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야당 대표 「윤대통령 복귀는 제2의 계엄...국민 저항·유혈사태 견딜 수 있나」 / 4/1(화) / 한겨레 신문
◇ 한총리에 헌법재판관 임명제안 한총리 "삶의 현안이 우선" 사실상 거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마웅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거부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연을 강하게 비판해 온 야당이 한 권한대행과 헌재에 대한 강온 분리 대응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1일 한 권한대행에게 마 후보 임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주 4·3사건이나 광주 5·18 상황을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윤석열이 복귀하는 것은 제2의 계엄"이라며 "국민이 저항할 때 생기는 엄청난 혼란과 유혈사태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의 혼란은 모두 최상목 전 대통령 권한대행과 한덕수 현 권한대행으로부터 비롯됐다. 헌정질서를 통째로 파괴해 대한민국과 국민을 불안에 빠뜨린 데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같은 당 원내지도부가 4월 1일을 마 후보자 임명 최종 시한으로 정하고 한 권한대행이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재탄핵' 추진을 시사한 것의 연장선에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이날 한 권한대행에게 마 후보자 임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차례 회동을 제안한 사실까지 공개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오후 기자회견에서 "오전부터 두 차례 전화를 걸었고 문자메시지도 한 차례 보내 긴급히 뵙겠다는 말까지 전했지만 답신이 없다"며 "국민과 나라를 생각한다면 권한대행이 이렇게 굴어서는 안 된다. 국민이 이런 상황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 측은 민주당 기자회견이 끝난 뒤 언론 공지를 통해 "국가 경제 및 삶의 문제와 직결된 현안에 먼저 대응한 뒤 (회담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당 지도부도 한덕수 총리와 최상목 부총리의 '동시탄핵'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4월 1일부터 4일까지 매일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요청한 것도 탄핵안 보고와 상정, 표결에 필요한 시간 확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한 권한대행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한편 헌재에 대해서는 '조용한 호소'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헌법재판소와 헌법재판관 여러분이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중대한 상황인지 모를 리 없다. 헌법과 역사, 국민이 부여한 책무를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여전히 헌재에 대한 신뢰가 남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헌재 압박은 원내지도부가 맡았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즉시 파면을 위한 제정당 전국긴급집중행동선언 기자회견에서 헌재의 책임이 매우 크다. 오늘 바로 선고기일을 지정해 내일 바로 선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