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장 시작전 생각: 요상한 그림, 키움 한지영]
- 미국 증시 휴장, 독일 +1.3%, 유로스톡스50 +0.5%
- 미 10년물 금리 4.48%, 달러 인덱스 106.6pt, 달러/원 1,442.2원
1.
미국 증시는 대통령의 날로 휴장했고, 유럽 증시는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트럼프가 추진 중인 러-우 종전 협상이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제외하고 진행되는 이상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음에도,
이것이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의 필요성으로 이어지면서(잠재적인 지정학 충돌 대비), 방산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인 게 어제 유럽 증시의 상승 동력이 됐네요.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이 트럼프에 대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 같습니다.
이전에 공약이나 발언들을 통해 예상할 수 있었던 행보와 달리, 기습적인 혹은 말 바꾸기 전략이 종종 출몰하고 있다는 것인데,
상호관세의 경우, 부가세, 규제, 환율 등과 같은 비관세 장벽을 반영해서 부과할 것이라면서 자의성과 모호성을 주입시키고 있네요.
2.
2월 10~14일에 걸쳐 블룸버그에서 시행한 관세 설문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세 경계감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세 리스크 지속 시 현 4.4~4.5%대 수준에 있는 미국 10년물 금리가 6개월 이내에 4.75~4.80%대에 도달해있을 것이며, 달러 역시 현재보다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이 같은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최근 2~3거래일간 주식시장에서 수급이 재차 유입되면 반등한 바이오 등 성장주들에게 찬물을 끼얹을 수 있습니다.
3.
그렇지만 미국의 골디락스 내러티브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은 관세 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초래할 달러, 금리 상승 압력을 중화 시켜줄 듯 합니다.
미국 경기 모멘텀을 측정하는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는 17일 현재 -0.5pt로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점도 인플레 압력을 낮춰주는 요인이 아닐까 싶네요.
상기 서베이에서도 향후 6개월간 트럼프의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전략으로 “안전자산 매입(응답률 25%)”보다는 “변동성 베팅(응답률 41%)” 의견이 우세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이는 시장참여자들이 앞으로 관세 이슈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지난 2018~19년처럼 주식 매도세로 대응하기 보다는,
관세는 “목적이 아닌 수단”, “그러니까 실제 관세 수위는 우려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주식시장 내에서 업종 플레이를 하는 게 효과적임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4.
오늘 국내 증시는 5거래일 연속 상승(코스닥은 3거래일)에 따른 단기 속도 부담도 누적되어 있기에, 지수 단에서 숨고르기 한번 하고 갈 것으로 보이네요.
업종 측면에서는 러-우 종전 기대감에도,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 증액 전망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은 국내 방산주(조선, 기계)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전망입니다.
지금 코스피의 후행 PBR을 계산해보니 0.92배로 ‘24년 10월 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네요.
이쯤되면 밸류에이션 비싸졌다 식의 이야기가 나올 법하지만,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무역분쟁 피해국가 인식, 계엄사태 발 소버린 리스크 우려 등으로 급격히 조정을 받은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되는 것으로 보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