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 사랑해요…아이러브 바둑 ♡ (뒤쪽 왼편부터 김정현 서부다문화교육센터장, 김영호 배재대학교총장, 이자스민 국회의원, 허경무 한국기원 경영지원실장)
"일주일에 한 번 아이다 마을 다문화센터에서 15명의 아이에게 바둑을 지도해요.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좋아해서 즐겁고, 이들이 바둑을 통해 웃음을 보일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 다문화가정 바둑축제에서 이슬아 3단
"얘들아 바둑 그림은 이런 식으로 그리면 돼"라면서 시범 삼아 그린 이슬아 3단의 작품이 덜컥 우수상(다문화가정 바둑축제 그림부문)에 당첨됐다.
'흑과 백'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명작! 이슬아 3단에게 '수상소감(?)이 어떠냐?'는 다소 짓궂은 질문을 하자 잠시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사실 상금이 있는지 몰랐는데 상당히 짭짤하던데요."라고 응수한다.
그림-사진부문 공모전 우수상(작품명 : "I Love You" ) / 부평 아이다마을 이슬아 작품 =>
최근 시합일정이 적어 한국기원에서는 얼굴 보기도 쉽지 않은 이슬아 3단은 요즘 아이들 가르치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11월 17일 오후 1시 '2012 다문화가정 바둑축제' 가 대전광역시의 배재대학교 21세기관(대전서부 다문화교육센터) 콘서트홀에서 개막했다.
(재)한국기원은 올해 4월부터 전국 20개 다문화가정 바둑교실을 개설 운영해 바둑을 통한 소통의 다양화를 모색하는 한편 결혼이주여성의 역량강화와 다문화가정의 소통을 위한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있다. 이번 행사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승인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으로 (재)한국기원이 주관한 바둑보급사업의 일환이다.
이번 바둑축제 개회식에는 이자스민 국회의원과 김영호 배재대학교 총장, 김정현 대전 서부 다문화교육 센터장, 한국기원 허경무 경영지원실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개막식 격려사에서 배재대학교 김영호 총장은
"TV와 영화에서만 봤던 금메달리스트 이슬아 사범님, '완득이 엄마'로 유명한 의원님을 오늘 직접 보니 정말 반갑습니다. 바둑은 자기 소양도 되지만 가족 간에 소통하고 끈끈하게 결속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여가활동입니다. 그런 뜻에서 바둑을 배우고, 꼭 1등 하려고만 두지 말고 바둑자체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이 행사는 한국기원에 많이 애쓰시고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또 우리 배재대학교는 대전에서 유일하게 교육청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다문화가정을 위해 관심과 지원뿐 아니라 교육도 하고 봉사도 하라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다문화가정 축제는 작년, 올해에 이어 내년도 계속 개최해 갈 예정입니다."고 말했다.
개막식 후에는 올해 바둑공모전 시상식(글쓰기, 표어-포스터, 그림-사진 3개 부문),13줄 바둑판으로 두는 바둑 개인전과 단체전이 진행되었다. 행사 중에는 전문 사진기사가 촬영하는 무료 포토존 행사, 현장에서 직접 그려주는 캐리커처 이벤트, 다문화가정 난타공연과 마술쇼, 경품이 걸린 게임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했다.
축제에 차마한 캄보디아에서 출신 통부타(25세, 주부) 씨는 4년 전 바둑을 배우기 시작해 현재 인터넷바둑 7급의 기력을 갖췄다고 한다. 남편에게 바둑을 배운 뒤 지금은 남편과 대등한 실력을 갖추면서 종종 설거지 내기 바둑도 즐긴다. 그녀는 "시간이 나면 인터넷 바둑을 두는데 바둑이 정말 재미있고 좋다. 아들, 딸에게 모두 바둑을 가르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한족출신으로 수원 영통에서 온 진입유(33세, 주부) 씨는 “바둑을 배워서 좋은 점은 아빠랑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평소 TV밖에 보지 않는데 바둑을 배우고 나서 가족과 함께 즐길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 바둑축제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이슬아 3단
▲ 포토존 행사
▲ 울산 다문화가정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난타 공연팀
▲ 손 닿은 곳이 없는데 탁자가 떠 있다? 신기한 마술의 세계로 빠져든 동심
▲ '아빠와 함께 림보게임' 결승전은 50센티미터를 통과한 두 부자(父子)가 공동 우승했다.
이번 바둑축제를 총괄한 (재)한국기원 다문화사업 담당자 윤재식 차장은 "궂은 날씨, 먼 거리임에도 열정적으로 참석해주신 전국의 바둑교실 원장님과 수강생들께 감사드린다. 서로 협조가 잘돼 이번 축제를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특히 바둑교실별로 특기를 잘 살린 공연이 인상 깊었다.
내년 사업도 올해 12월부터 신청을 받아 적격성을 심사해 2013년 2월 공시하고, 4월부터 다시 다문화 바둑보급사업이 시작된다. 다문화가정 바둑보급사업에 참여하려는 신청자들이 많다. 마음같아서는 한 지역당 2개 이상의 바둑보급교실을 만들고 싶지만, 한정된 예산이 매우 아쉽다. 최대한 많은 교실을 개설하려고 노력중이다. "라고 말했다.
구로 이주여성연합회에서 바둑을 지도하는 이다혜 4단은 "다문화센터에서 가르치다 보니 우리 주위에 많은 외국인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외국에서 건너온지 얼마 안 되어서 말이 잘 안 통하는 어머니들도 바둑으로 주위사람과 즐겁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다문화과정 아이들은 성장시에 괴로움을 겪은 경우가 많은데 바둑이 이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바른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개인전 준우승과 우승한 분이 모두 내가 직접 가르친 어머니와 그녀의 아들이다. 오늘 굉장히 뿌듯하다." 축제참가 소감을 밝혔다.
2011년 3월 통계에 따르면 국제결혼이 14만 3,000건을 넘어서면서 다문화가정 구성원 수가 이미 100만명 시대에 들어섰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어가 미숙한 이주여성의 여가활동이 'TV시청', '특별한 것 없음' 등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이어서 '바둑'은 가정의 화목과 소통, 여가활동 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6만명이 넘는 다문화가정 자녀들과 부모간의 소통과 교감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재)한국기원은 지난해부터 ‘다문화가정 바둑보급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바둑이 다문화가정을 위한 행복전도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한국기원은 바둑을 통해 가족단위의 여가활동이나 가족 상호간의 소통과 결속을 강화시켜 건전한 여가활동의 하나로 자리매김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2012 다문화가정 바둑축제 '공모전' 입상자
공모전 : 글쓰기 부문
최우수상 - 성남 우리다문화가정센터 박선영(작품명 : 바둑)
우수상 - 목포 다문화지원센터 한예진(작품명 : 우리가족에게 큰 힘을 주는 바둑) - 수원 아주바둑교실 마리(작품명 : 네다리 바독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