귀에 경 읽기란 뜻으로 우둔한 사람은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주어도 알아듣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우이독경(牛耳讀經), 소가 물을 마시듯 말이 풀을 먹듯이 많이 먹고 많이 마심을 우음마식(牛飮馬食), 소 잡는 칼로 닭을 잡는다는 뜻으로 큰 일을 처리할 기능을 작은 일을 처리하는 데 씀을 이르는 말을 우도할계(牛刀割鷄), 소가 밟아도 안 깨어진다는 뜻으로 사물의 견고함의 비유를 우답불파(牛踏不破), 소를 삶을 수 있는 큰 가마솥에 닭을 삶는다는 뜻으로 큰 재목을 알맞은 곳에 쓰지 못하고 소소한 일을 맡기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을 우정팽계(牛鼎烹鷄), 소 궁둥이에 꼴 던지기라는 뜻으로 어리석은 사람은 가르쳐도 소용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우후투추(牛後投芻),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 대신으로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이양역우(以羊易牛)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