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家詩(천가시)/劍南詩稿(검남시고)] 4-33. 秋思(추사:가을날의 생각) - 陸游(육유)
[千家詩(천가시)/劍南詩稿(검남시고)] 4-33. 秋思(추사:가을날의 생각) - 陸游(육유)
秋思(추사)
陸游(육유)
利欲驅人萬火牛(이욕구인만화우),
江湖浪跡一沙鷗(강호랑적일사구)。
日長似歲閒方覺(일장사세한방각),
事大如天醉亦休(사대여천취역휴)。
砧杵敲殘深巷月(침저고잔심항월),
梧桐搖落故園秋(오동요락고원추)。
欲舒老眼無高處(욕서로안무고처),
安得元龍百尺樓(안득원룡백척루)。
이익과 욕망은 사람들을 화우(火牛) 무리 내몰 듯하지만
나는 강호를 떠돌며 한 마리 갈매기처럼 자유롭다네.
하루가 한 해처럼 길다는 것은 한가로움으로 깨닫고
하늘만큼 큰일이라도 술에 취하면 역시 잊게 된다네.
다듬잇방망이 소리 달이 지는 골목 어귀에 들리고
오동잎 시들어 떨어지니 고향의 가을이로구나.
늙은 눈으로 멀리 바라보아도 더 높은 곳을 볼 수 없으니
어찌 원룡(元龍)의 백척루(百尺樓)같은 고매함을 얻을 수 있겠는가?
<원문출처> 秋思/陸游/千家詩/卷四 七言律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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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驅(구) : 몰다.
○ 火牛(화우) : 火牛之計(화우지계)를 말하며 전국시대 齊(제)나라의 田單(전단)이 연(燕)나라 군대를 맞아 싸울 때 쓴 전법으로 쇠뿔에 칼을 동여매고 쇠꼬리에 기름을 뿌린 갈대 다발을 묶어 불을 붙인 다음 연(燕)나라 군대를 향하여 내몰아 크게 이긴 전법을 말한다.
[史記列傳(사기열전)] 권82 田單列傳(전단열전)
○ 浪跡(낭적) :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
○ 沙鷗(사구) : 갈매기.
○ 日長似歲(일장사세) : 하루가 1년과 같다.
○ 休(휴) : 그치다. 망각하다.
○ 砧杵(침저) : 다듬잇방망이.
○ 残(잔) : 달이 점차 서쪽으로 지다.
○ 摇落(요락) : 시들다. 말라 떨어지다.
○ 舒(서) : 펴다. 여기서는 높은 곳에 올라 멀리 바라본다는 뜻이다.
○ 安得(안득) : 어찌 ~을 얻을 수 있으랴.
○ 元龍百尺樓(원룡백척루) : 元龍(원룡)은 광릉태수 陳登(진등)이다. 字가 원룡이며 백성을 구할 큰 뜻을 지니고 있었다. 허사(許汜)가 유비(劉備)와 천하의 인물을 논할 때, 허사가 말하기를 ‘전에 하비(下邳)를 지나며 진원룡을 찾아가니, 그가 주객의 예도 없이 자기는 큰 침상에 올라가서 자고 객인 나를 아랫 상에 눕게 하더이다.’라고 하니, 유비가 ‘자네가 국사(國士)의 이름을 가지고서도 나라를 구함에는 유의치 않고, 밭이나 집을 구하려고 물으니 들을 가치가 없는지라 마땅히 백 척 다락[百尺樓]에 눕고 그대를 바닥에 눕혔으니, 어찌 다만 높은 평상과 낮은 평상의 사이뿐일 이겠느냐?’라고 하였다.<三國志 券7 魏書 陳登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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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천가시(千家詩)> 및 <검남시고(劍南詩稿)>에 실려 있으며 송나라의 시인인 육유가 지은 칠언율시이다.
육유가 관직에 물러나 고향 산음(지금의 절강성 소흥)에 머물렀을 때 지은 시로 관직에서 물러난 한가로움과 고향의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나라를 위해 다 못한 일을 자책하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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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유(陸游, 1125년 ~ 1210년) : 중국 남송의 시인이다. 자(字)는 무관(務觀)이고 호(號)는 방옹(放翁)이며, 지금의 절강성(浙江省) 소흥시(紹興市)인 월주(越州) 산음현(山陰縣) 사람이다. 북송(北宋)과 남송(南宋)의 교체기에 태어났으며, 남송 조정이 중원(中原) 지역을 금(金)에 내어주고 굴욕적인 화친책을 통해 겨우 명맥을 유지해 가던 시기에 일생토록 금에 대한 항전과 실지(失地)의 회복을 주장하며 살았던 시인이다. 그의 불굴의 기상과 강인한 투쟁의식은 그의 수많은 우국시를 통해 끊임없이 표출되었으며, 그 헌신성과 진정성으로 인해 오늘날까지 중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우국시인(憂國詩人)으로 추앙받고 있다. 아울러 전후로 도합 일만 수에 달하는 시를 남기고 있어 중국 최다작가로서의 명성 또한 지니고 있다. 38세에 진사가 되어 기주 통판을 지냈다. 만년에는 효종·광종의 실록 및 《삼조사》를 완성하였다. 저서로 《검남시고》, 《위남문집》, 《남당서》, 《입촉》등이 있다.
[출처] [千家詩(천가시)/劍南詩稿(검남시고)] 4-33. 秋思(추사:가을날의 생각) - 陸游(육유)
[출처] [千家詩(천가시)/劍南詩稿(검남시고)] 4-33. 秋思(추사:가을날의 생각) - 陸游(육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