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케이블 채널 XTM에서 방영되어 왔던 WWE RAW가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오는 13일 방영을 끝으로 종영을 한다고 방송국에서는 밝혔습니다. [레슬뱅크닷컴=양성욱]
WWE의 간판 프로그램 RAW는 SBS 스포츠 채널을 통해 최초로 한국 시청자들을 만났고, 이어 XTM이 바통을 이어받아 지금까지 한국의 안방을 찾아왔었습니다. 특히, 한국 RAW 방송의 목소리인 성민수 해설위원은 지금까지 10년간 RAW를 지켜왔습니다.
RAW 외 서브 프로그램은 KBS SKY, i-TV 등을 통해 방영되기도 해 인기를 끌었으며, 케이블 프로그램에서의 성공 시청률 기준 1%를 넘는 킬러 콘텐츠로 사랑 받아 왔었습니다.
TNA의 경우에는 당시 수퍼액션의 온미디어가 방영권을 사들여, 약 3년간 방영해 성인 남성팬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은 바 있습니다. 지난 2007년 당시 온미디어는 UFC와 프라이드 방영권을 갖고 있던 CJ를 비웃듯 이들의 방영권을 모두 획득했습니다. CJ는 할 수 없이 MBC-ESPN이 방영하던 K-1를 가져왔습니다. 수퍼액션에서 UFC와 프라이드를 방영하자, 결국 TNA는 다른 채널로 이동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었습니다.
다른 채널에서 방영한다는 것 자체가 다행인 일이였지만, 그 주인공은 온게임넷이였습니다. 당시 스타크래프트 등 온라인 게임을 주로 방영하는 채널에서 프로 레슬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게임 매니아들에게는 반감의 대상이였습니다. 온게임넷으로 옮겨간 TNA의 목표는 기존의 효자 시청자들인 성인 남성팬들 외에 젊은 팬들까지 흡수해보자는 전략이였습니다. 하지만, 성급하게 계획은 백지화되었고 TNA는 한국 전파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과거 90년대 초반 SBS 개국 초기에는 매주 일요일 아침 WWE가 아닌 NWA의 경기를 방영한 바 있습니다. 스팅, 릭 루드, 케빈 내쉬 (과거 기믹 베가스로 등장했으나,,성공하기 전이였으니 아무도 몰랐던 상태) 등이 등장했지만, 이는 일부 골수팬들에게만 환영을 받는 프로그램이였습니다. 당시 한국에서는 헐크 호건-워리어 밖에 모를 상태였으니 말이지요. 결국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시청률이 안 좋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이왕 돈 쓸거 조금 더 써서 이 때 WWE를 방영했었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WWE만큼은 프로 레슬링의 얼굴입니다. 왠만한 사람들은 WWE는 몰라도 WWF나 헐크 호건은 압니다. 종합 격투기에 밀리더니, 이젠 외환위기, 경제위기 등으로 방영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방영이 안 되어도 인터넷 등으로 빠른 소식과 동영상을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파의 힘을 잃은 프로 레슬링은 한국 내에서 다시 관심 밖으로 내닫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방영되는 프로 레슬링 프로그램을 보는 주 시청자들은 레슬링 뉴스와 루머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Die-Hard 팬'이 아닌 그저 평범한 일반 팬들입니다. 골수팬들이야 쉽게 인터넷에서 정보를 구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WWE 투어를 보러 잠실로 가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으로 가는 경유지로서 한국에 올까 말까 했던 WWE가 이젠 방영권도 없는 한국 땅에 뭐하러 올까요? 레슬링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놓치게 되었으며, 동경하던 스타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일은 이제 엄밀히 현실이 아닌 '꿈'일 뿐입니다.
더 큰 문제는 평범한 대중입니다. 전 감히 저희같은 레슬매니아는 '특별한 마이너'라고 생각하고, 레슬링을 즐기지 않는 사람은 평범한 대중이라고 생각하는 위험한 흑백논리를 지금까지 18년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레슬링 좋아한다고 모든 사람이 절 특이하게 생각하더군요.
프로 레슬링이 조금이나마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하고 싶어서, 인터넷 활동을 한 지 언 14년입니다. 처음 PC 통신 천리안의 레슬 동호회를 발견하고, "나같은 사람들이 또 있었네?"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던 때가 그리워집니다. 우리 가정의 TV에 WWE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연예인 김구라씨의 아들 김동현군이 프라임타임 예능 프로에 '에지, 존 시나'등을 언급할 수 있었고, 수 많은 온라인 WWE 관련 쇼핑몰 등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조금이나마 대중들에게 친숙할 때쯤 다시 그 작은 불꽃이 꺼지는 것 같아 안타깝고 슬픕니다. WWE건 TNA건 RoH건 어서 빨리 TV로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만일 방영을 시작한다면 전연령층이 즐길 수 있도록 체계적인 마케팅과 이벤트 또한 확실하게 수반되었으면 합니다. (온라인에서의 블로그/웹사이트/바이럴 마케팅 등은 레슬뱅크닷컴이 책임지고 사수하겠습니다! 한국 프로 레슬링의 전성기로도 이어져, MBC 무한도전에 강철 선수가 등장하고, 놀러와에 김남훈 선수가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는 즐거운 일이 일어났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10년간 변함 없이 RAW를 해설해주신 성민수 해설위원, 그리고 레슬뱅크닷컴 출신의 명해설자이자 얼굴 본 지 너무 오래된 이재호 '형!'에게 수고하셨다는 인사와 박수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어릴적 레슬링에팬이었는데 많이 아쉽네여,,예전 같은 스타가 없어진것도 한몫하지만 얼마전 부터 이종격투기가 인기를 끌면서 쇼라고 불리우던 레슬링의 인기가 많이 떨어진게 요인인것 같네여. 솔직히 레슬러들은 뛰어난 스턴트맨이자 연기자인데 말이죠 시합하는 선수들보다 더 몸도 많이 상하고 일정도 힘들고 말이죠. 언제가 다시 한번 방영해 주는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성민수님 칼럼 읽어보니 우리나라에서 프로레슬링의 인기는 너무 떨어졌더군요.........거기다 매체의 발달로 티비방송은 3주전이지만 인터넷으로 최근경기를 다 보고 있으니...........무척 아쉽습니다. 스맥다운은 어떻게 되나요?
군대 가기전(05년 2월 입대)에만 해도 wwe가 나름 인기도 있었고 제 자신도 즐겨봤는데 전역하고 나오니 이종격투기에 온통 관심이 집중되어있고, 제 자신도 너무도 변한 스토리 라인을 못따라가서 관심이 멀어졌던 기억이 나네요 04년도 쯤엔 스톤콜드의 등장음악이 너무 멋있어서 그걸 컬러링? 으로 했던적도 있었는데 ㅠ 제 자신은 크게 관심이 없어졌지만 막상 사라진다니 아쉽네요
저는 05년 12월 입대 했었는데, 공감하네요. 나름대로 WWE 매니아 였는데 전역 후 거들떠 보지도 않고, 이종격투기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네요.
이종격투기의 인기 급등과 계속되는 WWE의 스타기근 상황이 국내 인지도를 차츰 하락시켜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레메에서 언더테이커와 쑈스타퍼의 경기 보며... 감회가 새로웠는데... 이젠 사람들의 기억에서 많이 잊혀진게 씁쓸하네요. 최근의 존시나, 츄플, 랜디오턴등의 메인급이 대중들에게 확연히 인식되질 못하니 관심을 못 받는 듯 싶네요.
역사상 최고의 경기였죠^^
이런 저런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요즘 경기 보면 재미가 없어요 ㅡㅡ; 스타는 있지만, 슈퍼스타는 없다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