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와 농산물 개방
백화점이나 할인마트 식품매장에서 판매되는 떡국용 가래떡과 떡볶이용 떡, 그리고
쌀과자의 대부분이 국내산이 아닌 수입쌀로 만들어 진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지난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결과 10년간 쌀 수입개방을 유예하되 이후로
매년 수입량을 상향조정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이미 2003년부터 적지 않은 쌀이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부유층의 호사처럼 여겨졌던 미군부대 PX에서 흘러나온
‘칼로스’ 쌀이 머지않아 우리 식탁마저 점령한다면 어떻게 될까? 자동차 팔아서 쌀
사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자유무역주의자들의 반문에 섞인 함정은 의외로 깊고도 무섭다.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의 협정으로 제2차 대전 이후 국제 통상질서를 지배해 온
GATT체제는 막을 내리고 더욱 강력한 세계무역기구인 WTO가 발족되어 새로운
세계통상의 질서를 담당하고 있다. 이 WTO의 규범을 토대로 개별국가간의 무역장벽을
없애고자 하는 협상이 다름 아닌 FTA, 즉, 자유무역협정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과의 FTA 협상이 단기적으로는 농업부분에 피해를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국가발전에 큰 이익이 된다는 논리로 한미 FTA 협상 타결을 통해 국회
비준을 준비하고 있고, 시민단체와 농민단체는 협상자체를 파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FTA 협상타결을 통한 무역장벽 해소는 다름 아닌 관세의 철폐인데 비교적 높은 관세를
유지하고 있는 현재에도 가격 경쟁이 없는 쇠고기와 오렌지 등 대부분의 농축산물이
더욱 싼 가격으로 수입된다면 국내 농축산업의 붕괴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지구촌을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보고 값싸고 경쟁력 있는 물품을 서로 교환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것이 ‘비교우위론’의 논리이지만 나라마다 다른 문화적 배경이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음을 쌀을 통해 살펴보자.
벼농사의 몰락은 우리나라의 기초를 이루어온 전통문화의 몰락이자 상품외적 기능으로
제공해왔던 환경보전효과와 재난예방효과 등 천문학적 가치의 몰락을 뜻한다. 이는
벼가 자라면서 탄산가스를 흡수하고, 발생시키는 산소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조원에
이르며, 장마철에 우리나라 논이 담고 있는 저수량은 춘천댐 저수량의 20여배에 이른다고
하니 만약 벼농사를 짓지 않으면 해마다 우리는 엄청난 자연 재앙을 겪게 될 것이다.
쌀을 잃으면 우리는 곧 생명을 잃는다. 쌀은 정부 당국자와 일부 자유무역 옹호론자 및
경제학자들이 즐겨 말하는 비교우위론에 입각해 생산량을 조정해야 할 단순한 교역대상
상품이 결코 아니다. 쌀은 우리 농민에게 있어서는 임금생활재(賃金生活財 )이자 바로 생활
그 자체이며, 소비자에게 있어서는 주식(主食)이자 생명이다. 단순히 값이 싸니까 농사짓지
말고 수입해 먹으면 그만 아니냐는 생각은 얼마나 단순하고 위험한 발상인지...
더욱이 무서운 것은 미국만이 아니다. 우리가 미국과의 FTA에 관심을 쏟고 있는 이
시간에 남반구의 호주에서는 우리나라에 수출할 쌀 홍보에 남모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호주의 쌀생산협회가 만든 홍보물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1. 호주는 땅이 넓어 연작을 하지 않으므로 농약 없이 쌀농사를 짓는다.
2. 한국 계절이 정반대이므로 봄철에 금방 수확한 햅쌀을 제공할 수 있다.
그동안 수입쌀이 일부 들어와도 우리가 선호하는 농약치지 않은 ‘햅쌀’을 컨셉으로 한
이들의 광고는 보기만 해도 두렵다. 따라서 개별농산물, 그중에서도 쌀에 대한 개방만은
보다 더욱 신중히 대처해야 할 이유가 이런 것이다.
첫댓글 1990년 농촌활동 갔을때 "우리의 주식인 쌀은 거래할 수 있는 무역상품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할 생명이며, 쌀을 수입하여 쌀농사 기반이 무너지면 언젠가 식량무기가 되어 우리를 위협할 것이야!"라고 강변하던 어르신 말씀이 지금도 귓가에 쟁쟁합니다.
퍼갑니다.
음 호주에서도 쌀을.. 소고기에 이은 호주의 전략이군요. 미국쌀이 아직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없지만 그것은 쌀에 대한 미국 농산업의 무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처럼 팔 물량을 도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확하자 마자 도정한 채 창고에 보관하니 우리가 쌀을 먹을 때 쯤은 도정한 지 오래된 쌀이니 맛이 없음이 당연하죠. 그러나 미국 농산업이 이를 깨닫고 또한 한국산 종자 등을 연구해 수출한다면 과연 한국쌀을 지켜 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공정무역이라는 책을 읽다가 비교우위론을 내세우는 자유무역주의자들이 공정무역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대로 된 가격을 주고 사겠다는 공정무역을 시장 간섭자로 매도하는데 솔직히 자유무역자들이 자유라는 이름으로 내세울 때 대기업의 횡포로 인해 가격은 시장의 기능을 이미 상실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무지한 듯 합니다. 그냥 뜬금없는 소리좀 해봤습니다. 며칠전 읽었던 책에서 자유무역자들의 비교우위론이 언급되었던 터라...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 공정무역/모티브 펴냄)
FTA의 후과가 엄청난 핵폭풍으로 다가올 것이란 이야기도 많습니다. 일단,미국의 농축업자들이 주장하는 쇠고기는 광우병 의혹이 많지요.그런데 이 광우병이 금방 나타나는 것은 아니랍니다.광우병은 뇌가 스폰지처럼 뽕뽕 뚫리는 것이지요.어떤 치료나 대책이 없는 병이지요.어떤 학자는 인류의 대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소를 분해하여 소나 돼지 닭의 사료로 먹이는 미국의 기업식 목축환경에서는 이것이 순환되어 재앙으로 변할 것이라는 이야기지요.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똑똑한 시민들이 거부를 하겠지요.그러나 억지로 먹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지요.정부가 구매해서 군에 납품하는 경우지이요.우리의 군대간 아이들이 일단
시험용으로 먹기가 쉽다는 것이지요.소뼈를 고온으로 삶아서 육수를 우려내는 우리의 음식문화에 있어서는 치명적이고 또한 한국인은 서양인들 보다 더 광우병에 쉽게 걸릴 확률의 높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답니다.노무현 정부에서 주장하는 자동차 관세인하도 말이 많아요.2.5% 관세 인하가 대미수출의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란 주장을 하지만 실제로 쏘나타 관세 면제하여 50만원 가격인하가 되는데 그것이 미국시장에서 얼마나 큰 효과를 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동급의 일본차 보다는 한급 아래의 후진차란 인식이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입니다.영화 택시3에서 주인공이 너 대우차 타고 다니냐는 조롱섞인 언급이 왜 불시에 떠오르 지모르겠
습니다.우향님이 미국이시라면 50만원 떨어진 쏘나타를 타시겠는지요? 아니면 50만원 더 내고 일본차를 대충 3년타다가 제값을 쳐주는 일본 도요타 차량을 구매하시겠는지요?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별 큰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그리고 자동차의 가격 결정의 정몽구씨가 하는 것이지 정부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요.공공서비스 민영화도 문제가 많습니다.철도나 전기등 사람이 없는 곳에는 전기료를 비싸게 물리고 사람이 많은 곳에는 시장논리에 의하여 철도를 중단하는 것이지요.한마디로 말하면 돈이 되는 곳에는 좀 싸게 하고 돈이 안되는 곳에는 가격을 높게 책정하여 미국자본의 이익을 보장해라는 것이지요.약값 적정화 방안도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우리나라 제약회사 대부분이 외국의 신약개발은 안하고 외국의 약을 로열티를 주고 카피를 해서 국내 생산을 하는데 이것을 자기네들이 직접 팔겠다는 이야기지요.그런데 이 약을 팔 때 지금의 직장보험이나 교직원 보험처럼 공공보험에서 재정지원을 하여 약값의 부담을 환자들에게 부담없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공공서비스 성격이 강한 의료보험을 철폐하고 사보험으로 전환하여 미국식 보험업계에 맞게 재편을 해서 약값을 제대로 받자는 것이 미국 의약업자들의 주장입니다.아스피린 한 알에 3만원 정도 하면 누가 그런 비용을 지불하겠는지요? 노무현 정부에서는 이런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고 반대하면 쇄국하자는
것이냐며 몰아부치지지요.조건이 어디가 더 좋게 협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북미자유무역지대의 체결로 수많은 빈민을 양산하고 미국 본토로 밀입국 하려는 멕시코 사람들의 어두운 현실이 우리에게 다가올 어두운 미래와는 전혀 관련이 없겠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