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하나하나 빠짐없이 정독함. 내 남편이 이렇게 욕을 먹는데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드는걸 보니 일말의 정도 남지 않은게 분명한듯.
많은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몇가지 추가 하자면
다행히 아직 아이는 없고 남편은 자영업자임. 직장 잘 다니다 갑작스럽게 퇴사했고, 그 후 감사하게도 시댁 도움으로 내가 하는 꽃집 근처에 남편도 작은 가게를 운영중임.
연애때는 남편의 저런모습을 왜 몰랐냐는 질문에 답을 하자면
연애때는 지하상가 출구에 김밥파는 할머니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먹지도 않을 김밥을 잔뜩 사기도 했던 남자임. 이때도 할머니께 여기서 장사하는거 불법입니다... 라고 말을 하긴 했었던거 같음.(이때 눈치를 채지못한 내 두 눈깔이 원망스러움)
원칙주의자 성향이 있구나 정도만 느꼈지 내 눈으로 누군가를 신고하는 장면은 단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이런 인간인줄은 상상조차 못했음.
처음 유난떤다 느꼈던 사건은
내가 하는 꽃집 홍보전단을 만들어서 전단배포 알바를 써서 돌릴때 였음. 계속 전화로 참견하면서 전단지는 사람에게 직접 나눠줘야 한다. 그거 남의 차나 집에 붙이면 전부 불법이고 과태료 무는건 알고있냐. 알바한테 잘 알려주라며 잔소리를 하다가 결국 자기가 알바한테까지 전화함. 짜증나긴 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과태료 물까봐 걱정해주는거로만 알았음.
결혼후 1년쯤 지나면서 슬슬 본색이 나왔던거 같음.
난 일요일은 쉬고 남편은 일요일에도 장사를 함. 보통은 11시쯤 일어나는데 일요일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나가길래 어디가냐 물으니 교회를 간다는거임. 예수믿는 사람들 싫다던 인간이 갑자기 무슨 교회냐 물으니 씨익 웃으면서 나가길래 의아했음. 나중에 알고보니 교회근처를 차로 빙빙 돌면서 불법주차된 차량 블박으로 다 찍으며 돌아다니느라 교회 간다고 한거였음. 아직도 일요일은 알람해놓고 일어나서 꼬박꼬박 교회에 감. 이 근처 교회란 교회는 다 순회한듯 함.
남들은 남편이 외식하자고 하면 신난다던데 난 늘 불안에 떨어야 함. 유명한 먹자골목 한번 갔다가 호객행위 하시는 분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전부 신고하는거 보고 충격받은 적도 있고
제작년 여름 내친구 부부랑 계곡에 간 적이 있는데 이때 우린 과일+간식+음료등을 준비했고 친구네가 고기+밥을 준비했음. 도착해서 보니 취사금지 라고 크게 써있었고 친구가 주변에 다른사람들도 다 고기 구워먹는거 보니 괜찮나? 우리도 그냥 먹을까 물었음. 당연히 남편은 그건 불법이라고 안된다며 지킬건 지키며 살자고 또 설교를 시작함. 분위기가 싸해지려고 해서 내가 백숙이나 먹으러 가자고 남편 설교를 끊음. 결국 우린 근처 백숙집에 가서 식사를 했는데 그 와중에도 혼자 차에 가서 한참을 안오길래 가봤더니 계곡에 고기 구워먹는 사람들 많은데 단속 안하냐며 민원을 넣고있었음. 이날 이후로는 부부동반 모임이나 여행은 절대로 안가리라 다짐함.
가장 크게 싸웠던 사건도 적어보겠음.
어릴적 친정아버지가 소주한잔 걸치시면 전기구이 통닭을 사들고 오셨던 추억이 있음. 트럭에서 파는 전기구이통닭 요즘은 보기 힘든데 우리집에서 10분정도 거리에 매주 목요일마다 트럭으로 장사 하시는분이 계심.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팔고계셔서 목요일만 이쪽에 온다고 들었음. 한번씩 먹고싶어서 목요일을 기다렸다가 사먹곤 하는데 어느날부턴가 그 트럭이 안보임. 오늘은 오셨나?하면서 나가는데 남편이 전화가 옴. 통닭아저씨 오셨나 나가보는 길이라니까 어차피 가도 없다고 헛고생 하지말고 그냥 있으라는거임. 일찍 들어갈테니 치킨 시켜먹자면서...
설마 그 아저씨도 신고한거 아니지?했더니 너무나 당당하게 거기서 장사하는거 불법이라고 얘길 해도 계속 장사하길래 신고했다는거임. 이날은 너무 화가나서 남편한테 쌍욕까지 퍼붓고 싸웠음. 어떤 심정이였나면, 그렇게 한바탕 싸운 뒤 아무일 없다는듯 입 벌리고 퍼자는 남편 얼굴을 보니 두번다신 신고 못하게 그 입을 용접기로 봉인시켜버리고 싶은 심정이랄까?
글로 다 적자면 책 한권은 나올 만큼 남편의 신고업적은 차고 넘치지만 적으면서 다시 또 스트레스 받고 읽는분들도 스트레스 받으실 듯 하니 이만 적겠음.
상담을 받아보라는 조언이 많던데 이미 여러번 설득을 해봤으나 자기가 하는일은 전부 옳다는 그 확고한 신념이 설득이 되질 않음. 저렇게 신고하는 사람도 세상엔 필요하다는 댓글도 제법 있던데 옆에서 2년이 넘는 시간을 신고에 꼽혀 사는 남편을 바라보는 입장에선 하루하루가 지옥임. 어쩜 그리 지치지도 않고 신고할 일들을 찾는지 그 때문에 큰 싸움이 여러번 나다보니 아파트에도 가게 근처에도 소문 다 나서 얼굴을 듵고 다니기 힘들정도임. 누가 찾아와 보복할까 겁도나고...
이혼만이 답인거같음.
답답한 마음 하소연하듯 적어본 글에 많은분들이 댓글로 공감 해주시고 같이 욕도 해주셔서 막힌 속이 뚫리는기분 잠시나마 느꼈습니다. 너무 감사드려요.
결혼3년차... 남편한테 점점 정이 떨어지다 못해 이혼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오늘도 남편때문에 짜증이 나서 잠도 안오고... 주절주절 생각나는 몇가지만 적어봐요.
평소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을 보거나 신호위반을 하는 차를 보거나 하면 흥분해서 욕을 상대방이 다 들리게 크게 하고 그냥 넘어가질 못함. 상대방이 욕을 듣고 시비가 붙어 싸운적 여러번.
같이 운동을 하려고 헬스를 끊으러 갔는데 결제 하시는분이 현금으로 하면 몇%할인 가능하다는 안내를 해주니 바로 그 자리에서 그거 다 불법이라며 어디다 전화를 해서 신고함.
내가 꽃집을 하는데 바로 옆 건물에 식당이 두개 있어서 가끔 점심시간에 주차공간 부족으로 우리 가게 앞쪽에 불법으로 주차하시는 분들이 있음. 나는 그러려니 하는데 남편이 어쩌다 보게 되면 바로 불법주차로 신고를 해버림. 이거때문에 싸움이 크게 난 적도 있었음.
같이 재래시장에 갔다가 그 안에 분식점에서 순대+떡볶이 먹고 계산할때 카드 안된다 하니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를 또 바로 신고함. 그거 신고하고 차로 가는길에 시장 밖에 노점상도 죄다 신고함...
옷 사러 가서도(지인가게) 현금우대 써있는거 보고 계속 불편해 하길래 제발좀 조용히 넘어가자고 말림. 그런데 그 가게에 명품옷 짝퉁을 파는거를 보더니 결국 또 신고함.
자주 시켜먹는 중국집이 있음. 사장님이 직접 배달도 하시고 단골이라고 종종 서비스도 챙겨주시는데 어느날 이분이 헬멧을 안쓰고 배달하는걸 목격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신고함.
최근에도 동네 자주 가는 슈퍼에서 봉투값 안받고 담아줬다고 신고해서 미안해서 그 슈퍼 가지도 못함. (원래 봉투값 받으시는데 구매금액이 만원 딱 맞게 떨어져서 그날만 안받으셨던거임)
택시를 타고 가다가 어떤분이 다급하게 손을 흔들다 못해 택시 앞을 막고 배가 너무 아파서 그런다고 좀 태워주시면 안되냐고 했고 마침 조금만 가면 병원이고 우리도 그 방향이라 합승을 했음. 그분은 아파서 식은땀 흘리면서도 감사하다고 인사까지 했는데... 내리자마자 번호판부터 찍더니 합승 불법이라며 또 신고함.
제발 좀 그냥 넘어가면 안되냐고 얘길 해봐도 왜 그래야 하냐고 오히려 따지고 들고 대화를 하다보면 스트레스만 더 쌓임.
이건 오늘 있었던 일인데...
이동네 폐지 주우러 다니는 노부부가 계신데 이분들이 우리 아파트 빈병 분리수거 하는 통에서 병을좀 꺼내가시는걸 남편이 발견한거임. 집에 오자마자 또 씩씩거리면서 신고함. 관리실에도 전화해서 따지고;;
진짜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화를 내니 너처럼 물러터져서 세상 어떻게 사냐고 오히려 나를 바보 취급함. 법은 지키라고 있는거라며... 결국 대판 싸움.
연애때는 저런모습 전혀 안보여서 몰랐다가 결혼하고나니 매사에 저런식이라 너무 정이 떨어지는데 제가 이상한건가요?
와;;; 저건 정의로운게 아니라 그냥 약자 괴롭히기 같아보여... 진짜 정의롭고 신고정신 투철했으면 일요일마다 교회 돌아다니면서 불법주차를 잡을게 아니라 초등학교 근처나 돌면서 이상한 짓 하는 사람들을 잡던가...ㅎ 걍 66신고 정신 투철한 나99 뽕에 취해서 정의로운척 하고싶은거 아녀
저럴거면 대기업 앞에서 1인시위는 오ㅔ 안하나 우리나라 기업 총수들 좀만 파도 진짜 이새끼들봐라? 하는거 수두룩빽빽인데 정치인은? ㅋㅋㅋ 그렇게 신고정신이 투철하면 그런건 왜 다 외면한대 ㅋㅋㅋㅋ 그냥 약자괴롭히기지 자기는 준법정신 투철한 시민이다 이러면서 약자 괴롭히는거잔ㄹ어 ㅋㅋ
첫댓글 돈 안드는 짓 진짜 잘한다..ㅋㅋ
진짜 심하다 신고할려고 인생 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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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근히 사는 사람들만 골라서 신고하네? 높은 사람도 좀 해보지그래
저정도면 정신병 아니노
미친진짜왜저래 불법적인걸떠나서;;;;;;:비인도적이라해야되나 트럭장사이런거 근근히먹고살텐데
너무 찌질해 ㅠㅠ
문제는 정의감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서 자기 욕구 충족하고 있다는거임 본인은 평생 당당할걸. 그렇게 당당하면 왜 결혼 전엔 대놓고 안 보여줬는데?
와 진짜 다른사람 엿되보라고 하는 신고들이네
아니 ㅅ ㅣ이발... 진짜....개찐따 시발..
저정도면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네임드일듯..
존나 읽는데도 정떨어져
나이 들면 선글라스끼고 등산복입고 동네 이리저리 참견하는 동네마다 한명씩 있는 노답아재될거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동네서 소리 꽥꽥 지르고 이런st...윽...
와;;; 저건 정의로운게 아니라 그냥 약자 괴롭히기 같아보여... 진짜 정의롭고 신고정신 투철했으면 일요일마다 교회 돌아다니면서 불법주차를 잡을게 아니라 초등학교 근처나 돌면서 이상한 짓 하는 사람들을 잡던가...ㅎ 걍 66신고 정신 투철한 나99 뽕에 취해서 정의로운척 하고싶은거 아녀
와…. 와 진짜 지독한 새끼………… 베댓처럼 이혼하고 나서도 스토커처럼 일거수일투족 쫒아다니면서 신고할거 같음
ㅁㅊ..
저럴거면 대기업 앞에서 1인시위는 오ㅔ 안하나 우리나라 기업 총수들 좀만 파도 진짜 이새끼들봐라? 하는거 수두룩빽빽인데 정치인은? ㅋㅋㅋ 그렇게 신고정신이 투철하면 그런건 왜 다 외면한대 ㅋㅋㅋㅋ 그냥 약자괴롭히기지 자기는 준법정신 투철한 시민이다 이러면서 약자 괴롭히는거잔ㄹ어 ㅋㅋ
진짜 무조건 이혼 해야할듯.. 글쓴사람도 장사하는데 남편놈 행동 때문에 피해 엄청갈거같음
저거 정신병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