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라고 하니 조금 그런가요?ㅎ
전문용어로 그냥 '빵집'입니다.ㅋ Deli 또는 Delicatessen는 원래 치즈나 조리된 육류, 즉 쏘시지 등을 판매하는 가게를 말한다고 하는데 호텔에선 대부분 빵집을 이렇게 부릅니다.ㅎ
Cilantro Deli
오늘은 서른 세번째 호텔이야기,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조금 가벼운 내용을 다시한번 다뤄 볼까요?ㅎ
호텔을 자주 다니시는 분들이야 익히 아실 내용이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겐 다소 새로울 수도 있습니다. 한달여 전에도 '호텔 잘 이용하는 법'을 올렸었습니다만, 오늘은 특급호텔 빵집에 국한된 내용입니다.
관련글: 호텔 잘 이용하는 법
특급 호텔의 빵집이라고 동네 빵집과 크게 다르진 않아요.
케?, 식빵, 파이나 쿠키 그리고 초콜렛 등이 주류를 이루고, 햄이나 치즈 take-out 할 수 있는 샐러드, 샌드위치와 원두커피, 그리고 와인 등을 판매합니다. 하지만 가격은 동네 빵집의 경우 보다 많이 비싼 편이지요?ㅎ 호텔에 따라 사정이 제각각이긴 하겠습니다만 일반적으로 30~50% 내외로 더 비싼 듯 하고요, 제품에 따라 두배 가까이 비싼 것들도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강남 특 2급 호텔의 경우는 시중과 가격 차가 그다지 크지 않더군요.
거북해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렇게 가격이 비싼 나름의 이유는 당연히 있습니다.
▶ 일단, 최고급 재료를 엄선해서 사용하고요,
▶ 대부분의 아이템, 즉, 케?(주로, 잘라서 판매하는 조각케?)이나 샌드위치, 빵류 등의 유통기한은 '생산한 당일내' 이며,
▶ 따라서, 당일 미판매분은 모두 버리거나 판매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처분합니다.
호텔내 베이커리 주방에서 케? 등을 만드는 걸 오며가며 종종 봅니다만, 속에 들어가는 내용물은 생과즙 등 아주 신선한 재료들입니다. 방부제도 일체 사용치 않으니 생산 당일을 넘기면 변질될 우려도 있거니와 일단 신선도가 떨어지겠지요?! 저 같이 저렴한 입맛의 소유자야 구분하기 힘든 미묘한 차이이긴 하겠지만.....
아울러, 비싼 호텔의 인건비도 당연히 한몫 하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제 인건비도 이들 제품에 녹아 들어가 있겠군요.ㅋㅋ
요즘 동네 곳곳에 있는 프랜차이즈 빵집의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일부 빵집들의 경우도 이런 방식으로 생산, 판매하는 곳이 늘고 있긴 하더군요.
다양한 구색의 와인도 판매합니다. 가격도 많이 저렴해 졌으며 프로모션 와인의 경우는 시중보다 저렴하기도 해요.
여하튼, 이런 비싼 특급호텔의 제빵 제품을 그나마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그 이름도 해피한 "해피아워(happy Hour)" 입니다. 해피아워라는 용어는 간간히 들어 보셨지요?ㅎ 페밀리 레스토랑 등에서도 어렵잖게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호텔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저녁 8시경 방문하면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요. 일부 호텔의 경우는 긴 줄을 서기도 한다는데 저희 호텔의 경우도 조금 늦으면 잘 나가는 제품들은 아예 없더군요.
할인판매하는 제품의 내용(주로 위 설명된 당일 유효기간의 아이템)이나 할인율 등은 호텔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데요, 주요한 호텔 몇 곳에 전화해서 알아 본 바를 간단히 적어보면,
조선 Vecchia e Nuovo(이태리 레스토랑 내): 저녁 8시 30분 이후 30%
하얏트 The Deli: 저녁 8시 30분 이후 50%
인터컨티넨탈 Grand Kitchen Deli: 저녁 8시 이후 빵 종류 50%, 케? 20%
콘래드 Atrio (이태리 레스토랑 내): 해피아워 없슴/빵 종류는 아직 판매하고 있지 않고, 초콜릿, 타르트 등 유효기간이 긴 제품만 생산판매
밀레니엄서울힐튼 Cilantro Deli: 저녁 8시 이후 30%, 9시 이후 50%
쉐라톤워커힐 The Deli: 저녁 9시 이후 30%
리츠칼튼 The Ritz Deli: 회원에 한해 저녁 8시 이후 30%
신라 Pastry Boutique: 해피아워 없슴/푸드뱅크 등에 기증한다고 하는데 혹이라도 변질되어 사고날 경우가 걱정되기는 하네요.
특 2급은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당연히 동일한 할인 이벤트가 있습니다.
아울러, 특 1급 호텔과의 가격 차이는 눈에 띌 정도로 확연해요. 몇 일전 후배의 결혼식 때문에 방문했던 강남노보텔의 경우는 7시에서 10시까지 30% 할인을 적용하고 있던데 케? 등의 가격은 차이가 비교적 큰 편이더군요.
이런 방법 외에도 호텔의 영업장을 이용할 때 할인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는 또다른 수단이 있긴 합니다.
호텔을 자주 이용하시는 분이라면 연회비를 납부하는 맴버쉽을 가지고들 계신데, 이 경우 전 식음료업장에서 20~30%, 경우에 따라서 50%의 할인혜택을 받기도 해요.
호텔 이용이 거의 없는 일반인이 피치 못하게 호텔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 신용카드 프로모션을 활용하시면 됩니다. 프로모션을 시행하는 신용카드사가 달라지긴 하지만 1년 365일 항상 있거든요. 일반적으로 10% 정도 할인 받을 수 있으므로 이용하시기 전에 해당 호텔로 꼭 연락하셔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이전에도 종종 말씀드렸습니다만 호텔, 특히 식음료 영업장은 옛날에 비해 문턱이 거의 없다시피 낮아졌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심리적 반감이나 부담감 전혀 없이 호텔의 식음료 영업장을 이용하는듯 하며, 휴가철에는 패키지 등을 활용해 가족 단위로 투숙하기도 합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일반화된 해외여행도 일조하긴 했지요.
이런 상품에 다소 생소한 블친들께 혹 염장질로 작용했다면 죄송하고요, 혹이라도 위 시간대에 호텔 주변에 계시면 한번 들러서 동네 빵집 가격으로 호텔의 서비스를 경험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