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년 정도 되었네요. 당구를 다시 치게 된게요...
고 1 처음 입문하여 1학년 마칠 때 150 2학년 즈음에 200 3학년 즈음에 250을 달성하고 그래도 대학은 가야지 싶어
당구를 끊고 대학 입학 후 근근히 명절 당구를 치던 차에 작년부터 회사동료들이 슬슬 꼬드기는 바람에 당구에 다시
미치게 되었습니다. 사무실 사람들은 소위 죽빵을 치던 분들이라 처음에는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어느덫 폐인이 되어
돈내기 아니면 당구를 칠 수 없게 되었답니다. ㅜㅜ
각설하고 제목에서 언급드렸듯이 당구를 치면서 얻게된 것이 있는데요 지금부터 말씀드릴게요...
우선 사무실 동료들의 면면을 간단히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
공만보면 무조건 파워당구를 구사하시는 분이 약 2분 계십니다. 수지는 200가량 되시구요..
그리고 저 포함 나머지 3분 정도는 그냥그냥 공을 굴리는 타입입니다.
문제는 파워당구를 구사하시는 분들은 행운의 득점이 아주 많은 편입니다. 납득이 안가실 지 모르겠으나
심한 경우에는 한시간에 행운샷이 전부이고(약 15점 가량) 자기가 원한 진로의 득점을 단 2점 밖에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
다. 2분 다 그러시구요.
죽빵 쳐보신 분들 많이 계시겠지만 한 두번이야 그냥 웃어 넘기지만 이게 1년 정도 되고나면 아주 죽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분들은 그게 실력인양 인사도 없이 아주 당당합니다.
저는 울화통이 터지지만 어쩔 수 없이 참고 경기에 임하죠 . 행운의 샷이 문제가 아니라 그 분들의 행동을 참 매너없다고
보고 있거든요...
거기서 참 많이 생각했습니다. 나는 왜 행운의 샷이 거의 나오지 않을까.. 나도 좀 나와줬으면 좋겠는데..
정말 지난 1년동안 지지리도 행운의 샷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저의 과거를 뒤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인생을 뒤돌아 보니 전 행운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저의 다소 부정적인 사고관이 행운을 행운이라 여기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1년간 일주일에
30시간에 가까운 당구를 치면서 얻게된 결론은 참 행운이 없었다고 보여집니다...
여기서 잠깐 행운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할까 합니다. 글이 다소 길어질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도
있지만 꼭 필요한 얘기라 삼천포로 빠져도 양해부탁 드릴게요^^
일본의 한 기업은 신입사원 채용시 면접을 볼 때 면접관이 피면접관에게 " 인생을 살면서 행운이 따랐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은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답하면 거의 채용을 한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는 행운이 따르는 것은 그만큼 당사자가
노력을 해 왔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행운도 왔다고 보는 것이지요. 그러면 그 기업에도 역시 행운이 따를 것이다 라는 믿음도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 일화를 읽고 "야 그럼 나같은 놈은 그런 기업에 취직되긴 글렀네.. 난 행운과는 거리가 머니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최근 생각을 바꿔먹었습니다. 아니 행운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라고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하늘은 저에게 행운을 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고 그런 인생을 살아왔다고 보여집니다.
하늘은 저에게 행운을 주시지 않았지만 그 대신 저에게 노력을 주셨습니다.
"너는 행운은 없는대신에 노력을 줬으니 행운이 따르는 사람과 같은거야" 라고 말씀하시는거 같습니다.
뭐 그다지 노력하며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늦게나마 깨닫고 노력을 많이 해야 할것 같습니다.
당구를 치며 행운의 샷을 날리는 사람과 알수를 같게 만들려면 그만큼 노력을 해야 하니까요 .
얼마전부터 저의 가장 취약점인 제각돌리기(학구)를 같은 위치게 놓고 최소 10번 이상 연습을 합니다. 하루에 1위치에서만요.
그러면 결국 노력이 행운을 이길 수 있을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말입니다.
바둑국수 이창호 9단이 가진 재능은 천재적인 바둑실력이 아닌 노력이라는 재능입니다.
행운이 없다고 혹은 공의 위치가 게임내내 풀리지 않는다고 투정부리는 것 보다 좀더 긍정적인 마인드를 자져보자 라는 취지와
로또님을 이기기 위해서는 죽자사자 노력만이 살길이다 라는 취지에서 글을 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__)
첫댓글 하두고님의 -뽀록박-이 포천에도 계시는구먼요.................그런데 로또를 이겨서 뭐하게요???............목표를 크게 삼으심이 좋을듯 합니다................旅毒은 풀리셨느지요?????
전 인격수양이 부족해 게임중 행운샷이 계속 들어가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 들어가면 더이상 게임을 진행하는것 조차 짜증이 나고 그냥 게임을 끝내달라는 뜻에서 좋은 공을 계속 줘버립니다. 그런친구들과 당구치는건 아무 의미가 없고 제 마음이 흔들리는 상태에서의 게임은 게임이 아니니까요. 제가 올려놓은 뽀록박에 대한 글이 있는데요. 한번 당해보시면 웃지만은 못하실껍니다.
어제는 직원과 게임을 하는데 웬전화가 그렇게 많이 오는지 그친구 5통 저 3통이 오네요. 샷이 나가는 순간 벨이 울리고 함께 게임을 하던 친구는 밖에나가서 10분씩 통화하고 들어오질 않나.... 중요한 내용도 아니고 단지 술자리 마련됬다. 어디로 이동한다. 뭐 이런 것들입니다. 도저히 게임이 안되 전 핸드폰을 꺼놓고 게임을 하는데 상대방의 핸드폰은 계속 울어대고.....나중엔 화가나서 몇차례 아무렇게나 질러버리고 기권했습니다. 전 당구치려면 아직 멀었나봅니다. 아무 의미없이 버린시간....쓸데없이 버린돈....아직도 화가나네요.
뽀록박~~~ㅋㅋ 다시 생각해도 재미 납니다..주로 강타위주의 게임을 플레이 하는분들이 그런샷이 나오는데요.. 저희 동네 당구장에도 그런 녀석이 하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걸 그친구의 시스템이 라고 불죠..^^ 그런데 문제는 키스가 생겨서 들어갈공도 많이 빠진다는거.. 결국 볼걸복 이라는거죠..
필그림님 의견에 한표 추가. 플루크 시스템....이런 분들 필 받는날은 아무도 못 이깁니다. 하지만 전체 승률은 저조합니다. 생각한데로 득점이 안되는(짧게 보았는데 길게 득점 , 길게 보았는데 짧게 득점...등등) 경우는 본인만이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플루크라고 해야 하나요 아닌가요? 플루크는 게임중에 비일비재하다고 봅니다. 최소한 저희같은 수준에서는요. 플루크의 격만 다를 뿐이지요? 강타 위주로 즐기시는 분은 나름대로 그 수준의 당구가 즐거운 분들입니다. 구력 상승을 원하지도 않습니다.그냥 재미로 어울리실 것이라면 있는 상황 그대로 즐기시고 업당을 원하신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취약한 학구(제각돌리기, 아마도 짧은 각일 것이라고 예상됩니다)를 한가지씩 10번 연습하신다고 적으셨네요. 동그라미 한개만 더 적으세요. 그 정도는 하셔야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또한 당점에 대하여 고민도 해 보시구요. 절대적으로 본인의 당점에 따른 분리량 정도를 숙지하고 계셔야 합니다(저도 아직 정확히 저의 당점에 따른 분리량을 제어하지 못합니다). 그를 위해서 일정한 스트록이 뒷받침되어야 하구요. 답글이 삼천포....^^.
적당한 위치에서 예상되는 키스에 의한 플루크가 있는가 하면 전혀 얼토당토 않는 날로 잡수시는 플루크, 앞공을 맞히지도 못하고 빠졌는데 3뱅크가 된다든지.....대개의 플루크는 늘 필요보다 공을 세게 칠 때 많이 발생하는데, 전체적인 손익계산을 뽑아보면 밑진다는 쪽에 한표입니다.
정말 짜증나는 파워당구죠...시일관 마구 휘두르는....맞고 안맞고 문제는 일단 제쳐두고 내용자체가 넘 구리다는... 이것도 인생의 한 부분일가요 내 입맛대로 살 수는 없듯이...이 사람도 있고 저 사람도 있듯이..
일년쯤 전 3구로 당구를 다시 시작하여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두 종류의 스타일에 못견뎌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첫번째가 아무 공이나 있는 힘껏 냅다 후려패는 산적스타일과 큣대에 새싹 돋아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만만디 스타일이 그것입니다. 그 때 로또님 왈, "고수가 되려면 어느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느긋함을 좀 더 키워야 할 겁니다." 아직 고수 되기는 멀었지만 느긋함은 많이 늘었답니다.
당구에서 인생의 깨달음을 얻으셨다니, 진정한 의미의 득당을 하셨네요. 감축드립니다. ^^ 하지만 저는 노력도 안 하면서 문자 그대로의 득당을 꿈꾸는 한심한 하수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