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에움길로 돌아가라
길이란 시를 생각한다
긴 세월(歲月) 참 친구(親舊)처럼 다정(多情)하게 긴 여운(餘韻)을 준다.
날마다 에움길을 걷는자여!
자기 길을 걷는자는 좁은문으로 들어가라
사랑의 에움길로 돌아가라
답설게(踏雪偈)
踏雪野中去 눈덮힌 들판을 걸을 때
不須胡亂行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 말라
今日我行跡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은
遂作後人程 훗날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서산대사, 김구
삶의 길 인생길을 걷는자야!
날마다 6경으로 자신을 다듬어
삶이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없이 사시니 남의 본이 됩니다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인간이면 자연의 無情說法을 듣고,
지금하고 있는 일이 옳은지 6경에 비추어 보아라
明鏡(깨끗한 마음, 양심에 비추어 부끄럼 없는가?),
物鏡(탐진치가 없는가),
心鏡(부끄럼 없는가),
史鏡(역사에 어근 나지 않는가)
業鏡(윤리에 어근 나지 않는가)
天鏡(하늘의 도에 어근 나지 않는가)
6경에 비추어 사시니 아름답습니다
‘에움길’
이 뜻을 모르는 이도 많을 거 같다.
‘빙 둘러서 가는 멀고 굽은 길’ 이라는 뜻이다.
둘레를 빙 '둘러싸다’ 는 동사(動詞) ‘에우다’에서 나온 말이다.
지름길은 질러 가서 가까운 길이고,
에움길은 에둘러 가서 먼 길이다.
신라(新羅) 향가(鄕歌)에 나오는 에움길
“내 갈 길을 가야겠다”
길은 삶에서의 방법이거나 삶 그 자체이다.
영어 ‘way’도 ‘street’와 달리 같은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서양(西洋) 사람들도 길에서 인생을 연상하는구나 싶어 신기하다.
불교(佛敎)나 유교(儒敎), 도교(道敎) 등 동양(東洋) 사상(思想)에서의
공통적(共通的) 이념(理念)도 '도(道)' 라 부르는 깨달음 길이다.
서양 기독교도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인생은 길을 찾아 나선다
우리는 평생(平生) 길 위에 있다.
누군가는 헤매고, 누군가는 잘못된 길로 가고, 누구는 한 길을 묵묵히 간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길이 있고.
탄탄대로가 있으면 막다른 골목도 있다.
세상(世上)에 같은 길은 없다.
나만의 길만 있을 뿐이다.
프랭크 시내트라에게는
“Yes, it was my way” 였고
“I did it my way” 였다.
나이가 지긋한 이들은 그 유명한 흑백(黑白) 영화(映畵) ‘길
’(La Strada,1954년)을 기억(記憶)할 것이다.
야수 같은 차력사 잠파노(안소니 퀸)와
순진무구(純眞無垢)한 靈魂을 가진 젤소미나 (줄리에타마시나)는
평생(平生) 서커스 동반자(同伴者)로 길을 떠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場面), 자기가 버린 젤소미나의 죽음을 알고
잠파노는 짐승 처럼 울부짖는다.
길이 끝나는 바닷가에서 이다.
애절(哀切)하게 울려 퍼지는 니노 로타의 그 유명한 트럼펫 연주(演奏) 테마 음악(音樂).
영화와 제목(題目)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길이 끝나는 곳에는 반드시 다른 길을 준비해 놓았다
미국인(美國人)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詩人) 로버트 프로스트는 명시 ‘가지 않은 길’에서
이렇게 술회(述懷)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택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길은 목적지(目的地)에 가기 위해서도 존재(存在)하지만 떠나기 위해서도 존재이다.
‘길을 간다
길을 떠난다’ 는 말은 왠지 낭만적이거나 애잔하거나 결연이다.
결국 우리는 길 위에서 길을 물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게 입신양명(立身揚名)의 길이거나, 고행(苦行)의 길이거나, 득도(得道)의 길이거나,
산티아고 길이거나, 바이칼 호수의 자작나무 숲길이거나, 동네 둘레길이거나 ~~
모두 깨달음의 길 위에 서있다
우리네 인생이 곧 길이요, 우리의 발이 삶이다.
결국은 ‘마이 웨이’를 가는 것이다.
지름길을 택할 것인가?,
에움길로 돌아서 갈 것인가?.
인생길은 결국은 속도(速度)와 방향(方向)의 문제(問題)이다.
지름길로 가면 일찍 이루겠지만
그만큼 삶에서 누락(漏落) 되고 생략(省略)되는 게 많을 것이다.
에움길로 가면 늦지만 많이 볼 것이다.
꽃구경도 하고, 새소리 바람소리도듣고, 동반자와 대화(對話)도 나눌 것이다 .
집 뒤편의 뒤안길,
마을 좁은 골목길을 뜻하는 고샅길,
꼬불꼬불한 논두렁 위로 난 '논틀길',
거칠고 잡풀이 무성한 '푸서릿길',
좁고 호젓한 '오솔길',
휘어진 '후밋길',
낮은 산비탈 기슭에 난 '자드락길'
돌이 많이 깔린 '돌서더릿길'이나 '돌너덜길',
사람의 자취가 거의 없는 '자욱길',
강가나 바닷가 벼랑의 험한 '벼룻길'.
'숫눈길’을 아시나요?
눈이 소복이 내린 뒤 아직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그대의 첫 발자국을 기다리는 길이다.
‘길’은 단어 자체만으로도 참 문학적(文學的)이고 철학적(哲學的)이고 사유적이다.
‘길’은 단순(單純)히 사람들이 밟고 지나 다니는 것만을 의미(意味)하지 않는다.
인생의 길을 걷는자여
사랑의 길인 너의 길을 바르게 가라
사랑도 그렇지 않을까?
모든 사랑은 차표(車票) 한 장으로 쉽게 가는 지름길이 아니고,
수만 갈래의 에움길을 돌고 돌아서 이루는 것이다.
여기, 사랑의 신선함을 에움길로 묘사(描寫) 한 명시가 있다.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인생은 오직 사랑의 길을 간다
나의 생애(生涯)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하나의 에움길이었다...
오늘도 자신의 길을 저벅저벅 걸어가야겠지요?
당신의 '길' 응원합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사랑의 에움길로 돌아가라
우리 모두 함께 걸어요
사랑의 에움길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