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어떻게, 어디에서, 왜 죽었는지 설명해줄 수 있겠어?”
이집트 출신 축구 스타 모하메드 살라(33, 리버풀, 이집트인들에게는 '무함마드 살라하')가 유럽축구연맹(UEFA)이 ‘팔레스타인의 펠레’로 불린 술레이만 알오베이드(41)의 사망 경위를 언급하지 않은 채 추모 글을 올린 것을 꼬집었다고 영국 BBC와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등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팔레스타인축구협회(PFA)에 따르면, 오베이드는 지난 6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인도적 지원을 기다리던 민간인들을 공격하는 와중에 목숨을 잃었다. 그는 팔레스타인 축구 사상 가장 뛰어난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으며, ‘팔레스타인 펠레’란 별명으로 통했다. PFA는 오베이드가 2007년 A매치 데뷔 이후 24경기에 출전해 2골을 기록했고 프로 통산 100골 이상을 기록한 팔레스타인 축구의 상징이었다고 설명했다.
알오베이드는 미드필더로 가자지구 카다마트 알샤티 클럽, 서안지구 알아마리 유스 센터 클럽에서 활약했다. 가자시티에서 태어나 자랐고 자녀 다섯을 뒀다. 하지만 그 말고도 그의 가족이 이번 전쟁 통에 어떤 피해를 겪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UEFA는 이틀 뒤 엑스(X)에 “어두운 시기에도 수많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준 재능, ‘팔레스타인 펠레’ 술레이만 알 오베이드에게 작별 인사를 전한다”는 글을 올렸다. 사망 원인이나 장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살라는 다음날 이 게시물에 댓글을 남겼는데 그는 그 동안 가자지구에서의 민간인 피해를 지속적으로 비판했으며, 2년 전에는 이집트 적십자사에 해당 지역 구호 활동에 지원해달라며 기부하기도 했다.
PFA에 따르면,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서만 운동선수와 그 가족 662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축구 선수는 421명(아동 103명 포함)에 이른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의 경기장, 훈련장, 체육관, 클럽하우스를 포함한 288개 스포츠 시설이 파괴됐는데 이 중 절반정도가 축구와 직접 관련된 시설이었다. PFA 가자 본부도 이스라엘 공습으로 피해를 입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유엔 구호 지원을 봉쇄한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가자인도주의기금(GHF)이 독자적으로 배급을 시작한 지난 5월 말 이후 식량 지원을 기다리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숨진 팔레스타인 주민이 적어도 130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전역의 통제권을 장악하길 원한다고 지난 7일 공개 천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이 전체 가자지구를 장악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할 의향”이라며 “우리는 하마스의 끔찍한 공포로부터 우리를 해방하고, 가자 주민들을 해방하길 원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런 방침을 갖는 것이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그곳에서 하마스를 제거하고, 주민들이 가자(하마스를 지칭) 없이 살 수 있게 하고, (궁극적으로 가자지구 통치 권한을) 민간 정부에 넘겨주기 위함”이라면서 “미래의 변화를 이루는 유일한 길은 이 신(新)나치 군대(하마스)를 제거하는 것이다. 하마스는 괴물들”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이 현재 4분의 3 가량을 장악한 가자지구 전체를 점령하길 네타냐후 총리가 원한다는 사실은 이스라엘 언론을 통해 이미 보도된 적이 있다. 그럼에도 처음으로 이를 공개 천명한 것은 자국 내 일부의 반대나 우려에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자지구의 완전 점령 방안에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 역시 가자를 영구 통치하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그것을 소유하길 원하지 않고, 안보 관련 보호장치를 원한다”고 밝힌 뒤 “우리는 그것을 통치하길 원하지 않는다. 통치 기구로서 그곳에 있길 원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아가 “우리를 위협하지 않고, 가자 주민들에게 좋은 삶을 제공하며 그곳을 적절히 통치할 수 있는 아랍 군대”에게 통제권을 넘기길 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 시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안보 전문가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 완전 점령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거론하지 않은 채, 수십만에 이르는 가자시티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주민들에 대한 배급 및 의료 서비스 구축부터 한 다음 전쟁 발발 후 22개월 동안 거의 작전을 펴지 않았던 가자 중심부로 진격해 들어갈 가능성이 있으며 끝내 모든 주민을 가자지구 바깔으로 몰아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