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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대 여성커뮤니티
http://밤과새벽사이.com
출처 : 밤과 새벽 사이 / 체면
박성웅
거의 20살 가까이 되는 나이차이와 서로의 직위 차이가 심함
"○○○ 씨."
회사로 들어오니 기다렸다는 듯 이사님의 비서가 내게 쫓아와 걸음을 멈췄다. 비서가 날 찾아온 건 백발백중 이사님의 뜻이 있을 테지.
"네?"
"이사님께서 찾으십니다."
비서의 목소리가 로비에 울려 퍼지자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점차 들려온다. 비서와 나 사이에 삽시간 정적이 흘렀다. 짧게 웃고 알았어요, 대답하니 어색한 대답이 돌아왔다. 한 번 심호흡 후 걸음을 이어갔다. 이거, 상당히 힘들구나. 애써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그 수군거림은 분명 내게 향한 것이다. 비윤리적인 생활에 대한 일침이다. 닫히려는 엘리베이터를 다급하게 잡아 올라타자 수다를 떨던 여직원들의 입이 엘리베이터 문처럼 굳게 닫혔다. 아, 그냥 다음 거 탈걸. 후회는 늘 뒤늦게 찾아와 날 괴롭힌다. 숫자가 끊임없이 올라가는 전광판만 바라보았다. 얼른 내리고 싶다. 내 생각을 알아봐 준 건지 여직원들은 금세 내렸다. 한숨을 쉬며 벽에 기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다 대표실로 다가갔다. 어라? 한치의 빛도 새어 나오지 않는다.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근무 중엔 외출 자제하라고 했을 텐데."
새카만 사무실 내에서 울리는 묵직한 목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굳건한 사람일 거라 어림잡았던 수개월 전의 내 생각을 다시 되짚게 되는 목소리였다.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그에게 닿았다. 굳게 닫힌 눈꺼풀은 현재 그의 상태를 모두 설명해주었다.
"커피 사 오느라요. 마실래요?"
책상에 걸터앉아있는 그에게 다가가자 그의 팔이 순식간에 내 허리를 끌어안았다. 하마터면 커피가 넘칠 뻔했다. 간신히 바로잡은 커피를 책상에 올려두고 그의 등을 다독였다. 깊은 한숨이 들린다. 대표이사님의 이런 어리광은 늘 있었던 일이다. 위험한 그 위치에 대한 불안감과 혼자라는 생각이 그를 절벽으로 밀었다. 절벽 끝에서 부는 바람이 그의 몸을 한순간에 베고 지나갔고 그에게 남은 차가움은 썩어가는 상처를 더욱 아프게 했다. 위태로운 상황에 손을 내민 건 나였고, 그는 짧은 시간에 내게 모든 걸 내려놓았다.
"피곤하진 않아요?"
"괜찮아."
"많이 지치셨어요."
허리를 숙여 그의 얼굴을 매만지자 내 손을 꽉 잡아 손바닥에 짧게 입을 맞췄다. 짙은 담배 연기가 훅 끼쳐왔다.
"어디 가면 간다고 말을 해."
"알았어요. 다음부턴 말씀드릴게요."
그는 이상하리만치 망가졌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망가진 이후에 기댈 사람이 필요했던 건 분명하다. 일말의 떨림이 그의 신경을 지배했다. 입술이 바싹 마른 듯하다. 내가 없어서 불안했던 거구나. 그의 목을 천천히 끌어안았다.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 그에게선 세속에 대한 피로가 느껴졌다.
"일은 잘 해결됐어요?"
"어."
"다행이네요."
"○○○."
"네."
"오늘 저녁에 약속 있으면 미뤄."
"왜요?"
"나랑 있자."
내 손을 잡고 얘기하는 그의 눈빛이 쐐기를 박았다. 고혹적인 눈동자가 매도되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당당하지 못한 관계를 이어가야 하나. 매일 밤마다 드는 고민은 완연히 대파되었다. 이끌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그의 얼굴이 펴졌다. 얼핏 웃는 걸 보며 따라 웃었다. 완연한 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사무실에서 그는 한동안 내 손을 놓지 않았다.
윤균상
나이차는 크게 나지 않으나 사제지간
"어떻게 선생이랑… 더러운 것도 정도껏이지."
"야. 이딴 년이랑 어울려 다니는 윤 쌤이 불쌍하다."
쓰러져있는 날 툭 찬 애들은 그대로 들어갔다. 언제부터 이 생활이 꼬였는지 모르겠다. 학교 건물에 기댄 채 푸르른 나무와 아우러진 하늘을 바라보았다. 차라리 죽는 게 빠르지 않을까. 세간에선 학교 폭력을 근절해야 한다며 실컷 떠들어대지만 피해자는 여전하다. 액정이 깨진 폰을 주워 시간을 보니 곧 수업 시작할 시간이라 다리에 붙은 흙먼지를 털었다. 쓸린 상처가 아려 움찔했다. 이 꼴로 어떻게 교실을 들어가. 한숨이 흘러나왔다. 화장실에 있는 휴지를 잔뜩 뽑아 물을 살짝 묻혀 상처에 달라붙은 흙먼지를 닦았다. 쓰라리다. 아파. 아프잖아. 고개를 숙였다. 당장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달려가 품에 안겨 엉엉 울고 싶다. 기어코 입술 안에서 울음이 새어 나왔다. 찬물을 틀어 세수를 하고 대충 물기를 털어낸 후 밖으로 나왔다. 그 순간 맞닥뜨린 선생님을 보고 화들짝 놀라 몸을 돌렸다.
"너……."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사람을 정적 이렇게 마주치니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외마디 소리가 들려 서둘러 화장실로 다시 들어가려 했으나 내 손목이 잡힌 탓에 걸음을 멈췄다. 내 꼴을 위아래로 살펴보던 선생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저 수업 들어가야 되는데..."
"이 꼴로 수업 들어가서 무슨 소리를 들으려고. 내가 말해줄 테니까 가자."
"네?"
우악스러운 손에 이끌려 근처에 있는 보건실로 들어왔다. 침대에 날 앉히더니 꽤 다급하게 서랍 하나하나를 열어 약과 필요한 물건을 꺼낸다. 이렇게 다급한 모습은 처음이다. 무언가에 휘둘리지 않을 것 같던 선생님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선생님 지금 너무 급하세요."
"아……. 미안. 티 났나 보네."
선생님이 약품을 내 옆에 쏟아놓았다. 여전히 다급함과 불안감이 숨어있는 눈빛이다. 소독약을 묻힌 솜을 핀셋으로 집어 조심스럽게 얼굴에 있는 상처로 다가왔다. 상처에 집중하고 있는 선생님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잠시 소독을 멈춘 선생님이 한숨을 쉬며 침대를 짚었다. 언뜻 볼 근육이 움직이는 게 보인다.
"화… 나셨어요?"
"어."
"죄송해요."
"네가 왜 죄송해. 아냐."
다시 상처를 하나하나 소독했다. 무릎이며 팔이며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어 선생님이 다소 고생하셨다. 밴드까지 붙이고 난 후에야 선생님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내 머리를 쓰다듬던 손은 천천히 내려와 밴드로 가려진 상처를 조심히 매만졌다. 내리뜨고 있던 눈을 선생님에게 옮기자 눈이 마주쳤다. 빨려 들어갈 것 같다. 매력적인 눈매와 눈동자의 조합이 날 끌어당긴다. 서서히 다가온 선생님은 짧게 입을 맞췄다.
"왜 다친 거야?"
"그냥 굴렀어요."
"그거 아니잖아."
"이거 맞아요."
"○○○."
"그냥 그러려니 이해해주고 넘어가면 안 돼요?"
"안 되니까 하는 말이잖아. 선생이 돼서는 학생이 이런 꼴로 있는 걸 참아?"
"참을 수 있어요. 다른 선생님들은 다 참던데요?"
"나한테 네가 어떤 존잰데 이걸 참아."
단호한 목소리에 시트를 꽉 쥐었다. 절대로 인정받을 수 없는 이 관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저 내가 맞은 이유를, 내가 소외 당하는 이유를 숨기는 수밖에 없다. 모든 걸 잃은 이 시점에서 유일하게 남은 존재인 선생님마저 잃을 순 없다.
"죄송해요."
"…알았어. 안 물을게. 그러니까 쉬고 있어. 선생님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열린 창문 사이로 옅은 바람이 들어와 새하얀 커튼을 흔들었다. 선선한 바람이 내게도 닿았다. 이끌린 듯 고개는 창문으로 향했다.
"○○아."
잠시 걸음을 멈춘 선생님은 내 이름을 부르며 뒤돌았다. 선생님의 단호한 눈빛을 마주한 순간 크게 펄럭인 커튼이 짧게 내 시야를 가렸다. 하얀 커튼이 천천히 내려올 때 내 시야 속으로 들어오는 선생님은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너 많이 좋아해.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진실됨을 알리려는 듯 눈빛은 견고했고 목소리는 단호했다. 홀린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자 선생님은 얼핏 웃고 보건실을 나갔다. 넋을 놓은 채 그 문만 바라보았다. 상처가 썩어 문드러질 것 같다. 뒤늦게 따르는 고통에 고개를 숙여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멈출 수가 없게끔 만드는구나. 괴로움이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첫댓글 하앙ㅇ 못골라
나는 윤균상...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7.26 00:37
아 대박적이네
미친 어떻게 골라 하악 대박이다
와 미친 저는,,, 아,,, 어,,, 윤균상,,,
균상쨩,,,하
둘 다 좋다 그렇디만 2 ,,
1111 박성웅 오...ㅇ...오빵♡
난..성ㅇ ㅇ어빠...
윤균상사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