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
한춘희
늘 반복된 삶을 살고 있는 나는 푸른 창공을 나는 새처럼 훨훨
날고 싶은 욕망이 인다. 나는 한 마리 새의 날개를 달고 공주시
반포면 미암리 소재 충남 환경 연구소에 갔다. 금강에 인접하여
있는 대규모의 산 교육장이며 정서를 높이는 훌륭한 휴양지로 여
겨진다. 주차장에서 주변을 돌아보니 산하시설과 수목이 어우러
져 공기도 맑고 정겨운 시골 정취가 좋다. 어쩌면 농촌 태생이라
서 더욱 산촌 정경이 친밀하고 평온하게 다가오는지 모른다. 훌
륭한 규모는 설계사의 안목과 큰 배포가 보이고 세심한 계획과
많은 관리도 짐작된다. 길 양편으로 철쭉과 회양목 그리고 수없
이 많은 종류의 나무가 정갈하게 가꾸어져 있다.
백제 전통양식으로 지었다는 박물관에 들어서자 맞이하는 안내
방송이 더욱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전국에서 제일 큰 나무라는 천연기념물 365호 금산소재 은행나
무가 있다. 수령천년에 높이가 40미터 둘레가 10미터의 실제 모
형으로 거대하며 위풍당당한 모습이다. 사람의 70-80년 삶의 세
월과 견주어 긴 세월 얼마나 많은 고통과 아픔을 간직하고 있을
지
안으로 들어가 박새, 텃새, 꿩 등 박제와 설명을 보니 어린 시절
의 향수가 되살아나고 그립다. 아침에 잠을 깨면 대나무 숲에서
아침을 열 듯이 떼지어 재잘대던 참새소리가 대단했다. 산길을
걷다보면 사람의 발자국소리에 풀섶에 앉아있던 꿩이 꿩꿩 울음
을 토하며 화살처럼 날아가고 푸드득 비둘기도 날았다.
이제는 문명의 이기로 인하여 점점 접하기 어려운 아련한 추억
이지만 문득 청아한 소리로 내품으로 달려드는 것만 같다.
산림전시장에 들어서니 자연과의 만남, 산림혜택과 이용, 고통받
는 산림 등 산림에 관한 상세한 자료가 있다. 그것은 산림이 우
리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나는 올바른 오물
처리와, 폐수처리 등 환경 오염을 줄이는 것부터 동참을 하겠다
는 마음이다.
식물원 유리 지붕은 다이아몬드식 우주 모양으로 되어있다. 자
외선과 환기 그리고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시설인 것 같다.
입구에서 스르르 도마뱀 한 마리가 우리의 시선을 끈다. 달리다
멈추고 다시 스-륵 재빠르게 회양목사이로 몸을 감추는 모습이
앙증스럽다. 온실 내에는 열대식물인 파인애플 하와이고무나무
그리고 많은 종류의 분재도 있다. 야생화 중 창포 개미취 금낭화
등과 약용 식물들을 보았다. 모두 잘 가꾸어진 모습에 피땀어린
손의 따스함이 느껴진다.
또 다양한 여러 식물의 모양에서 60 억 인구의 다른 외형과 지문
그리고 성품이 떠오른다. 그렇듯 고유특성을 지닌 수많은 나무
와 꽃의 다양성이 경이롭다. 관리사들이 필요한 조건을 알맞게
맞추어 그렇게 좋은 모습이리라.
수목원으로 접어들자 장승이 기다리듯 줄서있다. 저마다 혹부리
영감 또는 상징의 글을 몸에 적어 방문객의 웃음을 유도한다.
군데군데 목조각 기러기와 버섯이 군집하여 기다란 깃을 세우고
길떠난 철새의 부탁인양 숲을 잘 가꾸자는 밀어를 전하는 듯하
다.
연못에 당도하니 둔덕의 잣나무는 푸른빛과 향이 튈 듯이 싱그
럽고 윤기가 흐른다. 신라의 안압지 형태와 백제의 궁남지 형태
의 못에 떼지어 유영하는 비단잉어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잉어들
노니는 것을 지켜보며 생명체는 알맞은 환경에서 여유롭고 더 행
복한 것 같다.
수많은 잉어 중에도 바탕에 붉은 무늬를 두른 커다란 잉어가
용장처럼 돋보인다. 분수가 비처럼 서늘 분사되고 한동안 내
다보며 서있는 홍교는 현실과 이상을 이어주는 해탈의 상장
다. 그곳에서 언뜻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 위에 있는 듯 환ㅅ
다. 분위기에 도취하여 행복한 마음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쉬던 분수의 물이 가동되며 친구의 옷을 적신다.
수류원과 조류원을 찾아 박물관 방향으로 오르는 길에 장애
배려한 계단이 마련 되어있어 선진의 모습을 감지하고 고마웠다
길 따라 등성이 장미동산은 크고 작은 분홍, 노랑, 빨강 꽃으로
눈과 마음이 풍요해졌다. 색과 향이 고운 장미를 보니까 마음이
평화롭다.
숲의 산책로를 따라 조류장에 도착했다. 사육이 잘된 듯 때를
맞추어 청색공작이 재주를 멋지게 뽐낸다. 꽤 긴 시간을 방향을
바꾸며 묘기를 하여 동심으로 흠뻑 취하고 즐거웠다.
잘 자란 나무와 꽃들. 건강한 공작과 모든 전시물 하나마다 세
심하고 정성어린 관리의 산물임을 느끼며 아름다운 마음 한 자락
가슴 가득 담고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2002년. 12집.
첫댓글 꽤 긴 시간을 방향을
바꾸며 묘기를 하여 동심으로 흠뻑 취하고 즐거웠다.
잘 자란 나무와 꽃들. 건강한 공작과 모든 전시물 하나마다 세
심하고 정성어린 관리의 산물임을 느끼며 아름다운 마음 한 자락
가슴 가득 담고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