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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최대 아동복지시설 아동학대 의혹 제기
다른 졸업생들의 상처와 치유 끝까지 책임지겠다
아동복지시설 ‘꿈나무마을’에서 지속적인 아동학대가 있었다고 언론을 통해 문제가 제기됐다.
꿈나무마을은 (재)마리아 수녀회가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했던 (현재는 예수회 기쁨나눔이 위탁 운영) 아동복지시설이다.
꿈나무마을 졸업생들은 25일 밤 방송된 MBC <PD수첩>에서 보육교사들의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폭력과 학대, 운영 책임이 있던 수녀들의 방관 또는 직접적 폭력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정신병원 강제 입원, 구타, 가혹한 체벌, 따돌림, 강제 노동 등이 ‘가족’과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됐으며, 경찰 신고나 서울시의 관리 감독도 소용 없었다고 주장했다. 방송에 따르면 꿈나무마을 졸업생과 전 관계자 등 30여 명이 이같은 내용으로 증언에 나섰다.
방송에 앞서 꿈나무마을 졸업생 4명은 지난해 각각 민사소송 2건과 형사소송 1건을 제기했다. 이들 가운데 3명은 각각 마리아 수녀회를 상대로 보육사의 사용자로서 불법행위 방조 등의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8월과 9월 2건), 1명은 보육사 3명을 상대로 학대 행위에 대한 형사 처벌을 요구했다.
이 소송의 상대인 피고 보육사 5명은 모두 퇴사한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보육사 이모 씨는 꿈나무마을 졸업생으로 2017년 조리사로 입사했지만 아동 학대 등으로 입사 두 달 만에 수녀회 신고로 형사 처벌을 받은 바 있다.
(재)마리아 수녀회는 1973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시립꿈나무마을’을 위탁 운영했다. 이 수녀회는1970년부터 현재까지 부산에서 ‘소년의 집’도 운영하고 있다. 꿈나무마을은 2020년부터 예수회 기쁨나눔재단이 위탁 맡고 있으며, 서울시 아동복지시설 가운데 최대 규모로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약 180여 명이 생활한다.
1월 21일 마리아 수녀회 이사장 안경순 수녀가 기자회견을 열고, '꿈나무마을' 아동 학대 의혹에 대해 사과하며,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마리아 수녀회 이사장 안경순 수녀는 사과문을 통해 “재단 산하 시설의 아동학대에 대해 사과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은 물론 책임을 통감한다”며, 창립자 알로이시오 신부로부터 1964년부터 시작된 가난한 아동을 돌보는 모든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는 부산 소년의 집은 살고 있는 아동들의 부담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 운영을 끝낼 예정이다.
안 수녀는 “의혹 제기 자체만으로도 참담함과 당혹감을 느끼며, 무엇보다 긴 시간 혼자 아픔을 삭이며 감내해 왔을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며, “아이들에게 아픈 시간을 오래 보내게 해서 정말 미안하고 잘못했다는 말을 먼저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현재까지 해왔던 아동 돌봄 사업에서 손을 떼는 동시에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피해를 호소하는 졸업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모든 의혹을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며, “그들의 상처가 치유되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수녀는 폭력 피해를 호소한 이들과 함께, 이 상황을 지켜보는 졸업생과 현재 꿈나무마을, 소년의 집에 살고 있는 아동들에게도 특히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안타까운 점은 졸업생들이 언론보도에 대한 의견 차이로 대립하는 것”이며 또 이 상황의 가장 큰 피해자는 현재 살고 있는 아동들로, 제대로 바깥 출입은 물론, 등하교 길조차 자유롭게 다니지 못할 만큼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안경순 수녀와 현재 꿈나무마을을 운영하는 기쁨나눔재단 상임이사 석요섭 신부는 제기된 민형사소송으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또 수도회와 꿈나무마을 이전 보육 수녀 등에 대한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 조사한 결과 그동안 운영 과정에서 교사들의 부적절한 행동이나 폭력 등이 밝혀지는 경우 이에 적합한 행정적 조치는 해왔다고 설명하면서도, 더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살피거나 파악하지 못한 점,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것도 인정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 중이기 때문에 모든 자료나 확인된 사실을 밝히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라도 제기된 문제를 자체적으로도 철저히 조사해 그 책임을 바로 묻고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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