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린벨트'로 인해 개발금지구역이 된 서울의 한 지역.
그 지역의 뒷동산 위에는 마치 한 폭의 그림같은 오두막 하나가
지어져 있다.
오두막 이라고 해도.. 그 내부는 성인 8~9명은 거뜬히 묵을 수 있는
방과 식기도구가 마련되어져 있다.
그 오두막의 바깥쪽. 베란다 위에 흔들의자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에따라
거부감없이 흔들거리고 있는, 신부복장을 하고 있는 백발이 희끗희끗한
노인과, 그 양 옆에 수염을 안깎아서 조금 털털해 보이는 한 30대 정도
되어보이는 청년, 그리고 이제 막 성인이 된듯한 20대 정도 되어보이는
청년이 있었다.
"그럼..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털털해 보이는 청년이 신부복장을한 노인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자
신부복장을 한 노인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안쓰러운 듯한 어조로
말했다.
"항상.. 열심히 로군 현암군.. 현암군의 정성에 승희는 반드시.."
노인은 현암이라는, 그 털털해 보이는 청년에게 말을 하다가 문득, 그
청년을 바라보았고 청년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 것은
옆에 있는 이제 막 성인이 된 듯한 청년도 마찬가지 였다.
그러자 노인은 분위기를 전환시키려는 듯, 허허 하고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네.. 나이가 많아지니 느는것은 말 뿐이구만.. 허허.."
노인이 말하자 현암이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신부님..."
"아닐세.. 그럼 이제 그만 다녀오게나.. 나도 꼭 가봐야 할 것인데.."
신부님이라고 불린 노인의 눈가에 물기가 어렸다.
"아닙니다.. 그 연로하신 몸으로 어떻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신부님.."
"그러시게.."
그렇게 두 청년은 오두막을 나와 동산밑으로 내려가, 그린벨트 저편
번화가에 있는 한 커다란 병원에 들어갔다.
"166호 환자는.. 상태가 나아 졌습니까?"
매일 똑같은 질문.
그리고.. 매일 똑같이 들려오는 대답.
"죄송합니다.. 그분은 아직.."
그렇게 질문을 한 뒤, 두 청년은 계단을 밟고 올라가 166호 병실앞에
당도했다.
그리고.. 병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 침대위에 누워있는 한 여인의 앞에
앉아 그 여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여인의 침대 옆에는 조그만 글씨로 병명이 적혀 있었다.
[병명:실외투 증후군, 천연성 의식장애]
한마듸로.. 식물인간을 뜻하는 의학적 용어이다.
"승희야."
현암이 조그마한 목소리로 앞에 누워있는 승희라는 여인에게 속삭이듯이
말했다.
"승희야.. 듣고 있지..?"
현암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하나, 둘 흘러내리더니 이내 폭포수 같은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왜.. 왜 그랬어 승희야.. 왜 네가 날..."
현암은 말세가 임박했던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후훗.. 그래도 이렇게 사이좋게 죽게 되었으니 미련은 없어 현암군.
아니.. 이젠 '현암씨'라고 불러야 하나? 쿠쿡."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게 웃었던 그 미소. 그리고 지켜주지 못했던 그
미소..]
현암은 승희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승희의 머리를 쓰다듬
었고, 승희와 현암의 눈이 딱 마주쳤다.
두 사람은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러자 현암이 더듬 더듬 거리며 승희에게 어색한 음성으로 말했다.
"승희야.. 너무 늦어 버렸지만.. 들어주지 않겠니...?"
승희가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현암은 승희의 눈을 마주보며
굳은 표정으로 승희에게 말했다.
"사랑해.. 승희야.."
그러자 승희가 갑자기 현암을 와락 끌어 안으며 기분좋은 듯이 말했다.
"바보.. 멍청이.. 해삼.. 멍개!! 너무 늦어 버렸잖아!! 이제와서 이러면
어떻해!! 하지만.. 용서해 줄게..후훗!"
현암도 승희를 따라 웃었다. 그 것이 승희의 마지막 미소가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그 때. 갑자기 승희가 안색을 굳히며, 있는힘을 다해 현암을 옆으로
밀쳐냈다.
콰앙-
승희가 피를토하며 3m정도 날아가 나무에 몸을 부딫히고 쓰러졌다.
"그림.. 좋구나 이현암!! 얼마나 여유가 있으시길래.. 키킥!"
광기가 서린듯한 아녜스수녀의 웃음소리.
현암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들이 믿겨지지 않았다.
그렇게 얼빠진 표정을 하고 있던 현암은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고
미친듯이 비명을지르기 시작했다.
"으.. 으아아아악!!!!"
현암의 몸안의 공력이 마구 역류했다. 단전이 폭발할듯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천정개혈대법 9번째 문.]
현암의 머리속에 자신에게 천정개혈대법을 전수해준, 마스터의 사건에서
우연히 만났던 노인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 만약에 자네가 이것을 모두 익힌다면.. 자네는 '인간이 아닌 인간'이
되는 것이네. 날아오는 총알을 눈으로 빤히 바라보며 피할 수도 있고..
하늘을 날 수도 있고.. 아뭏든 간에 자네는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소위 말하는 '신선'이나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네..
자네가 이것을 모두 익힌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지만, 지금의 자네도
잘 알고 있을것이네..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하지만 자네라면, 내 믿고 전해줄 수 있겠구만 허허..--
'죄송합니다 노인장.. 이번만은.. 이번만은 그 '책임'을 지킬 수가
없을 것 같군요...'
현암은 몸을 일으켰다. 현암의 몸주위에 '기'의 폭풍이 모든것을 찢어
버릴것 처럼 매섭게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다.
"네가.. 네가 어떻게.. 너의 공력은 모두 소실되어 버렸을 텐데..."
아녜스 수녀는 안색이 창백해진 채. 더듬 더듬거리다가 주위에 총을들고
있는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뭐 하는 거야!! 쏴! 어서 쏴! 죽여버리란 말이야! 저 자식을!!"
그러자 얼이 빠져있던 아녜스 수녀의 부하들이 미친듯이 현암을 향해 총
을 갈겨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현암은 그 자리에 없었다.
우두둑-
"으아악!"
우둑-
"크아악!"
와지직-
"아악!"
주위의 부하들이 하나 둘씩 팔이나 다리가 부러지며 쓰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녜스 수녀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꺄아아악!! 죽어! 죽어버렸!!"
아녜스 수녀는 미친듯이 자신의 주위에 원소력을 발생시키기 시작했고,
그 원소력을 맞고, 남아있던 아녜스 수녀의 부하들이 갈기갈기 찢어지기
시작했다.
"죽어!! 죽어!! 흐흐흐.. 모두.. 죽어버렷!!"
광기에 사로잡혀 아녜스 수녀는 자신의 부하들을 미친듯이 원소력으로
찢어 죽이기 시작했다.
그 때 옆에서 현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모두 끝났다.. 아녜스 수녀.. 이 악마같은 여자야.."
현암은 아녜스수녀의 목을 붙잡아서 허공에 높이 들어올렸다.
현암이 막 손에 공력을 집중하려는 순간, 숲 저편에서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안됩니다!! 현암씨!!"
현암은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해밀튼.. 씨.."
"당신들이 옳았습니다!! 당신들이 세상을 구했고,
모두들 그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아무도 여러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당신들의 손은 더럽혀 져선 안됩니다!! 당신이 진정
그 악마같은 여자를 죽이고 싶으시다면.. 차라리 제 손으로 죽이겠
습니다!! 멈춰 주십시오!!"
해밀튼, 즉 한때 아하스 페르쯔의 자아를 갖고있던 해밀튼 이었다.
현암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볼을타고 흘러내렸다.
현암은 손에 힘을뺏고, 아녜스 수녀는 실신한 채 바닥에 쓰러졌다.
그 후. 아녜스 수녀는 교황청의 심판에 의해 수녀의 작위를 파문당하고,
정신이 나가서 교황청의 관리 하에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었고, 해밀튼과
현암은 박신부와 준후가 바이올렛을 데리고 사라진 곳을 계속 탐색한
결과, 진흙속에 누워서 평안한 모습을 짓고있는 박신부를 발견하게
되었다.
현암은 박신부가 죽었는줄 알고 땅을 치며 통곡 했으나, 해밀튼이
박신부의 맥을 짚어보곤 맥이 뛰고있다고 하자, 현암은 박신부와
승희를 업고, (준후도 나중에 바이올렛과 두 아이를 데리고 합류)
해밀튼의 전용기로 해밀튼의 개인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았으나,
승희는 안타깝게도.. 아녜스 수녀의 공격에 의해 신경계에 손상이
가서 '식물인간'이라는 처방을 받고 말았다..
현암은 승희의 손을 꽉 붙잡고 승희에게 말했다.
"깨어나면.. 꼭 결혼하자 우리.. 예쁜 아이들도 낳고.. 행복하게 살자..
그러니까 이제 일어나야지 승희야.."
현암은 고개를 숙여 소리없이 울었다.
그 것은 옆에있는 준후역시 마찬가지 였다.
시간이 흐른 후. 준후와 현암은 병실을 나왔다.
그 때.. 누워있던 승희의 눈에서 한 방울.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퇴마록 리로리드[3]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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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0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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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음..... 완전"무적현암"이군요.....;; 그런데....승희가 식물인간이라니..... 안타깝네요... 그들의 사랑에 감동을받아서..... 애염명왕이 도와줬으면...
준후가 말했잖아요.. 아녜스 수녀가 현암과 승희중 누구를 어떻게 할 것 같다고.. 식물인간이 되는것은 안타깝지만.. 원본의 내용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애염명왕은 로파무드의 몸에있다가 승천..하지 않았었나요?(맞나? -_-;;)
말세의 결말은 저와 비슷하게 내시는 군요. 저야 승희 죽고 박신부 죽고 현암 미치고... 준후 상처 받고, 슬픈 결말이었지만... 승희를 일어나게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현암의 사랑의 힘!!! (꾸엑. 돌던지지 말어. 그래 말하는 나도 닭살 돋아!)건필하세요.
감솨르~ㅠ_ㅠ
어;; 요즘소설중 보기드문 괜찮은작품이네요!!^^ 전체적인 글의 묘사는 조금 떨어지는것같지만 글의 전개와 각 인물의 성격파악을 잘하신듯 보입니다 중간에 화타의 후손 화중명노인의 말;;거기서 무언가 와닿았다지요;;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
ㅠ_ㅠ흑흑..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욱 더 노력을...
우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잘쓰신다!!ㅇㅁㅇ!!화타노인 말도 진짜같아!진짜 퇴마록같다![!감탄감탄!]근데 아주아주아주 야악간 어색한데가 있다지요-_-;
으아악!(????)
장준휴..샽앙님..--;;저노인말은..진짜퇴마록에서.나오는말이구요..화타노인이아니구..화타노인의 후예인.화중명노인임니다
거 너무하시네 글 너무 잘쓰는거 아녜여? 넘해여~~~~~~~^^
아악! 죄송해요!!(퍼퍼퍽!)
욱..(↑위에서 맞았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