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이 명소' 군산 고군산군도… 말도·명도·방축도, K-관광섬으로 육성한다
신시도엔 국내 최대 자연 휴양림
무녀도 일대 해양 레저 스포츠와
산림 휴양 복합단지 들어서
군산=김정엽 기자
조선일보 기사 입력 : 2024.04.29. 03:00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고군산군도 서쪽 끝에 있는 말도(末島)엔 숨은 비경이 많다. ‘말도 습곡 구조’라고 불리는 해안 절벽이 대표적이다. 물결이 치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는 절벽은 약 5억9000만년 전인 고생대 선캄브리아기에 형성된 지질 구조다. 말도 남동쪽 해안 절벽 1만6190㎡가 천연기념물 501호로 지정됐다. 말도 해안 절벽에서 바라본 고군산군도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을 이룬다.
말도를 비롯해 고군산군도에 있는 63개 섬은 미국 CNN 방송이 선정한 아시아의 대표 관광명소다. CNN은 지난해 고군산군도를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장소 18개 중 한 곳으로 선정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고군산군도에 대해 CNN은 ‘보물 같은 여행지’라고 평가했다. 군산시는 이 일대를 ‘K-관광섬의 선두주자’로 꾸미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28일 “고군산군도 관광 인프라가 모두 갖춰지면 군산은 체류형 해양 관광 도시로 거듭나 연간 관광객이 100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말도·명도·방축도, ‘K-관광섬’으로 육성
군산시는 고군산군도에 있는 말도·명도·방축도를 ‘가고 싶은 K-관광 섬’으로 육성한다. 앞서 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K-관광섬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휴양과 체험을 중시하는 여행 추세에 맞춰 비교적 관광객이 몰리지 않는 섬을 대상으로 기반시설 조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군산시는 ‘하늘 트래킹을 통해 즐기는 특별한 휴식과 모험’이라는 계획안으로 이 사업에 선정돼 앞으로 4년간 사업비 115억원을 지원받는다. 시는 이 예산으로 관광콘텐츠를 확충하고 편의시설을 개선할 계획이다.
군산시는 말도에서 방축도까지 5개 섬(말도-보농도-명도-광대도-방축도)을 잇는 해상인도교(연장 1278m)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까지 303억원을 투입해 말도~보농도(308m), 보농도~명도(410m), 명도~광대섬(477m), 광대섬~방축도(83m) 등 네 구간을 연결할 계획이다. 현재 명도~광대섬 구간을 제외하고 다른 구간은 공사가 끝나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모든 구간이 개통되면 말도에서 방축도까지 14㎞ 정도의 트래킹 코스가 생겨 고군산군도의 숨은 비경을 만날 수 있다. 말도 등대는 일제강점기인 1911년에 만들어졌다. 8각형 콘크리트 하부 구조에 2단 나선형 사다리가 설치된 형태로 당시엔 상당히 선진적인 건축 양식이었다. 방축도엔 다리 형태의 ‘독립문 바위’가 유명하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독립문과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북문 바위’로도 불린다.
군산시는 ‘고군산군도 트레킹 하이’로 불리는 트래킹 코스 곳곳에 캠핑장과 해안 탐방로, 휴게소·화장실 등 기반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청년예술인 놀이터 등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노을멍축제, 깃발축제 등 다양한 축제도 열 계획이다.
방축도의 경우 지난 3월 해양수산부가 추진한 어촌체험휴양마을 고도화사업에 선정돼 국비와 지방비를 합해 4억원을 지원받는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 예산을 방축도 숙박시설 리모델링 등에 투입해 쾌적한 관광 환경을 만들겠다”며 “그간 수많은 신비의 섬을 숨겨놓았던 고군산군도는 K-관광섬 육성 사업을 통해 국내 대표 해상 여행지로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곳곳이 명소’…고군산군도 63개 섬
고군산군도에 있는 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는 지난 2016년 육지와 연결됐다. 4개 섬을 잇는 8.77㎞의 도로와 교량이 바다 위를 시원하게 가로지른다. 군산항에서 선유도까지 배편으로 90분이 걸렸는데, 새만금 방조제 위로 난 도로를 따라 차로 30분이면 닿는다.
63개의 섬이 있는 고군산군도는 절경이 많기로 유명하다. 선유 8경이 대표적이다. 남악리 대봉(152m)에선 선유도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길이 1.3㎞, 폭 50m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선유·망주봉과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를 이룬다. 선유 스카이라인도 명물이다. 선유도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높이 45m 타워에서 로프를 타고 솔섬까지 700m를 내려가며 빼어난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자전거를 빌려 타고 남악리 몽돌해변, 기도 등대 등 섬마을 곳곳을 둘러보는 코스도 인기다.
선유도에서 장자대교를 통해 이어진 장자도는 가족 단위로 바다낚시나 갯벌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장자도에서 대장도로 넘어가는 길목에는 10m 길이의 작은 다리가 있다. 이곳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사랑하는 낙조(落照) 촬영 포인트다.
대장도에 있는 대장봉(해발 140.9m)에 올라서면 고군산군도 63개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섬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고, 대장봉 맞은편엔 길이 1.3㎞ 폭 50m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드넓게 펼쳐진다. 푸른 바닷물과 하얀색 모래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모습이다.
◇국내 최대 자연 휴양림
신시도 자연 휴양림은 국립 자연 휴양림 가운데 최대 규모다. 넓이는 축구장 145개와 맞먹는 120만㎡에 달한다. 사업비 230억원을 투입, 2018년 착공해 지난해 문을 열었다. ‘숲 속의 집’ 28동, 산림 문화 휴양관 2곳 등 총 56객실을 갖췄다.
해와 달, 별, 바다를 형상화한 모습으로 지은 자연 휴양림 건물 어디서든 바다와 숲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숲 속 공연장도 있다. 달맞이꽃을 심은 ‘달맞이 화원’은 사진 촬영 명소다. 해안 탐방로와 전망대를 따라 다양한 휴양 시설도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신시도 자연 휴양림은 밤이 되면 더욱 아름답다”며 “밤에 건물 곳곳에 켜놓은 불빛이 밤바다 위 불빛들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고군산군도 무녀도 일대에도 해양 레저 스포츠와 산림 휴양을 할 수 있는 복합 단지가 들어선다. 이곳엔 실내 서핑장, 실내 잠수 풀, 인공 파도 풀, 카약·카누 등 해양 레저 시설과 가족 캠핑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해양수산부의 해양 레저 거점 사업의 하나로 사업비 398억원이 들어간다. 이 중 약 50%인 193억5000만원을 국비에서 지원한다.
군산시 [명도&보농도&말도]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