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일요일(6.11)은 바이크 손과 단 둘이서 오붓하게 금왕산 MTB 코스를 답사하기로 하였다. 이른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 전철에 몸을 싣고 응봉역에 내려 바이크 손과 함께 밴에 탑승,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계정리로 향하였다. 산세가 험한 임도지역이라 단사호장(簞食壺漿)을 단단히 챙기고 나서는 길이다.
시원하게 뚫린 광주, 원주 고속도로를 따라 주행하면서 바이크 손대장이 준비한 이명박 김밥으로 대식(大食) 하였다. 동양평 IC에서 양동면으로 진입하면 '양평 부추는 우리의 자랑이다'는 입간판이 눈에 선하게 들어온다. 양동면은 이웃 지평리와 더불어 의병의 본고장으로, 1893년 우리나라 최초로 의병이 봉기하여 왜적과 맞서 싸운 농민들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바친 의로운 고장이다.
양동 면사무소에서 횡성, 계정리 방향으로 주행하면 원삼산교가 나오고 정면에 수목장 별의 숲 이정표가 보인다. 원삼산교에서 좌회전하고 계정천을 따라 올라가면 계정3리 제1 대월교를 만나게된다. 대월교에서 하차하여 '양동면 MTB자전거 안내도' 간판을 확인한 후 오전 9시 15분부터 라이딩 하기 시작하였다. 금왕산은 양평에서 제일 동쪽에 위치한 산으로 해발 487.7m 이며, 양동면 금왕리와 계정리 사이에 있다.
금왕산의 모산은 양평군과 홍천군, 횡성군 경계를 이루는 금물산(791m)이다. 금물산에서 남서쪽으로 돌출시킨 산이 금왕산이다. MTB코스는 3개 코스로, 제1코스는 대월교에서 추모원 안내센타가 있는 스무나리고개, 제2코스는 스무나리고개에서 거슬치고개, 제3코스는 거슬치고개에서 양동면 사무소로 내려오는 길로 되어 있다.
한적한 시골마을 대월길로 접어들고 페달을 밟았다. 대월은 골이 깊고 크며, 반월형으로 생겼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약 1.6km쯤 가면 차량진입이 불가한 차단막이 설치되어 있다. 사실상 이곳에서 부터 임도가 시작된다. 표고 250-350m의 산허리를 잘라 만든 임도는 뱀처럼 구불구불 휘어지는 길로, 노면상태가 울퉁불퉁한데다 깊게 파여져있고 자갈과 돌이 지면에 노출되어 있어 페달을 밟는데 온 몸이 들썩들썩하여 중심 잡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처음부터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이 무척 힘을 지치게 만들었다. 바이크 손대장은 오늘 따라 힘에 겨운듯 땀을 뻘뻘흘리고 숨소리가 거칠기도 하였다. 아직 몸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서지 않은 듯 보였다. 시간에 구애받지않고 자주 쉬면서 호흡조정을 하였다. 그리고 가급적 간식(떡,고구마등)을 먹지않고 물만 들이켰다.
울창하게 우거진 산림숲은 바이크의 열기를 식혀줄 뿐만아니라 맑고 시원한 공기와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는 머리를 맑게 해주는 자연의 묘약이다. 인적이 드문 임도라 새소리와 두바퀴 굴러가는 소리만 들릴뿐 쥐 죽은듯이 적료하기만 하였다. 울창한 수목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시야가 가려져 방향감각이 어려웠으며 , 보이는 것은 수목사이로 비치는 하늘과 수목 뿐이었다.
대자연을 마주하게 되면 마음이 저절로 평심서기(平心舒氣)로 돌아선다. 그래서 자연을 벗삼고 즐긴다. 약 7km 정도 다다르니, 내리막이 처음으로 1km 가량 이어져 신나는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나 또 오르막이 시작된다. 약 10km에 이르면 아스팔트 노면이 나오고 하늘숲 추모원 입구에 도달할 수 있다. 이곳에서 3km쯤 가야 추모원 안내센터가 나온다.
하늘숲 추모원은 산림청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14개 구역으로 조성하고 수목에 색깔별로 표시하여 분간하기가 쉬웠다. 바이크 손대장 처남이 수목장으로 제 10구역에 잠들고 있어 한동안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였다. 분향 냄새가 코를 진동하듯 진하게 풍겨져 나왔다. 때 마침 뻐꾹새가 뻑꾹뻑꾹하며 울음 소리를 내, 잠들고 있는 영혼을 마치 위로하는 소리처럼 들린다.
하늘숲 추모원 쉼터에서 충분히 휴식하면서 단풍나무와 흐드러지게 핀 금계국꽃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하였는데 공교롭게도 애니(바이크 손 강아지)가 묻힌 장소와 어쩌면 이렇게 같을 수가 있느냐며, 바이크 손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 하늘숲 추모원 입구가 스무나리고개로, 강원도 횡성군과 경기도 양평군의 경계이기도 하다. 스무나리고개에는 인적이 드문데다 산적들의 출몰이 빈번했다고 한다.
스무나리고개는 강원도 횡성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나리 20여명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고개를 넘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 오크밸리의 노스콘도 쪽이 '윗 스무나리', 횡성군에서 오크밸리로 넘어오는 쪽이 '아래 스무나리'이다. 이미 점심시간이 지난 12시 30분이 되었지만 음료수로 배를 채우고 다시 제 2코스인 거슬치고개를 향하여 내달렸다.
시작부터 가파른 오르막이라 힘이 들었지만 그 다음 부터는 짧은 업힐이 있을뿐 비교적 내리막길로 이어져 첫 코스 보다는 다소 수월하였다. 내리막 급경사와 급커브로 한시라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내리막길은 어쩌면 오르막길보다 더 힘든 구간이다. 바이크 손대장은 몸이 풀린 듯 경쾌하게 보였다. 연양갱을 먹고나서 부터 몸상태가 좋아졌다고 하면서, 다음 부터는 꿀물을 준비해야 하겠다고 하였다. 꿀물은 피로를 풀어주는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약 23km 쯤 지나니 임도 좌우측에 복숭아 과수원이 정면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복숭아가 영글어 흰종이로 감싸져 있었다. 복숭아 과수원에서 서로 인증샷을 하고 거슬치고개를 향하여 달려갔다. 약 27km 쯤에 이르니 봉곳한 시멘트 포장 길이 기다리고 있다. 경사가 18도에서 20도 가량 되는 짧은 언덕길이지만 도저히 염두를 두지못하고 끌바하면서 올라갔다.
그 이후부터는 비단길 같은 내리막길이라 신나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거슬치고개에 당도하였다. 장장 6시간 동안 30km를 내달렸던 것이다. 거슬치고개는 강원도 횡성군과 경기도 양평군의 경계이다. 제3코스로 접어들려고 하였지만 시간이 많이 경과되고 점심을 먹지않아 배가 고픈지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처럼 제3코스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우선 배고품을 달래기로 하였다.
제3코스는 비교적 쉬운 코스로 오르막보다는 가파른 내리막이 많다고 한다. 밴에 탑승하고 강원도 횡성에서 한우 소고기로 점심겸 저녁식사를 하기로 하고 소문난 대동 한우고기 식당을 찾았으나 문이 잠겨있어 우사랑 한우고기식당에서 꽃등심으로 미식을 즐겼다. 육질이 연하여 입안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맛이 일품이었다. 바이크 손은 오래간만에 맛을 보았지만 역시 횡성의 한우고기가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나는 술을 잘 먹지도 못하지만 오늘 따라 시원한 막걸리 3잔을 들이켰다. 식당 여사장의 친 오빠가 육사 39기라고 하면서 한참 선배님이라고 나를 치켜 세운다. 그리고 덤으로 도투리묵이 나오기도 했다. 정겹게 이야기하면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경길에 올랐다. 임도따라 금왕산 정상을 볼려고 노력하였으나 우거진 숲으로 정상을 찾기가 힘들었다.
바이크 손은 귀경길에 금왕산 정상이 잘 보이는 곳에서 차량을 세우고 금왕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네비게이션으로 검색한 결과 국도를 따라 이동하는 것이 빠르다고 하여 양평에서 팔당대교를 건너 서울로 진입하였다. 오늘 바이크 코스는 성동고 16회 바이콜릭스도 가보지 못한 곳이라 나로서는 매우 뜻깊은 날로 자랑할 만도 한 코스였다.
힘이 버겁고 아슬한 경험도 하였지만 험한 임도코스를 완주하여 기쁨이 배가되었다. 자전거에 입문한지 2년째로 접어들었지만 아직 늙지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어머니 젖먹던 힘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다. 나는 나이를 연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그저 즐기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는 것에 신경을 쓴다. 그래서 바이크는 나에게 어울리는 천상의 한 쌍이다. 성동고 16회 바이콜릭스(Bikeholics) 브라보!
첫댓글 힘든 임도 코스 지만 나비가날고 야생화가 반기고 온갖 새소리듣는 산속 자연의 정경은 잊지 못할 추억 이다 임도라이딩의 카보로딩은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다 양갱하나먹고 힘이솟았으니 말이다 성근이 배테랑 처럼 잘했지만 귀의 평형기관 이상 으로 다운힐 에서의 서행은 옥에티랄까..아무튼 아무도 가보지않은 금왕산 정규 1,2코스(대부분 3코스는 생략함)를 완주 한것은 70 이넘은 사람 으로서는 평가받아 마땅한일이다 차성근정말 잘탔다 횡성 소고기 등심구이 잊지못 할것이다 또, 같은날 바이콜 이 두팀 으로 나뉘어 라이딩 한것도 뜻깊은 일일세
대장 바이크손과 막내 스머프 차의 라이딩동행 조합이 우선, 바이콜대원 전체를 감싸안은 듯해 환상적이네. 2012년10월14일 도둑고개에 이어 스무나리 고개를 넘으며 그 정상에서 쉴때. 그 지점에서 이어지던 금왕산mtb코스를 바라보며 언젠가 우리도 이 코스를 타야할텐데~ 했었는데. 결국 해내고 말았네. 그래서 감회 속에 뜨거운 축하의 인사를 전하네. 이날 또 한 팀의 바이콜도 야산을 타고 넘고 급경사 업힐 소로를 즐기는 진정한 mtb XC를 감행했었으니. 정말로 "비바 실버" "브라보 바이콜"이다. 스머프가 상세한 이동경로를 밝혀주어, 지금 그 글의 안내를 따라 지도 속의 경로를 확인하고 있는 중일세~~^^ 사진은 당시 스무나리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