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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9. 우해 없는 하루
진하가 하루 쉬면, 다음날은 우해가 쉬는 날이라 오늘은 우해가 없었다.
다른 날은 몰랐는데 왠지 오늘따라 계속 앞을 쳐다보게 되는 진하.
조잘조잘, 팔을 기대고 고개를 흔들흔들 거리면서 귀찮게 하는 우해가 없어 홀가분해야 정상이었는데
왠지모르게 오늘은 허전하다 느끼고 있는 진하였다.
주말엔 문을 일찍 열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 출근해야 하는 진하의 상태는 완전 꽝이었다.
눈을 뜬 건지 만건지… 눈을 거의 반쯤 감은 채 케익을 굽고있는 모습은, 조금 아슬아슬해 보였다.
놀토라 그런지, 교복입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고, 카페 안의 사람들 대부분은 커플이었다.
'딸랑' 소리를 내며 열리는 문. 문 뒤로 보이는 손님은 역시나 커플.
주말은 무슨 커플데이라도 되나… 애인없는 사람 서럽게.
궁시렁궁시렁 투덜대면서 할 건 다 하는 진하. 여전히 궁시렁 대는 진하의 맞은 편…
그러니까, 케익 진열대 앞의 한 커플이 '어!' 하더니 진하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게 아닌가.
틀에 반죽을 부으려던 진하도 고개를 갸웃- 거리며 그 두사람을 쳐다봤더니… 활짝 웃는 남자쪽.
낌새가 좋지않아. 낌새가 좋지않아. 이 말만 몇 번 생각했을까…
진하의 예상은 빗나갔었다.
"그, 그… 세계 명장인 형 맞죠?!"
"……예? 아, 네"
"와아, 우해가 여기 꼭 와보라고 해서 오긴 왔는데… 설마 이런데서 형을 만날 줄이야… 저, 형이 나온 잡지 다 가지고있어요!"
"윽. 모… 모델 잡지… 도 있는 건 아니죠 혹시"
"당연히 가지고 있죠!!! 저 형 팬이에요!! 사실 저도 파티쉐 되고 싶었는데, 집안 반대로 관뒀거든요"
"이런. 히히. 제 팬이라니 영광인데요?"
"우와 진짜. 신우해 짱부럽다. 그치. 우해가 귀찮게 굴진 않아요? 말 들어보면 되게 귀찮게 굴던데"
"좀 많이 귀찮게 굴죠. 놀아달라 놀아달라"
"그새끼가 좀 그래요. 아차차, 케익 맛있는 게 뭐에요? 추천이요!"
"음, 추천? 으음… 단 걸 좋아하신다면 쇼콜라 추천하구요. 별로 안단 거 좋아하시면… 고구마케익이나 수플레치즈!"
참 밝은 친구다- 라고 생각한 뒤 틀에 반죽을 마저 붓는 진하.
친구가 많을 거 같긴 했지만, 저렇게 귀여운 친구도 있을 줄은 몰랐던 진하였다.
하긴,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해와 비슷한 성격일지도. 저 바보같은 웃음에 넓은 오지랖.
끼리끼리 논다고. 비슷한 성격이니까 놀겠지 아마?
2시쯤 되자, 또다시 열리는 문과 들어오는 손님.
손님일 줄 알았는데, 사장에게 뭔가를 말하더니 카운터를 지나, 케익 진열대 앞에 서는 젊어보이는 남자.
키는 분명 큰데… 얼굴을 보아하니 학생같고.
힐끗힐끗 쳐다보면서 생크림을 아이싱하는 진하. 그런 진하의 시선을 눈치챈건지 뒤를 홱- 돌아보는 남자였다.
우해의 죽마고우 하영. 우해의 변하는 감정의 고민상담소 하영.
물론, 진하는 이 사살들을 모르지만… 하영은 우해의 상대가 이 사람이라는 걸 알고있었기 때문일까.
진하의 얼굴을 보자마자 풋- 하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째릿.
우해가 좋아한다는 그 째려보는 표정. 까칠하긴 해도 귀여운 저 표정.
하영 본인은 그저 움찔할 뿐이었다. 싸늘한 표정이 무서울 뿐인데, 이 표정이 귀엽다니….
우해는 상당히 중증이었다.
"너, 게이지"
"……… 에?"
"왠지, 그런 느낌이 나"
"하하. 뭐 눈에 뭐만 보인다던데. 혹시 형도…?"
"난 빼주라. 내 주위에 그런 애들이 많아서, 좀 알아볼 뿐이야"
"흐음. 그래도 형이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형이 그거였음… 내가 작업걸었을지도?"
"하. 요고봐라? 너, 몇살이야?"
"파릇파릇 19살이에요! 근데, 형보다 좀 늙어보이네요. 이건 사기다"
"너, 혹시해서 묻는데. 신우해 친구야?"
"어라, 어떻게 알았어요?"
"말투가 똑같다. 이놈도 저놈도 왜 다 신우해 친구냐"
"이 근방 고딩들은 다 그녀석 친구에요. 워낙 오지랖이 넓어야죠"
"응 인정한다"
우해와는 다르게 차분하지만 밝은 하영.
그런 하영이 싫지만은 않은 진하였다. 저런 동생이있다면 참 좋겠다- 정도?
하영의 입에서 나오는 우해에 관한 얘기를 듣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우해에 대해 알 기회는 수도없이 많았지만, 알기를 꺼려했던 진하였기에 여태 우해에 대해 아는거라곤…
한서고등학교 학생이고, 누나의 제자고, 피아니스트에, 키가 185 에, 몸은 비리비리한 것 뿐.
더 알고싶긴 했지만, 뭘 좋아하냐, 쉬는 날엔 뭐하냐, 연습은 얼마나 하냐, 등등. 그런 걸 묻기엔 자신의 자존심이 상했던거다.
아무런 말 없이 하영의 얘기만 듣고있는 진하.
중간중간 우해의 욕도 있었지만, 그건 자신도 공감하는 욕이니 패스.
13년 친구다보니 싫어하는거, 좋아하는걸 다 꿰차고 있는 하영이 왠지 조금은 짜증이 났던 진하였다.
진하에게는 저렇게 오랜 친구가 없었기 때문일까, 아무리 친구라도 그 사람의 모든걸 안다는 게 이해 안됐던 그였다.
거기다 왠지모르게… 우해에 대해 저렇게 많이 아는게 기분이 나빴다고나 할까.
한참을 곱씹다가 문득 생각난 질문 하나.
"…… 저기. 우해가… 나 싫어한다는 말은 안해?"
"에? 형이 우해 싫어한다고, 맨날 투덜대기는 한데요. 걔 형 진짜 좋아해요. 그러니까 쫓아다니지"
"아… 그래?"
"……… 걔한테 들어보니까, 형은 한번 싫으면 거들떠도 안본다면서요. 근데 왜 우해 계속 상대해줘요?"
"걔가 들이대니까 그런거지"
퉁명스럽게 얘기하는 진하와, 뭔지 알 거 같다는 웃음을 짓는 하영.
아무리 포커페이스여도, 사람이라면 잠깐이나마 본심을 드러내는 게 정상이다.
천하의 까칠쟁이에 포커페이스인 진하라도 아주 살짝 눈동자를 내리 깔고 붉어졌으니까.
하지만 분명, 본인은 모르겠지.
*
오늘 하루종일 들은 우해에 관한 얘기들.
정작 중요한 얘기들은, 본인에게 들으라면서 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꽤나 많이 알아낸 건 사실이었다.
취미가 뭐고, 뭘 좋아하고, 잘먹는게 뭐고, 왜 피아니스트를 꿈꿨는지…
쉴 새 없이 조잘대는 하영 덕에 많이 알아낸 건 사실이었지만… 알아도 소용이 없었다.
왜 우해를 생각하게 되는지, 왜 우해를 찾게 되는지… 자신도 왜 이러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더이상 뭘 바라겠는가.
아, 우해가 이렇구나… 하면서 계속 기억하고있을 뿐이었다.
자신이 왜 그에 대한 걸 이렇게까지 기억하려 하는지 알고싶어하지도 않고 말이다.
첫댓글 에................................진하너무귀여워요/ㅂ/
점점 더 귀여워질거랍니다 우후훗
저 너무 늦었네요... 그동안 사정이 있어서 집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는데 컴퓨터가 없었던 관계로 이제서야 읽게 됬어요. 그동안 못본 것들도 다 읽고 이렇게 댓글 달아요!! ㅎㅎ 진하 너무 이뻐, 앙탈수의 분위기가 와락~! 풍기는 진하... 우해가 싫지 않으면서 아닌척 하는거 너무 귀엽 ><
전 훌쩍 사라지신 줄 알았습니다 ㅜㅜ 잘 오셨습니다 !! < 응? 진하가 좀 그렇죠? 역시 좀 짱인듯 ㅋㅋㅋ < 앞으로는 더 귀여워 질거에요 ~ 뭐 ... 한 15편쯤부터? < 대책없죠 ㅜㅜ
오예에>_<이런달달한소설너무조아요ㅋㅋㅋ음음..처음부터다보고왓어요♡ 앞으로도성실연재해주세요>_<작가님화이팅ㅋㅋㅋㅋㅋ 아아-그리고진하두귀엽구우해도좋고너무조아요ㅋㅋㅋㅋㅋ
달달한 소설인가요 ? 와우, 이런 황홀한 칭찬 ... 히히 감사합니다 !! 귀여운 진하와 우해 잘 봐주세용 히히
새음이 왔어요, 이런 늦게 왔나요 ㅠㅠ? 이런 이제 어엿한 팬군단 까지 확보하시다니 역시 팔구님은 대단한거였습니다. 새음이의 완소독자가 줄어가고 있어/울먹 빨리 되돌아오게 만들려면 어찌 해야할지요.
전혀 늦지않았답니다 !! 어익후, 어엿한 팬군단이라니요ㅜㅜ 떠나가시지 않게 저도 노력해야지요 .... 흑흑. 새음님의 완소독자들을 되돌릴 방법은 음 ..... 그건 제게도 어려운 문제군요 ㅜㅜ
카페 매상 다 우해가올려주는거아닐까요>?후훗 이런생각막하구있그>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