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폭우로 저류지가 침수된 가운데 인근에 줄이 묶여 고립됐던 소가 주민 신고로 다행히 구출됐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어제 오후 1시 47분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의 한 저류지가 침수돼 인근에 묶여있던 소 한 마리가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소를 목격한 주민 김씨는 “소가 있는 지대에 물이 차오르는 것을 보고 마을 이장과 주인을 찾아 알렸다”며 “급하게 소가 있는 곳으로 주인이 갔고, 주인이 소를 재빨리 안전한 곳으로 끌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가 주인에게 급히 알려 현장을 다시 찾았을 때 예고 없이 쏟아진 비로 저류지에 물이 빠르게 차면서 소는 눈과 콧구멍만 겨우 내민 상태였다. 다행히 소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서귀포시 대정읍에는 시간당 74.5mm 이상의 비가 내렸다. 소방 당국이 대정읍 등 서부지역에 배수 지원을 나가 퍼낸 물의 양만 293톤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태풍 힌남노 위력에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은점마을의 370년 수령의 느티나무도 부러졌다. 남해군에 따르면 오늘 오전 7시께 은점마을 이장이 마을 보호수인 느티나무가 부러졌다고 신고했다. 이 나무는 강풍에 밑둥이 뽑히고 부러져 한쪽으로 쓰러졌으며 인근에 설치된 정자쉼터도 바람에 날아갔다.
바다가 인접한 숲에 위치해 방풍목 역할을 해 온 이 나무는 높이 19m, 둘레 5.9m 정도로 2001년 경남도 보호수로 지정됐다. 이 느티나무는 한쪽 큰 줄기가 괴사해 잘라내고 치료한 적이 있고 평소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