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계산법
마리아가 순전한 나드 향유를 예수님께 아낌없이 드린 일은 모두에게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모든 제자들은 이 사실에 분개했습니다.
특히 가룟유다는 이것을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이 무슨 쓸데없는 낭비냐며 마리아를 대놓고 비난했습니다.
참 거룩해보이는 말 아닙니까?
그냥 한번 부어버려 낭비하다니 이 얼마나 낭비입니까?
아무런 효과도 없고 그 방에 향기가 가득하기는 했지만 한 통을 다 붓지 않고 몇 방울만 뿌려도 향기는 가득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니 아깝게 한 통을 다 깨뜨려 붓다니 정말 미친 거 아냐?” 하고 다들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놀랍게도 마리아를 칭찬하십니다.
심지어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이 여자가 한 일을 전하고 기념하라고까지 말씀하십니다. 오늘 날도 마리아가 아낌없이 향유를 붓는 낭비같아 보이고 아무런 의미없게 보이는 일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사랑하여 오랫동안 헌신했는데 아무 열매가 없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아무리 씨를 뿌리고 전도해도 한 명도 구원하지 못한 것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 전도된 사람이 없어 보여도 그 사람 속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져 오랜 시간이 지나 열매맺기도 합니다.
때로 우리가 사람들을 사랑하고 섬기지만 아무런 열매도 없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낌없이 섬겼는데 배신하고 오히려 우리를 유언비어로 비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은혜를 원수로 갚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우리의 수고와 헌신이 아무 의미가 없고 쓸데없이 허비했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세상의 관점입니다. 세상은 투자한만큼 아니 그 이상 거두어야 성공한 투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계산법은 세상의 계산법과 완전 다릅니다.
어떻게 다릅니까?
이 세상에서는 열매를 맺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런 효과도 없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분이십니다.
비록 허비하는 것같이 보일지라도 하나님은 우리의 헌신을 받으시고 축복하십니다.
어떤 사모님은 계속 알면서도 속고 지속적으로 섬김을 계속하는 어떤 권사님이 참 답답하게 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번은 그 권사님에게 “저 사람은 권사님을 이용할 뿐이예요. 너무 잘해주지 마세요.”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분이 놀라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도 알아요. 알면서도 섬기는 거예요.”
그리고 정말 놀라운 일은 그 이후에 벌어졌습니다.
매일 거짓말만하고 다른 사람을 이용하던 그 자매가 어느날 변화되어 누구보다 열심있는 교회 일꾼으로 변화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알면서도 자신을 믿어주고 섬기는 그 권사님의 사랑에 감동해 변화된 것입니다.
이 기적을 보고 그 사모님이 자신이 그 자매를 판단하고 정죄했던 것을 회개했다고 합니다.
이 자매는 변화되었지만 이런 일이 있을 때 변화되는 경우는 너무나 드믑니다.
그러나 변화가 없다고 그 모든 헌신과 사랑과 섬김이 헛된 것이 아닙니다.
저도 이 사실을 잘 모를 때는 10년이 넘도록 사역해도 성도들이 늘지 않는 교회를 사역하는 어떤 목회자를 볼 때 “저 분은 목회가 부르심이 아닌가?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목사님은 진실한 마음으로 정말 최선을 다해 전도하고 사역하는데 성도는 늘지 않고 힘들게 사역했습니다.
저는 그 분을 보며 “저 목사님은 왜 저렇게 오랜 시간동안 사역이 계속 힘들까? 이해하기 참 힘들다. “고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게 어렵고 힘든 가운데 포기하지 않고 목회 현장을 지키시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그 분들이 훌륭한 사역자인가?” 하는 감탄과 존경의 마음이 듭니다.
제가 이렇게 변한 것은 제가 이분들과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저도 베를린에서 6년가까이 사역하면서 열매가 없다는 느낌이 들 때가 가끔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사역이 힘든 중에도 열심히 상담사역과 식사초대사역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으로 돌아간 청년들이 많고 다른 도시로 떠난 청년들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치고 힘들 때도 있습니다.
머리로는 그렇지 않고 주님께서 역사하시고 우리가 주님의 일을 하고 있음을 압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결과가 없어 보이기에 "열매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제가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다른 사역자들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은 진정으로 자기가 경험하지 않는 것은 알 수 없습니다. 안다고 착각할 뿐이지 진정으로 알고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저희가 작년에 안정적인 4년 비자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달 전에는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카셀이란 새로운 도시로 이사했습니다.
코로나도 이제 조금 진정이 되어서 이제는 좀 더 구체적인 문화 예술 사역을 하리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며 사역합니다.
주님의 뜻대로 사역한다는 것이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을 가끔합니다. 반면 성공한 목회 성공한 사역을 한 것같이 보이는 자들에게 하나님은 “나는 너를 모른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라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겉보기에는 열매가 많아 보이지만 이들은 자신의 유익과 자신의 이름을 위해 일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누구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결과가 없다고 힘드신 분이 계십니까?
주님은 우리의 중심을 보십니다.
마리아는 주님을 위해 자신의 가장 귀한 것을 아낌없이 드렸습니다. 이같이 주님을 우리의 모든 것보다 더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주님을 무엇보다 더 사랑하시기를 축복합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의 중심을 보시고 기뻐하실 것입니다.
팽진욱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