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 쑤는 날 와우 너무 힘들었어요! 글 /蘭草 권정아
해마다,간장,막장,고추장을 고향에서
가져와서 먹는데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그저께 이웃 형님이 메주를 쑤시길레
저도 그 눈썰미 살려서 한번 해볼까 하고
오늘 메주를 만들려고 어제 오후에
고향에서 부모님이 정성스레 택배로 부쳐주신
메주 콩들을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가 놓아었지요
휴일,아침을 일찍 먹고 콩을 삶기 시작
흑태,백태 삶고 뜸 들이고 네시간 반 걸렸습니다,ㅎㅎㅎㅎ
콩의 영양 덩어리 국물이 넘칠까 봐,
행여 솥밑바닥이 탈가 봐 서리 가슴 조이며
조바심 속에 겨우 겨우 어렵게 삶았네요.
콩 삶는 구수한 냄새가 아파트 안을 진동ㅎㅎㅎ
절구통이 없어니 이웃집 형님이 주신
빈 비닐 포대에 담고 힘센 그이가 꾹꾹 밟으니
모두다 뭉게져 쉽게 찧어졌습니다
굿~아이디어! [Good Idea!]였습니다
메주 쑤고 만드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그이와 둘이서 만드니 대화도 하고 참 정겨웠습니다
형님이 시골[음성]에서 추수 하시고
직접 가지고 오신 짚도 주셨어요,ㅎㅎㅎ
형님 따라 메주를 두가지나 만들었습니다
서리태와 그리고 하얀 메주콩으로 빚은것,
고모님이 회관에서 노시다 돌아 오셔서
만들어 놓은 메주를 보시고 제법이라고 칭찬을 하셨어요
이제 남향쪽 따사로운 베란다 바람에 한달 여를
건조시켜 살림꾼이신 이웃 형님이 지시하는 대로
발효 시키고 봄날에 장 담글 일만 남았습니다
벌써 부터 기대가 큽니다,ㅎㅎㅎㅎㅎ
처음으로 만들어 본 것이라 참으로 신기하고
흐믓하고 실습하는 재미 또한 쏠쏠 하군요
화초가 가득한 베란다 한쪽을 완전 점령 했으니
예쁜 화초들에게는 너무 미안하지만,
올해,그이와 둘이서 오손 도손 직접 만든 메주로
내년에 재래식 된장,막장,간장을 먹는다 생각하니
벌써 입안에 저절로 군침이 돌고 행복해 지는군요,ㅎㅎㅎㅎ
힘은 들었지만 참으로 행복한 하루 였습니다
냄새도 배고 피곤하니 저녁엔 "사우나"를 가려고 합니다
蘭草權晶娥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