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첫날 고향찾는 마음으로. 큰어머니산(大母山)을 찾다.
계속 집근처의 산들을 찾다보니 신선도가 떨어진 과일같은 기분이라 오늘은 2월의 첫날이기도 해 서울의 남쪽에 위치한 대모산을 찾아 보기로 했다.
나무 사이로 굽이굽이 접혀져 있는 부채 살 같은 산들을 바라보며 한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바라만 보던 그곳에 내가 와 있음도 알았었고 내 발걸음은 아직도 빠르다는 세월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이다 라고 생각하며 자위(自慰) 하기도 했다.
옛 속담에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흑백사진과도 같은 아득한 기억들이 새삼스럽게 내 마음을 휘어잡아 산길을 걸으면서도 한편은 떠나온 고향 생각에 그리움이 묻어나기도 했다.
그래도 인간의 본심(本心)은 예나 지금이나 다 똑 같아 긍정적인 삶과 부정적인 삶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편차는 자꾸만 커질 것이다.
산의 오르막은 혹시나 잘못 가더라도 결국은 정상에서 만나게 되지만 내려올 때는 조금만 틀려도 아주 딴 방향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네 인생살이도 산길을 걷는 것과 똑 같은 이치일 것이니 후회하는 일 없도록 열심히 살아볼 것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기본일 것인즉 억지로 물길을 돌리는 식의 삶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오고가는 세상살이가 그렇고 그렇더라도 마음먹기에 달렸으니 육신은 힘들어도 마음만은 편하게 가져보자.
해묵은 나무껍질 같은 내 마음을 벗겨냄으로 과거는 과거일 것이고 이왕이면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수 있을 것이다.
세월이 약이라고 하니 우리네 가슴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우리 모두 열심히 살아 보자고 다짐하면서 오늘의 산길을 그려 보기도 했다.
60년을 살기위해 40년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하더니 늦게 배운 도적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늦게 알게 된 산이라 그런지 산과는 멀어지고 싶지 않다.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라고 했다.
비록 모든 여건이 부족하다 해도 마음만은 건강하게 정직한 생활 한다면 부러움을 초월한 건전한 삶을 이룩할 것이다.
연잎은 자기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물방울만 가지고 있다가 무겁고 아니다 싶으면 전부 미련 없이 쏟아 버린다.
우리 인간도 너무 욕심 내지 말고 적당한 범위에서 내 것을 만들어야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인생의 앞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계기가 있었다면 과연 그것은 무엇이며 언제였는지 생각해 보지만 그 답은 쉽게 생각되어지질 않는다.
다만 우리부부는 최선을 다해 남은 인생후반에 흉터 생기지 않은 삶을 살아갈 각오이며 날마다 줄어드는 우리 인생을 보다 더 값지고 유용하게 가꿔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병마와 힘겨루기를 하면서도 얼마나 더 오래 살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10시15분 수서역 내림과 동시 GPS 작동.
KTX 환승역이다보니 아주 넓어 안내글을 잘 보고 따라야 한다.
수서역 6번 출구.
KTX역인 모양.
오늘은 서울둘레길 대모산 구간이다.
처음부터 가파른 계단길이다.
조금 가다 인증샷 하나 남기고,
작년 이맘때 수술하기전 모습.
이정표와 등산로 정비를 많이 했다.
새로만든 쉼터.
작년 이맘때 올때는 많이 힘들었다.(수술 날자를 잡아놓고 왔기에)
쉼터에 쉬었다 갑니다.
제법 가파른 계단길이 겁을 주네요.
작년에도 찍었는데.. ,
잔나미띠 81살이나 되는데,
헌릉 갈림길.
헌릉 울타리.
바위들도 듬성듬성 있습니다.
대모산 직전 계단입니다.
대모산 인증샷.
작년 모습.
삼각점
정상데크.
준비해간 빵으로 간식타임.
빵을 나눠먹은 콩새.
오늘의 모습이다.
헬기장.
미세먼지로 시계가 좋지않다.
그땐 이 모습 이었는데,
오늘은 구룡마을로 하산.
샘터엔 맑은물이 졸졸흐른다.
연탄재로 만든 작품.
아직도 공사중.
주변의 건물들이 너무 깨끗하고 멋졌다.
근린공원도 아름다웠다.
아련하게 보이는 롯데타워.
멋진 고층 아파트.
양재천橋.
도곡역 도착.
시원한 양재천.
그때만 해도 병원에 가기전 어쩐지 이 산에 안기고 싶어 산행지로 선택했다.
15일(토요일)입원하면 17일쯤 수술을 할것 같아 어쩜 어머니가 생각나서 그랬을 것이다.
큰 수술이다보니 많이 불안한것도 있었지만 날자가
가까워지니 여러가지 생각에 만감이 교차하기도 한다.
가족모두 걱정하지 말아라 하지만 아무리 태연한척 하려해도 겁나고 불안한것은 숨길 수 없었다.
다행히 좋은 결과로 다시 찾을 수있어 오늘은 가벼운 마음 으로 다녀 왔다.
염려해준 모든분께 감사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