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카예프 대통령 "원전, 경제·정치적으로 필요하지만 국민정서 고려해야"
아시아투데이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 카자흐스탄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지가 알마티 주 남부 올케 마을에서 약 26km 떨어진 발하쉬 호수지역으로 결정된 가운데 안정성 우려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던 카자흐스탄 당국이 원전 건설 추진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일간 자꼰지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의회연설에서 원전 건설 추진 여부를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보도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인 카자흐스탄 자체 원전을 보유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원전 안전성에 대해 많은 시민과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는 것도 과거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의 비극적 유산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며 국민투표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전 건설 추진 여부는 카자흐스탄의 경제·정치적 미래와 관련된 매우 중요한 문제로써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제안한다"며 구체적인 날짜는 추후에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즈베크 메이겔디노프 대통령 산하 싱크탱크 연구원은 "지난 10년 동안 원전 건설 문제가 여러 차례 논의됐고 건설 부지도 확정된 상태"라며 "카자흐스탄은 여전히 에너지를 주변 국가 의존도가 높고, 특히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원전 건설이 필요하지만 국민정서상 반대여론 또한 상당해 대통령이 국민의 의견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북부 주에 위치한 세미팔란틴스크 핵실험장은 과거 소련 시절 첫 핵실험이 실시됐던 곳이다. 소련이 실시한 715회의 핵실험 중 절반 이상인 456회가 세미팔라틴스크에서 이뤄졌다. 핵실험은 소련 해체 직전 1990년까지도 이곳에서 실시됐으며, 이로 인한 세미팔란틴스크 주변 카자흐스탄 주민들은 말그대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카자흐스탄 당국에 따르면 실험장 동쪽으로 150km 떨어진 세메이시의 주민들까지도 방사능 낙진으로 많은 주민이 사망해 사망자는 50만명에 달한다.
카자흐스탄의 원전 건설 추진은 지난 2016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에 의해 사업타당성 검토에 들어갔지만 국민정서상 보류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토카에프 현 대통령에 의해 재추진되고 2022년 사업지를 발하쉬 호수지역으로 최종 결정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사업참여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으며 지난 2022년 7월 경에 카자흐스탄 원전 발주사인 Kazakhstan Nuclear Power Limited Liability Partnership(KNPP)와 원전사업 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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